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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구로짱의 모습이 그려진 아소보이의 외관.
 구로짱의 모습이 그려진 아소보이의 외관.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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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트인 전망의 아소보이 전망석.
 확 트인 전망의 아소보이 전망석.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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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만을 위한 놀이터가 있는 열차는 상상만 해도 가족 열차여행의 행복감이 넘쳐 흐릅니다. 그 열차가 실제로 규슈에서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구마모토 대지진의 영향으로 아소보이 열차는 모지코역(門司港駅)역에서 하카타역(博多駅)구간으로 임시 이동해 운행하지만 지진 전에는 구마모토역(熊本駅)에서 아소산을 지나 미야지역(宮地駅)까지 운행했습니다. 어서 빨리 복구되어 다시 아소보이라는 이름으로 달리는 멋진 풍광을 기대하면서 열차를 소개합니다. 소개 기준은 구마모토 지진 전의 열차 시간표이니 참고 부탁 드립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인테리어와 귀여운 열차 캐릭터 강아지 구로짱(くろちゃん)이 열차 여행객들을 기다립니다. 오전 9시 47분과 오후 1시 54분에 구마모토역을 출발해 미야지역까지 1시간 20여 분의 열차여행은 아이들이 더 신나합니다.

아소보이 전망석에 걸려있는 구로짱의 노렌.
 아소보이 전망석에 걸려있는 구로짱의 노렌.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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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역에서 만나는 이 열차는 외관부터가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4량의 객차 중 1호 차와 4호 차 선두와 후미 부분에 파노라마좌석 있는데 매우 인기가 많아 빠른 예약이 필요 합니다. 아소산의 절경을 눈앞에서 바라보게 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구마모토역을 출발한 열차는 천천히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파노라마좌석을 구하지 못해도 실망하지 마세요. 워낙 볼거리가 많은 열차라 열차 안에서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여기저기를 돌아보게 되죠. 아이들이 더 신나합니다.

스이젠지역(水前寺駅)을 지나면 열차는 이제 도시를 벗어나 아소산 대자연의 중심으로 들어갑니다. 곳곳에 삼나무가 있어 풍경화를 펼쳐 놓은 듯 장관을 이룹니다. 자연의 대서사시를 펼쳐 놓은 듯 열차는 천천히 산을 오릅니다.

차내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구로짱의 캐릭터가 여기 저기 있고, 외관의 구로짱도 무려 101 마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창문에도 붙여 있고, 차내의 차양막에도 귀염둥이 구로짱이! 구마모토의 캐릭터인 구마몬(くまモン)보다는 인기가 좀 덜하지만 그래도 구로짱이 여기선 최고의 인기 캐릭터입니다.

파노라마 좌석은 삼면이 유리창이라 정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합니다. 그것도 맨 앞자리는 거의 구하기 힘들죠.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은 풍광보다는 3호 차에 관심이 더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있는 어른들은 3호 차의 18개의 자리를 더 선호합니다.

어른과 아이가 모두 즐거운 아소보이 3호차의 모습.
 어른과 아이가 모두 즐거운 아소보이 3호차의 모습.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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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차의 아이들을 위한 특별 자리.
 3호차의 아이들을 위한 특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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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보이 열차의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3호 차일 것 입니다. 열차가 출발하면 아이들이 먼저 이동하는 곳입니다. 이 곳 3호 차의 지정석은 뭔가 특이합니다. 하얀색 의자는 아이들을 배려한 좌석으로 창가 쪽은 머리받침이 낮고 어른들 쪽은 머리받침이 높습니다. 또한 아이들을 위해서 다리 발판도 준비되어 있어 편안하게 열차 여행이 가능합니다. 아소보이 열차의 장점이 이 3호 차에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승무원과 함께 놀 수 있는 작은 나무 볼풀은 아이들 4~5명이 들어가면 꽉 찹니다. 부모님들은 옆에서 아이들이 노는 순간을 평생 간직하려고 사진을 연신 찍고 있습니다. 그 앞에는 작은 도서실도 있어 아이들이 앉아서 편하게 책도 읽을 수 있습니다. 구로짱의 오리지널 동화책도 있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이 곳에서 책을 읽으면서 열차 여행을 즐깁니다.

정말 아기자기한 것은 여기에 작은 방도 있어 여행 중 아이가 잘 때 잠시 재울 수도 있답니다. 정말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열차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유치원아이들이 가장 놀기 좋아하니 그 또래의 아이들이 함께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열차 운행 안내
- 임시운행 편으로 모지코역-하카타역 운행

※ 홈페이지 참고
http://www.jrkyushu.co.jp/trains/unkou.jsp

열차는 1시간여를 달려  다테노역(立野駅)에 도착하면 갑자기 방송이 나옵니다. 스위치백 구간이 시작되죠. 스위치 백이란 지난번에도 소개해 드렸듯이 기차가 급경사를 오르기 위해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방식을 말합니다.

1시간 정도를 달리니 배도 출출해집니다. 3호차의 구로카페로 가봅니다. 아이들을 위한 열차다 보니 과자도 많고 구로 캐릭터를 이용한 기념품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귀여운 구로짱 한 마리 키워 보세요. 이 열차의 먹거리 중 가장 유명한 어른푸딩과 어린이푸딩은 차내에서 판매되는 한정품이라 꼭 구입해서 드셔보세요. 또한 차내에서 판매하는 에끼벤은 아소의 자연재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미리 2일 전에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열차가 아소역을 지나면 거의 모든 손님이 하차합니다. 아소의 대풍경을 만나기 위해 오늘 하루 저희와 함께 떠나 보시죠! 구마모토 지진의 빠른 복구를 오늘도 기원하면서...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아소보이, #일본규슈관광열차, #아소보이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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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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