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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신대륙인 아메리카 원주민지역에 도착했을 때,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인디언'이라고 불렀다. 왜 그랬을까. 바로 인도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메리카 토착 원주민들은 스스로를 홍인(the red man)이라고 불렀다. 콜럼버스가 인디언이라고 칭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역사는 '인디언'이라고 불렀다. 그래서인지 인디언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표지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표지
ⓒ 책읽는 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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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홍인 중 수우족이었던 찰스 A 이스트먼이 지은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Old Indian Days)>(책 읽는 귀족, 2016)를 김지은 번역가가 옮겨 지난 4월 세상에 나왔다.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는 홍인이 살아온 잔잔한 옛 이야기를 기술한 책이다. 한 마디로 홍인 사이에 전해오는 옛 이야기들을 홍인 수유족 출신인 저자가 기록하거나 새롭게 구성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인지 수유족에 전해 내려온 이야기들이 오롯이 담겨있다.

먼저 저자 찰스 A 이스트먼은 홍인 최초로 인디언(홍인) 관점에서 홍인의 역사를 기술한 작가이다. 그의 홍인식 이름은 '오히예사'다. 족보를 거슬려 올라가보면 미국 미네소타의 한 들소 가죽 티피(원주민 천막)에서 수우족 부부의 4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수우족은 여러 하위 부족인 다코타, 나코타, 라코타 등으로 분류된다. 저자는 다코타 부족이었다. 이 다코타 부족은 다시 얀크론, 얀크토나이, 산티 등으로 나뉜다.

저자 이스트먼은 기독교로 개종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서국식 교육을 받았고, 보스턴대학을 졸업한 이후 의사이자 작가로 활동했다. 인디언이라고 하면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민족,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거나 문명이 덜 발달한 부족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었고 정신세계가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한쪽 시선인 서양 백인들의 기준에 너무 길들여져 과학과 기술로 무장한 사고방식이 주류를 이룬다.

나무에게도 영혼이 있고, 바람에게도 영혼이 있고,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건 인디언들의 사고방식이다. 자연의 모든 사물에는 영혼이 있다는 건 인디언들의 사고라는 것과 그리고 인간은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기우제를 지낼 때마다 비가 온다고 한다. 그 이유가 뭘까.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인디언은 이런 단순함 속에서도 위안을 얻는다.

인디언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구분을 주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전되는 이야기를 서로 다른 것으로 철저하게 구분도 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단순하기 그지없는 이야기 속에 우리에겐 여러모로 생소한 북미 홍인들의 삶과 철학을 전하고 있다고나 할까.

특히 이 책은 크게 전사들과 여자들을 주제로 수우족 사람들의 생활, 가치관, 문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엔틸로프의 사랑'은 원주민 전사의 삶과 사랑을 다루고 있고, '여자 아이 위노나'는 홍인 여성에 대한 출생, 교육, 연애, 결혼 등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피스메이커'는 여자의 몸으로 적을 무찌르는 일화로 남자들의 존경을 받는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저자 찰스 A 이스트먼은 <Indian Boyhood>(1902년)를 시작으로 1918년까지 총 11권을 남겼다. 모두 백인 아내와의 결혼 동안 출판했다. 그러나 가치관의 대립, 경제적인 문제, 불륜에 얽힌 소문, 딸의 죽음 등 불화의 골이 깊어 아내와 헤어진 후 집필 중이던 원고가 있었지만 단 한 권도 출판하지 않았다.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는 세 번째 저서다.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 마음의 위안을 주는 잔잔한 옛이야기

찰스 A. 이스트먼 지음, 김지은 옮김, 책읽는귀족(2016)


태그:#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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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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