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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엉뚱 발랄한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한 마디로 부럽습니다. 패기, 열정, 능력, 도전정신, 적응력, 끈기, 인내심, 순발력 그리고 젊음.

세계 59개국을 여행하는 데 들어간 교통비는 0원, 여행기간 1825일, 이동거리 17만㎞, 길에서 기다린 총시간 2만시간, 하이킹한 교통수단 자동차 1300대, 비행기 1대, 배 10척, 하이킹을 거절당한 횟수 2만회, 여행수업을 하며 만난 학생 수 5만명, 여행 중 빠진 몸무게 7Kg.

<달라이라마와 히치하이킹을>

<달라이라마와 히치하이킹을> (지은이 뤼도빅 위블레르 / 옮긴이 나시윤 / 펴낸곳 북플래닛 / 2016년 6월 10일 / 값 14,500원
 <달라이라마와 히치하이킹을> (지은이 뤼도빅 위블레르 / 옮긴이 나시윤 / 펴낸곳 북플래닛 / 2016년 6월 10일 / 값 14,500원
ⓒ 북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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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히치하이킹을>(지은이 뤼도빅 위블레르, 옮긴이 나시윤, 펴낸곳 북플래닛)은 대학원을 막 졸업한 프랑스 청년 저자가 히치하이킹으로 5년에 걸쳐 59개국을 여행한 기행문이자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프랑스를 출발해 스페인, 모로코, 모리타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남극, 칠레, 페루, 미국, 캐나다, 태평양,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북한,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터키,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을 거쳐 다시 프랑스에 있는 집으로 5년 만에 돌아옵니다. 

교통수단만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히치하이킹 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하나하나가 히치하이킹 같은 도전이며 인내입니다. 막히면 뚫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피하는 게 아니라 맞닥뜨립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겉돌지 않습니다. 장벽 같은 문제가 생기면 넘고, 수풀 같은 난제를 만나면 헤칩니다. 어디를 가도 스스로 흡수돼 그 나라 그곳 사람들 속으로 들어갑니다. 어루만지듯 여행하며 더듬듯이 느낍니다.

태워 주면 얻어 타고, 태워주지 않아도 원망하거나 실망하지 않습니다. 얻어먹기도 합니다. 기회가 되면 잠자리까지 얻어 자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노숙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말동무가 돼 주기도 하고, 잡부로 일도 해주고…. 하루하루가 우여곡절이고 매 순간 매 과정이 좌충우돌로 발현해 내는 지혜이며 의지입니다.

트럭을 빼놓고 히치하이킹 세계여행을 말할 수 없다. 내가 얻어 난 차 중 3분의 1이 트럭이다. 소형 트럭, 대형 트럭, 덜커덩 거리는 사륜 트럭, 굴절 트럭, 초대형 트럭, 영구차까지 정말 가지각색의 트럭을 타봤다. 덕분에 자동차와 주유소, 트럭에 대해 책을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큼 줄줄 꿰게 됐다. -124쪽

저자는 트럭 같은 자동차만 얻어 탄 게 아닙니다. 요트, 화물선, 비행기 심지어 낙타까지 얻어 타고 다녔습니다. 저자는 단순히 여행을 즐기는 게 아닙니다. 문화를 익히고, 역사를 공부하고, 인생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몸짓으로, 몸짓조차도 여의치 않은 곳에서는 또 다른 방법으로.

저자는 여행을 통해 자신과 대면하고, 타인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세상을 체득하고 지구까지 생각합니다. 저자는 스스로하고 있는 여행을 '인생학 박사과정' 혹은 '길 위의 박사과정'이라 부르고 싶다고 소개합니다.

히치하이킹을 생각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 북한

저자는 중국을 거쳐 북한까지 여행을 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히치하이킹을 생각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라고 소개합니다. 저자가 한 북한 여행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여행사를 통한 여행입니다. 2007년 2월 13일부터 5일간의 여정으로 '세상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나라'라는 제목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슬프고 불편하지만 인정 할 수밖에 없는 사실로 읽혀집니다.

①도로 위에서 차를 잡는 것보다 주유소에 정차한 차를 잡아타는 게 안전합니다. 주유하는 운전자에게 다가가서 지도나 피켓을 보여주며 태워줄 수 있는지 정중하게 물어보고 운전자의 말투나 행동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차를 타는 게 좋아요. 그리고 젊은 남자가 셋 이상 탄 차라면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 148쪽 '히치하이킹을 안전하게 하는 방법' 중에서

저자가 여행을 하는 과정을 다음 코스를 기대하게 하고, 내일 벌어질 일을 궁금하게 합니다. 어느 날 여행은 가슴을 졸이게 하고, 어느 코스 여행은 감정을 자극합니다. 나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자극하기도 하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선물합니다.

2003년 1월 1일 집을 나서며 히치하이킹으로 시작한 저자의 세계여행은 5년차 되는 2007인 12월 23일,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24살 먹은 청년이 낯설고 물선 어느 나라 길거리에서, 주유소에서, 항구에서, 사막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 건 단지 뭔가를 얻어 타기 위한 이기적 수단이 아니었습니다. 오테피에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소아환자들에게 보내는 희망이며 약속이었기에 위대하기 조차합니다. 

여행 중에 만난 달라이라마조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하지만 나도 꼭 해보고 싶은 여행"이라고 합니다. 아주 특별하고 엄청난 여행,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엉뚱 발랄한 젊은이가 1825일 동안 세계 59개국을 여행하며 맞닥뜨리며 겪은 이야기들이기에 인생을 심드렁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조차 또 다른 기대와 희망을 가져다주는 힘찬 펌프질로 작동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달라이라마와 히치하이킹을> (지은이 뤼도빅 위블레르 / 옮긴이 나시윤 / 펴낸곳 북플래닛 / 2016년 6월 10일 / 값 14,500원



달라이 라마와 히치하이킹을 - 스물넷 히치하이킹 덕후의 1825일 세계 일주 분투기

뤼도빅 위블레르 지음, 나시윤 옮김, 북플래닛(BookPlanet)(2016)


태그:#달라이라마와 히치하이킹을, #나시윤, #북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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