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의 스틸 이미지와 포스터

속편을 좋아하지 않는 감독이, 20년 만에 속편의 메가폰을 잡았다. 그 결과물은 어떨까.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외계인의 침공에 맞선 지구인들이 모처럼 하나가 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무슨 말이냐고?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 <인디펜던스 데이>의 속편 이야기다.

오는 22일 국내 개봉을 앞둔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아래 <인디펜던스 데이2>)가 21일 오전 언론에 첫 공개 됐다.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는 단순한 줄거리다. 적은 더욱 강해졌고, 인류는 더욱 치열하게 맞서야 했다.

속편이 나왔어야 할 이유는?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의 스틸 이미지와 포스터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는 화려한 볼거리를 속도감 있는 전개 안에 보여주며 오락적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멸망 직전에 놓인 인류가 위험을 이겨낸다는 내용은 그리 새롭진 않다. 정작 1편의 연출을 맡았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도 "영화의 속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이리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그 사이 <투모로우> < 2012 > 등을 연출하며 재난 영화 장르에 특장점을 보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20년 전에 불가능했던 게 기술발전으로 표현할 수 있어지면서 속편을 결심하게 됐다"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어찌 보면 <인디펜던스 데이2>는 전작에서 못다한 이야기에 대한 감독의 한풀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를 증명하려는 듯 영화는 전 세계 각국의 상징적인 건축물과 공간들이 한 번에 파괴되는 장면을 비롯해 대서양을 덮는 거대 외계 비행체 등을 묘사하며 한 층 스케일을 키웠다.

초여름을 노린 오락영화, 그것도 재난 블록버스터라면 모름지기 흡인력과 박진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비행체의 특성에 따라 상하좌우를 빠르게 혹은 느리게 훑으며 리듬감을 놓치지 않으려는 카메라 워크가 돋보인다. 이야기 구성도 전투 인원 대 외계인으로 단순화시키지 않고, 군인들의 가족 몇 명의 보조적 이야기를 끼워 넣으며 관객이 숨 돌릴 구석도 마련해 놓았다.

미국 중심주의 개선됐나?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의 스틸 이미지와 포스터

결국 '미국이 세계를 구원하리라'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다. 1편 보다는 낫지만, 묘하게 미국 중심주의가 곳곳에 묻어난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70억 명의 사상자를 낸 첫 번째 전투 이후 20년 동안 인류가 뭉쳤다는 가상 설정은 일단 미국 중심주의로 세계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1편보다는 나아 보인다. 이런 비판을 신경 쓴 듯 영화 속 싱가포르 출신 배우 친 한이 우주 함대 사령관으로 등장하며 중국 스타 안젤라 베이비도 주요 임무를 수행하는 비행 요원으로 참여한다. 비중도 꽤 큰 편이다.

물론 최근 급성장한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캐스팅이겠지만 적어도 인류 전쟁에 아시아계가 주축 인물로 묘사됐다는 건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영화 군데군데 성조기도 빠짐없이 몇 번 등장한다. 대놓고 드러내진 않았지만 '팍스 아메리카나'의 흔적은 여전하다.

주요 임무를 수행하고 공적을 세우는 이들 역시 '미국인'이다. 전작에서 인류를 구한 대통령 토마스 J. 휘트모어 역의 빌 풀만이 이번 작품에서도 나름 크게 활약한다. 여기에 감독이 새로 발탁한 리암 햄스워스, 마이카 먼로 등이 패기 넘치게 전투에서 주요 공적을 세운다. 나름 신구의 조화다. 특기할만한 점은 프랑스 출신 배우로 그간 예술 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했던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정신과 의사로 등장한다는 사실. 영화 속에서 비중 있게 그려지진 않지만 흥미로운 지점이다.

전반적으로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고 전개가 빠르며 설득력도 있다. 일단 올여름 즐길만한 오락영화 목록에 추가해도 좋을 것이다.

오마이스타's 한줄평 : 미국이 최고라는 생각만 빼놓고 즐겨보자. 충분히 설득당할만한 작품

평점 : ★★★ (3/5)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관련 정보
수입/배급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 빌 풀만, 리암 헴스워스, 제프 골드브럼, 제시 어셔 등
상영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20분
국내 개봉 : 2016년 6월 22일


인디펜던스 데이 할리우드 외계인 미국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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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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