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울빌딩 1층에서 열린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포스터
 한울빌딩 1층에서 열린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포스터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현재 대한민국의 진보정당은 현재 위기상황이다. 한때 잘나가는 듯 싶었으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2011년 소멸한 민주노동당이 과거 2004년 정당득표율 13.1%로 지역구 2석, 비례대표 8석을 달성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재 진보진영 모두를 합쳐도 전체지지율 1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진보정당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지난 2일 저녁 7시 경기권역 내 노동당 관계자들이 자리를 마련했다. 광주 권역내 당원협의회 주최로 진행된 행사는 경기권내 당원 일부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날 초빙된 홍세화 전 노동당 대표는 사회운동가, 언론인 출신으로 1979년 유신말기 최대 공안사건인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었다. 그는 현지에서 프랑스로 망명했다가 2002년 대한민국으로 귀국하여 언론인, 작가 교육인 등으로 활동했다. 2006년 3월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가 남민전 사건 관련자 29명을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했다.

그는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쎄느강은 좌우로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악역을 맞은자의 슬픔>, <생각의 좌표> 등의 서적들을 발표했다. 이 도서들을 통해 프랑스의 똘레랑스(관용)를 제시하며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여 대중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그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참석한 이들과 진보정당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함께 했다.

민중의 현실 변하지 않았는데 현실의 정당은 변해

지난 2일 저녁 7시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강의중인 홍세화 전 노동당 대표
 지난 2일 저녁 7시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강의중인 홍세화 전 노동당 대표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현재 서민들의 생활은 더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대변하는 정당입니다. 민중의 현실은 변하지 않았는데 현실의 정당은 변했습니다. 우리의 역량을 밀고 나갈 수 있는가? 나는 이제 바닥을 쳤다고 봅니다. 우리의 강점은 서민입니다."

홍 전대표는 어려운 민중의 현실은 변하지 않았는데 현실정당은 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게다가 소수당과 달리 다수당은 자기성찰까지 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그의 강연은 자기성찰과 반성으로 가득했다.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며 "노동당 대표 생활 1년은 정말 힘들었다"며 웃으며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현실정치에 맞는 분들 있지만 저는 서생인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자신은 '죽는 날까지 노동당과 같이 할 것'이라며 본인의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민중권력에 대해 설명하며 "민중이 권력적일 수 없고 권력이 민중적일 수 없다. 다만. 그것을 향유하려는 세력이 민중권력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은 권력자체에 관심이 없지만 "권력에 대해 민중이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에는 늘 관심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대중들이 권력에 대해 민중의 통제가능성에 대해 집중하길 원했다.

지난 2일 저녁 7시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노동당의 깊은 고민나눔의 장  현수막
 지난 2일 저녁 7시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노동당의 깊은 고민나눔의 장 현수막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그는 노동당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노동당 진보진영 안에서는 소수파라며 그래서 더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자기성찰 없는 다수당보다 자기 성찰을 늘 하는 소수당의 존재에 대해 소중함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유태인과 독일인 친구의 예를 들며 유태인 친구는 아침마다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지만 정작 유태인 친구가 "독일인 너는 어떠냐? 게르만 생각하냐?"묻자 독일인 친구의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나눈 이야기를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주며 소수파는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하는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잡초가 없는 세상만 꿈꾼게 우리 자화상 일지도

