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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6/17~6/18) 
․ 조선일보 구조조정의 적들 l <票에 눈먼 정치권 구조조정 뒷전… 野는 발목잡고, 與는 미루고>(6/17, 6면, 이진석·최경운 기자, http://me2.do/F3g2CrPi)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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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내내 <구조조정의 적들>이라는 기획을 통해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각종 주체들을 지목해온 조선일보는 17일, 기획시리즈 5회 보도에서는 '구조조정의 적'으로 '무책임한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을 꼽았다.

조선일보는 먼저 "현대중공업에 쉬운 해고는 절대 없도록 하겠다" 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 등을 들어, 이처럼 "표(票)에 눈이 멀어 경제 논리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정치 논리로 채우려"하기에 정치권이 "부실기업 구조 조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판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16년 만의 여소야대 상황이라 구조 조정에 대한 야당의 협조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지만, 여전히 '실업 대책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더 강하게 비판했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노동자들은 순식간에 삶의 기반을 잃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 대책 등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라는 주장은 정치인의 기본 책무이고,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인적 구조조정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거나, 실업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것은 정치도 경제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임을 망각한 주장일 뿐이다.

이어 조선일보는 구조조정을 왜곡하는 숱한 사례 중 하나로 '희망버스'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여기에서도 표적은 야권이다. 야권이 "구조 조정을 '노조 탄압'으로 바꿔 읽으면서 문제를 악화"시키고 "정치권이 노조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면서 인력 감축 없는 구조 조정이라는 허황된 주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 당시에는 좌파 단체 등이 주도한 '희망버스'가 결국 폭력 시위로까지 이어졌는데, 당시 야당 일부 의원이 희망버스 운동에 동참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희망버스 시위 등 외부 세력 개입의 후유증을 절감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이제는 오히려 조선소 노조 공동 파업에 동참을 거부하는 반대의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당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희망버스에 탔던 것은 어떠한 대책도 없이 노동자들을 구조조정의 일차적 대상으로 몰고 가면서, 실직자들의 연쇄 자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력 감축 없는 구조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조선일보의 비아냥은 노동자들을 구조조정이라는 이름하에 다시 죽음으로 내몰자는 주장일 뿐이다.

물리적 폭력만 폭력이 아니다. 삶의 터전을 한 순간에 빼앗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폭력이다. 고통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자는 정치인의 목소리를 '바람막이'라고 비아냥대는 조선일보와 예전 싸움에서 교훈을 얻었느니 하며 비아냥대는 이진석·최경운 기자에게 묻고 싶다. 아무리 보수신문이라 하더라도, 구조조정이라는 말 속에 수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생계가 달려있다는 것을 당신들은 정녕 모르는가.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6/17~6/18) : 없음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6/17~6/18) 
․ 한겨레 커버스토리 '백남기 밀' 수확하는 날 Ⅰ <'백남기 밀' 수확하던 날>(6/18, 1면, 이문영 기자‧강재훈 선임기자), <콤바인도 백남기의 부재를 알아차렸다>(6/18, 3면, 이문영 기자), <'그의 밀' 을 지켜주세요>(6/18, 4면, 이문영 기자), <백남기는 오늘도 그 집에 살고 있다>(6/18, 22면, 강재훈 선임기자, http://me2.do/FVvmjkcd)

"경찰의 직사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기 이틀 앞서 백남기 농민은 2500여 평의 밭을 오가며 직접 손으로 씨앗을 뿌렸"다. 그 밀밭은 어느새 수확철을 넘겨 거무스름해졌다. 그 사이 "겨울이 가고 봄을 지나 여름을 맞았지만 그를 쓰러트린 책임자들은 어느 누구 하나 사과하거나 책임지지 않"았으며 "진압 책임자들은 외려 영전하고 승진"했다.

이에 한겨레는 백 농민을 제외한 모든 것이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 집과 밭의 풍경을 섬세하게 전달했다. 모두 잊지 않기 위해서다.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그의 밀'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백남기 밀 보존 프로젝트에도 주목해보자.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6/17~6/18)
․ 중앙일보 가습기 살균제 리포트 l  <폐섬유화 아니라고 지원 못한다는 정부>(6/17, 1면, 채윤경·손국희·정진우·윤정민 기자, http://me2.do/G1LrMvlj), <죽음의 연기와 함께, 연 매출 200억 회사도 사라졌다>(6/17, 4면, 채윤경·손국희·정진우·윤정민 기자, http://me2.do/5RkZXoa9), <뇌성마비·폐렴 고통받는 3·4등급 309명도 지원을>(6/17, 5면, 채윤경·손국희·정진우·윤정민 기자, http://me2.do/FuMkqJiK), <수사 대상서 빠진 업체 살균제 쓰다 숨진 사람 54명>(6/17, 5면, 채윤경·손국희·정진우·윤정민 기자, http://me2.do/GwK4Ymb2) 

중앙일보는 전일에 이어 가습기 살균제 리포트를 내놨다. 중앙일보가 주목한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문제적 대응 방식과 피해자들의 무너진 삶이다. 특히 사태 발생 이후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폐 조직이 굳는 폐섬유화 유무에 따라 피해 등급을 분류"하면서 "폐섬유화 현상이 없는 3, 4등급은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3, 4등급 피해자들 역시 각종 호흡기 질환"을 겪고 있고 "4등급 중에도 사망자가 나오는데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현 사태를 해결하고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사건에 주목해 끊임없이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을 최근 중앙일보의 채윤경·손국희·정진우·윤정민 기자가 하고 있다.

· 경향신문 <영업사원의 비애 ④ 제약업계 '감성영업' Ⅰ 병원장 성형시술 마루타 요구 거래 끊길라 성희롱도 꾹 참아>(6/17, 10면, 고영득·허진무 기자, http://me2.do/Gcg3TMON) 

아침마다 병원에 빵을 배달해주는 '빵 셔틀', 매진된 프로야구 암표 구하기, 의사 출퇴근과 그 자녀들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운전기사' 역할, 의사 차량의 세차와 정비, 병원장 자녀와 놀아주기, 병원 수도꼭지 고쳐주기, 휴대전화 대신 개통해주기, 의사 여자친구에게 선물 전달하기, 여기에 시술 '마루타' 역할에 각종 성희롱까지.

이는 모두 '감성영업'이라는 미명하에 제약업계 영업사원들이 견디고 있는 의사들의 '갑질' 사례들이다. 영업사원의 본래 업무는 자사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들은 '머슴'으로 전락한 것일까? 보도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덧붙이는 글 | 민언련 활동가 배나은입니다



태그:#민언련, #조선일보,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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