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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전문 공영방송인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22일 창립 42주년을 맞았다. 1974년 '라디오 학교방송'을 인수하면서 교육전문 방송을 시작한 EBS는 지난 2000년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제정되면서 편성, 인사, 재정의 자율권이 보장된 명실상부한 공영방송 형태인 '한국교육방송공사'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현재 교육방송은 2개의 지상파 채널과 1개의 라디오 채널, 그리고 4개의 유로방송채널을 통해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작, 방송하고 있다. 특히, 22일로 창립 42년을 맞은 EBS는 국내 최초로 MMS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 콘텐츠 기획과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EBS는 그동안 수능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서민들의 사교육비를 줄이는데 기여해 왔다. 또한, 사교육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농촌이나 도서지역, 그리고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교육 보완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여 부모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EBS의 노력이 서민들의 사교육비 지출과 교육격차를 줄이는데 기여하면서 우리사회의 계층 갈등과 사회 양극화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나아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양질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국민들의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역할 또한 수행해 왔다. 

이제 창립 42주년을 맞은 EBS는 기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교육 보완 기능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사회에 적합한 교육 콘텐츠 제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와 함께, 교육전문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통해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는 역할 또한 수행해야 할 것이다.

EBS가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적재원의 확충이 절실하다. 현재 EBS의 전체 운영재원에서 자체사업을 통한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76.2%인 반면, 공적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23.8%에 머무르고 있다. EBS의 자체사업 수익은 대부분 수능교재를 포함한 출판사업과 방송광고를 통해 조성되는데, 공영방송인 EBS가 공적재원이 아닌 자체사업 수익에 운영재원을 의존하다보니 방송의 공적책무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BS의 운영재원에서 공적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여야 한다. EBS 운영재원에서 공적재원 비율이 높아지면 고품격 교육콘텐츠의 제작 확대를 통해 방송의 공영성을 강화할 수 있고, 현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료로 제공되고 있는 프리미엄 교육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할 수 있어 서민들의 사교육비 경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BS의 공적재원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공영방송 운영을 위해 지불하고 있는 TV수신료의 EBS 배분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현재 TV수신료는 KBS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EBS에는 겨우 3%만을 배분하고 있다. EBS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사회에 필요한 수준 높은 교육콘텐츠 제작하고, 소득 수준에 따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무료 보편적 교육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3% 수준인 TV수신료 배분율을 15%까지 올려야 한다.

EBS TV수신료 배분율이 15%로 상향조정되면 EBS의 전체 운영재원에서 공적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기존의 23.8%에서 48.1%로 2배 이상 상승하게 되어 공적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운영재원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1조에는 EBS의 역할을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국민의 평생교육과 민주적 교육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EBS가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명시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공적재원 확충을 위한 TV수신료 배분율 조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최진봉 시민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 글은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을 수정 보완한 내용 입니다.



태그:#EBS, #교육방송공사 , #TV수신료, #최진봉, #교육격차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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