지난 2일 저녁 7시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노동당의 깊은 고민나눔의 장 에서 강의 중인 홍세화 전 노동당 대표
 지난 2일 저녁 7시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노동당의 깊은 고민나눔의 장 에서 강의 중인 홍세화 전 노동당 대표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잡초를 없앨 수 없으나 뽑을 수는 있다. 우리가 잡초를 없앨 생각하는 것은 좋으나 정작 뽑을 행동은 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그는 잡초를 현실의 부정·부패·사회모순 등에 비유하여 말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면서 과연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이 오게 하기 위한 힘든 일은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과연 우리는 제대로 해왔나? 어려운 일 하지 않고 쉬운 일만 해왔던 것은 아닌가?" 우리 안에서 자족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작은 잡초를 뽑아가는 길이 바로 설득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그도 설득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절감했다. 부부 사이를 예로 들며 "부부 사이 설득합니까?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에도 설득은 어렵다"며 우리사회는 "생각이 다른 게 드러내면 그냥 덮고 간다"며 그 만큼 설득 어려운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과연 우리는 주변을 얼마나 설득해왔나? 잡초를 뽑지않고 잡초가 없는 세상만 꿈꾼 게 우리의 자화상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밀양 할머니 20여 명이 녹색당 가입한 것을 예로 설명했다. 과연 그분들이 송전탑 문제 전에 당 가입이 가능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며 그만큼 한국사회에서의 설득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국가폭력, 정리해고 등 자신들이 직접 겪고 당하지 않으면 모른다"며 "설득어렵지만 그래도 해야 된다"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홍 고문은 사유와 성찰 없는 한국사회의 전형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칸트의 "사람은 생각하는 바에 대해 자유로운 존재 아니다."는 문장을 인용하며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의식이 수렴된 상태로 인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가의 제도교육과 자본의 대중매체로 정보를 유입한다"며 그렇게 이미 의식화 되어있는 개개인들에게 설득이 간단하지 않다고 보았다. "내가 주어로서 의식세계를 형성해야 열리는데 한국은 독서 및 토론(의견다른 상대방이야기 경청하는 토론)을 안 하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외국의 예를 들며 "글쓰기와 토론이 학생일상인데 반해 한국은 암기위주교육이라 생각 자체가 없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의 경우 사용자(고용주)가 아닌 노조대표가 장래희망일 정도라며 국가교육도 우리와 달리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미완의 존재라 생각하고 타인 만나 잡초 뽑아나가길

지난 2일 저녁 7시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노동당의 깊은 고민나눔의 장 에서 참석중인 사람들
 지난 2일 저녁 7시 ‘홍세화와 머리를 맞대다’ 노동당의 깊은 고민나눔의 장 에서 참석중인 사람들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끝으로 그는 진보진영에 부탁했다. "지적, 윤리적 오만성과 교만함을 가진 일부 진보진영의 모습이 지리멸렬하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사유하지 않고 공부 않는 이들이 선배 따라 당도 따라갈 정도"라며 "오만성에 의한 학습결여와 자신은 학습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늘 스스로 자신도 미완이고 설득될 부분이 있는 존재라 생각하고 타인을 만나 잡초를 뽑아나가길" 기대했다.

그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서도 일부 진보진영의 건강성 잃어버린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평가했다. 이 상황에 대해 우리의 위상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처지지만 좀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이제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고 일어날 역량이 있다는 믿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 고문은 추후 진보진영의 이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기본소득등과 관련된 이슈로 부각되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노동당의 미래에 대해서도 담론적 측면에서 보면 그들의 역량이 다른 당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노동현실이 위태로운 지금 외면 받고 있던 노동당의 모습 상기해보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전대표의 강의가 끝난 후 이날 참석자들은 "우리가 머리를 맞댈 곳 필요했다", "그동안 복잡하던 머릿속이 정리된 듯 하다"며 "자주 이런 자리를 마련해야겠다"며 홍세화 고문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후 모인 사람들끼리 서로 의견을 나누며 추후 자신들의 비전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광주, 이천, 부천, 성남, 용인 각지에서 모인 당원들은 이날의 행사종료 뒤에도 지속적인 의견을 나눴다. 추후 자신들의 의견을 함께 나눌 장을 더욱 만들어가길 약속하며 이날의 행사는 종료되었다.

덧붙이는 글 | 경기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태그:#홍세화, #경기광주, #노동당, #진보정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삶은 기록이다" ... 이 세상에 사연없는 삶은 없습니다. 누구나의 삶은 기록이고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p.s 오마이뉴스로 오세요~ 당신의 삶에서 승리하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