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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9일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태규, 박선숙, 김수민 의원.
 지난 6월 9일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태규, 박선숙, 김수민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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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7월 4일 오후 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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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측은 본 기사에 대해 "이 의원이 사건에 관여하고 책임이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라고 일부 시정을 요구했고, <오마이뉴스>는 이를 수용했습니다.
국민의당이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선거공보 대행업체 '비컴'과 계약을 맺을 당시 당의 회계책임자는 전략홍보위원장이었던 이태규 의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당은 이후 회계책임자를 이 의원에서 사무총장이었던 박선숙 의원으로 변경했다. 박 의원은 오는 27일 불법 리베이트 사전 공모와 허위계약서 작성 지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지난 3월 29일 당의 회계책임자를 이태규 의원에서 박선숙 의원으로 변경하는 신고서를 작성해 4월 1일 선관위에 접수했다.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과 비컴의 계약은 3월 14일에 이뤄졌고, 같은 달17일에 계약금 2억 원이 지급됐다. 비컴은 이 가운데 1억1천만 원을 김수민 의원이 대표로 있던 디자인업체 브랜드호텔로 지급했고, 검찰은 이를 불법 리베이트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창당실무준비단장으로, 창당 신고를 할 때 임시로 회계책임자를 했다"라며 "(2월 2일) 창당 후에 당연직 회계책임자인 사무총장으로 변경했어야 하는데, 당에서 안 바꿔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업체와 계약이 이뤄질 당시나 이후 과정에서도) 공천심사위원으로 회계나 다른 업무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고,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며 "박 의원이 사무총장이 임명된 날 바로 변경처리를 했어야 했는데, 뒤늦게 회계책임자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알고 변경을 요구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선관위는 이 의원이 아니라 박 의원이 '포괄적으로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었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규정에 따르면 회계책임자 변경 후 14일 이내에 신고를 하게 돼 있다"라며 "변경 날짜가 4월 1일이지만 그 전에 내부적으로 업무 인수인계 등 실질적인 변경이 이뤄졌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류상 회계책임자가 아니었던 박 의원이 사전 공모 등의 혐의를 받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회계책임자가 아니더라도 사무총장의 직위로 공모와 지시를 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 측은 이러한 서류상 회계책임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근거로 불법 리베이트 사전 공모 등의 혐의를 부인할 가능성이 있다. 선관위 회계보고에 문제가 있었지만, 문제가 된 업체와 계약 당시에는 회계책임자가 아니라는 취지다. 박 의원이 이 같은 주장을 펼친다면 이 의원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박 의원 측은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다, 검찰 수사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김수민 의원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천정배 "김수민 검찰조사 국민들께 사과드린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김수민 의원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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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김도균 부장검사)는 왕주현 사무부총장과 김수민 의원을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왕 사무부총장은 불법 리베이트 요구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지만, 김 의원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이 국민의당이 아닌 비컴과 TV광고 대행업체 세미콜론으로 부터 돈을 받은 것은 왕 사무부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수민 "업체로부터 돈 받은 건 왕 부총장 지시", 국민의당 '당혹'

김 의원 변호인 측은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3월 17일 오전 8시께 왕 부총장이 비컴 대표와 브랜드호텔 사무실로 찾아와 '브랜드호텔이 담당하는 비례대표 선거 공보물과 관련한 디자인 업무에 관해서는 비컴과 따로 계약을 체결하라'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세미콜론과 계약 역시 왕 사무부총장이 세미콜론 대표에게 "국민의당과 관련 없는 일로 하라"고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견서에는 당시 세미콜론 대표가 "지금 맥주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데 (허위 계약서에) 맥주광고 업무를 한 것으로 계약서를 작성할까요"라고 묻자 왕 부총장이 "굿(Good), 굿"이라며 그렇게 하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결론적으로 브랜드호텔에 들어간 자금이 왕 사무부총장이 요구한 불법 리베이트에 해당하더라도 김 의원 자신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측 '변호인 의견서'에 관해 "김 의원이 오늘 아침에 간접적으로 연락한 바에 의거하면 자기도 당혹스럽다는 얘기를 했다"라며 "(의견서 내용은) 저는 전혀 파악되지 않은 내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변호인의 의견서는 의견서일 뿐"이라며 "검찰 수사를 주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 당헌당규에 따라서, 또 국민의 눈높이에 따라 처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당 자체진상조사단장을 맡았던 이상돈 의원 역시 YTN과 전화통화에서 "당혹스럽다, 당 차원 조사에서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김 의원의 진술 내용이 사실이라면 매우 한심한 일"이라며 "왕 부총장이 업체 사이의 문제를 당의 문제로 만든 셈"이라고 지적했다.


태그:#김수민, #박선숙, #국민의당, #안철수, #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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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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