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대진표를 보여주는 유로 2016 공식 트위터 갈무리.

16강 대진표를 보여주는 유로 2016 공식 트위터 갈무리. ⓒ 유럽축구연맹


유로 2016 16강 대진표가 드디어 완성됐다. 각조 1·2위와 조 3위 상위 4개국이 16강에 진출한 가운데, 25일부터 폴란드와 스위스의 경기로 우승을 향한 토너먼트 단판 승부가 막을 올린다.

올해 유로 16강 대진의 중요한 특징은 우승후보와 다크호스들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점이다. 알고보면 이번 대회 토너먼트 대진이 꼬이게 만든 주범은 크로아티아다. '죽음의 D조'에서 크로아티아는 쟁쟁한 스페인-체코-터키 등을 제치고 당당히 조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 결과 이탈리아는 조 1위를 차지하고도 우승후보 스페인을 만나게 되어 망연자실하게 됐다. 여기서 승자도 8강에서 또 다른 우승후보 독일을 만나게 될 것이 유력하고 4강에서는 프랑스·잉글랜드 등과 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결승으로 가는 길이 쉴 틈 없는 최악의 가시밭길이 됐다. 크로아티아는 우승후보들에게는 원망의 대상이지만 축구팬들에게는 '꿀잼'을 선물해 준 고마운 팀이 됐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포르투갈만 넘으면 순조로워 보인다. 8강에서는 웨일스·북아일랜드전의 승자와 만나게 되고 준결승에서는 벨기에·헝가리·폴란드·스위스 중 한 팀과 격돌하는데 크로아티아의 전력상 모두 해볼만 한 상대들이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전통의 5강(스페인·독일·프랑스·잉글랜드·이탈리아)이 모두 반대편 조에 몰린 탓이다. 

크로아티아는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가 조별리그에서 부상을 당해 16강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게 변수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에서 이미 모드리치 없이도 정예 멤버를 내보낸 스페인을 격파한 바 있다.

스페인·이탈리아 리턴매치, 최고의 빅게임

톱시드였던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3연속 무승부에 그치며 조 3위에 머물렀으나 와일드카드로 힘겹게 16강에 올라 기사회생했다. 포르투갈은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팀이다. 호날두는 조별리그 최종전인 헝가리에서 골 침묵을 깨며 2골 1도움으로 살아났다. 유로컵 통산 득점 1위(28골)이자 역대 최초의 본선 4개 대회 연속 득점자이기도 한 호날두는 이번 대회의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도 꼽힌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리턴매치는 단연 16강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다.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예약하는 두 팀은 4년 전 유로 2012에서는 조별리그와 결승전에서 만난 바 있다. 결과는 스페인이 1승 1무로 우위를 점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4-0으로 완승을 거두며 유로컵 2연패를 달성했다.

두 팀 모두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는 팀들이다. 점유율과 패싱축구를 기반으로 한 공격축구의 스페인, 쉴 틈 없는 압박과 공간 장악을 바탕으로 한 카데나치오(빗장수비)의 이탈리아는, 서로 대조적인 팀컬러를 가지고 있다. 현대축구의 상반된 트렌드를 대표하는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를 모은다.

이밖에도 '황금세대'의 벨기에와 '돌풍의 팀' 헝가리의 맞대결도 빼놓을 수 없다. 벨기에는 에당 아자르, 케빈 데 브라위너, 로멜로 루카쿠 등 호화 멤버들을 앞세워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었지만 조별리그에서는 다소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조 2위에 만족해야했다.

44년 만에 본선에 복귀한 헝가리는 조별리그를 당당히 무패, 조 1위로 당당히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비 위주의 실리축구로 승점을 챙긴 다른 다크호스들과 달리, 헝가리는 조별리그에서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상대로 당당히 맞불을 놓고도 밀리지 않았을 만큼 패기가 넘치는 팀이다. 

개최국 프랑스는 이탈리아를 극적으로 물리치고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른 아일랜드를 상대한다. 또 다른 우승후보 독일은 슬로바키아와 맞붙는다. 잉글랜드는 아이슬란드와 8강행을 다툰다. 전형적인 우승후보와 언더독들의 맞대결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역시 프랑스, 독일, 잉글랜드의 우위가 예상되지만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답답한 골결정력과 공수 밸런스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변수다.

웨일스-북아일랜드는 조별리그(잉글랜드-웨일스)에 이어 또 한번의 영연방 라이벌전, 혹은 브렉시트 대전을 치르게 됐다. 두 팀 모두 나란히 첫 출전에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돌풍의 팀들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영연방 3팀과 아일랜드까지 아직 모두 생존한 가운데 토너먼트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특히 조별리그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선두에 오른 웨일스의 에이스 가레스 베일이 토너먼트에서도 득점포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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