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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공장 윤영호 지회장이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공장 윤영호 지회장이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 송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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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한 사람이 고공으로 올라갔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공장 윤영호 지회장이다. 대한민국 최대 재벌인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 아시바탑이다. 끔찍하다. 이 글을 쓰는 25일 0시 50분 현재 윤 지회장은 재벌의 편만 드는 경찰들에게 끌려내려 오지 않겠다고 목줄을 걸고 농성을 하고 있다.

아, 또 다시. 2012년 아산공장 앞 굴다리 난간에 저렇게 홍종인 당시 지회장이 매달려 침탈을 막기 위해 목줄을 걸고 171일을 있어야 했다. 그러고도 문제가 풀리지 않아 다시 영동공장 이정훈 전 지회장과 함께 옥천IC나들목 광고탑에 올라 또 295일이라는 극한의 고공농성을 해야 했다. 그런데 다시 또 누군가 하늘로 올라야 한다니.

이제 현대차 원청이 대답해야 한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대답해야 한다. 지난 3월 17일 현대차에 피스톤링 등을 납품하는 유성기업 영동공장 조합원 한광호씨(열사)가 6년여간 지속된 민주노조 파괴 시나리오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었다. 자살이 아니었다.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었다. 민주노조 파괴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었다.

민주노조 파괴 시나리오에는 19대 국회 청문회를 통해 폭로되었듯 창조컨설팅과 국정원, 노동부, 검찰과 경찰 그리고 현대차가 깊이 연루되어 있었다. 얼마 전에도 현대차가 유성기업 사측에 보낸 노조 파괴 지시 문서가 폭로되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2월 4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26명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지만 24일 노조 측 김상은 변호사가 확인해 보니 4개월 동안 단 한 명도 소환 수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사이에도 끊임없이 유성노동자들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소환받아야 했다.

이런 검경의 비호 아래 한광호씨가 숨진 지 100일이 되는 오늘까지도 유성기업 사측과 현대차 본사는 고인에 대한 어떠한 예는 고사하고 정당한 교섭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과 구청이 앞장서 현대차의 사병 노릇을 하며 신고된 집회 장소에 설치된 분향소를 철거하고 영정을 쓰레기처럼 치워가기도 했다.

그들이 다시 한 노동자를 고공으로 오르게 했다. 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우린 더 이상 이런 불의를 가만히 둘 수 없다. 더 이상 누군가 죽거나, 다치거나, 끌려가서는 안된다.

어서 빨리 국회가 나서야 한다. 이것은 한 단위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정부, 재벌 집단이 모여 평범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을 불법으로 침탈한 반사회적 범죄 행위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2000만 노동자들에게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이 지켜져야 한다.

어젯밤에는 건당 수수료를 받으며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하던 서비스 기사 한 분이 에어컨 실외기를 고치다 3층에서 떨어져 유명을 달리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해야 했다. 그렇게 노동자들은 부당한 노동 조건 속에서 떨어져 죽거나, 스스로 고공으로 몰려가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함께 지켜주어야 한다. 저 가파른 삶 앞에 우리 모두의 생존권이, 인권이 매달려 있다. 이 시각 현재 경찰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윤영호 지회장을 끌어내리려고만 하고 있다. 윤 지회장은 목줄을 걸고 버티고 있다. 제발 이 밤 아무 일이 없기를... 안타까운 마음에 현장에서 급히 소식 알린다.


태그:#유성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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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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