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셀:인류 최후의 날>에는 존 쿠삭, 사무엘 ㄴ.잭슨, 이사벨 퍼만 등이 출연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셀:인류 최후의 날>에는 존 쿠삭, 사무엘 ㄴ.잭슨, 이사벨 퍼만 등이 출연했다.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캐리> <샤이닝> <미저리>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위 영화들의 공통점은? 하나, 소설가 스티븐 킹의 작품이 원작이란 것. 둘,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 스티븐 킹이라고 하면 반론의 여지가 없는, 살아 있는 최고의 공포소설 작가다. 본인은 '공포소설 작가'로 한정되어 불리는 걸 싫어한다지만 어느 누가 그를 공포소설의 1인자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독자를 서늘함으로 몸서리치게 한다.

하긴, 스티븐 킹 본인의 생각처럼 그를 단순히 공포소설 작가로 규정하기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의 소설은 독자의 말초신경을 건들며 "이야, 무섭다!"란 말만을 내뱉게 하는 그런 단순한 오락물은 아니다. 인간의 내면 깊이 자리한 어두운 그림자를 파고들며 본연의 공포로 몰아가는 솜씨는 심리학자의 그것처럼 예리하기 그지없다.

'이야기의 제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공포소설이 아닌 일반적 이야기로도 기가 막힌 서스펜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이란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쇼생크 탈출>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렇듯 스티븐 킹은 공포라는 장르는 당연하거니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도 탄탄한 짜임새와 재치 있는 글솜씨로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 온 능력자다.

서론이 길었다. 제왕, 스티븐 킹의 소설이 또 한 번 영화로 만들어졌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셀 : 인류 최후의 날>(아래 <셀>)이다.

영화는 스티븐 킹이 2006년 발표한 소설 <셀>을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은 스티븐 킹의 작품 중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부수가 팔렸다. 원작자 스티븐 킹은 이번 영화의 각본에 직접 참여했다. 그가 원작과 함께 각본까지 참여한 다섯 번째 작품이다. 공포에 직면한 인간의 본성을 영상으로 옮기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스티븐 킹. 그의 노력이 스크린 위에서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23일 오전 언론시사를 통해 미리 봤다.

영화는, 휴대폰의 정체 모를 전파 때문에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 서로를 공격하고, 이 때문에 인류가 멸망으로 치닫는 내용이다. 좀비 이야기는 더는 무섭지 않을 만큼 '식상한' 공포 소재다. 또한, 주인공인 만화가 클레이 리델(존 쿠삭 분)이 아내와 아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뚫고 구출에 나선다는 플롯 또한 식상한 공식 안에 있다. 하지만 좀비가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모습과 우리가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휴대폰'이란 소재를 인류 재앙과 연결한 점은 '개성 있는' 공포로 다가왔다.

특히 좀비가 된 사람들이 어떠한 전파로 인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 거대한 '연결'이 '집단 좀비'를 만드는 모습은 우리가 사는 '디지털 현실'을 대입해보게 한다. 디지털로 연결된 지금 우리의 모습이 과연 진정한 친밀함인지, 디지털 인류의 '하나 됨'이 과연 건강한 결속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본질적인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것은 이 영화의 장점이지만, 영화적 완성도 측면에선 다소 아쉽다. 리듬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건의 발생에서부터 결론까지 시간 순서로 따라가는 구성이 단조롭게 느껴진다. 관객에 따라서는 결말을 보고서 "이렇게 그냥 끝나?"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도 스티븐 킹이 제시하는 디스토피아의 묘한 분위기는 마음을 끈다.

오마이스타's 한줄평 : 스티븐 킹의 애독자라면 볼 만하지만, 엄청난 재미나 영화적 완성도는 기대 말 것.  

평점 : ★★☆ (2.5/5)

<셀 : 인류 최후의 날> 관련 정보
감독 : 도트 윌리엄스
출연 : 존 쿠삭, 사무엘 L. 잭슨, 이사벨 퍼만 등
수입 : (주)유니콘텐츠
배급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 97분
관람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국내개봉 : 2016년 6월 29일

 <셀:인류 최후의 날>의 토드 윌리엄스 감독은 원작 <셀>에서 묘사된 멸망 위기에 닥친 인류의 모습을 영상으로 옮겼다.

<셀:인류 최후의 날>의 토드 윌리엄스 감독은 원작 <셀>에서 묘사된 멸망 위기에 닥친 인류의 모습을 영상으로 옮겼다.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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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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