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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기사 [단독] 보험사 돈으로 출장 간 기자들 일정 대부분이 '관광·쇼핑'에서 이어집니다.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출입기자단은 손해보험협회 후원으로 지난 5월 유럽 취재를 다녀온 후, 보험사기의 심각성과 독일의 보험사기 대처 방안 등을 다룬 언론 보도를 내놓았다.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출입기자단은 손해보험협회 후원으로 지난 5월 유럽 취재를 다녀온 후, 보험사기의 심각성과 독일의 보험사기 대처 방안 등을 다룬 언론 보도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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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선진국의 손해보험] 보험사기 의심되면 경찰과 공조 적극 조사
獨(독), 보험남용죄로 '단죄'… 미수범도 처벌
"獨(독) 보험사기 미수범 처벌...조사비용도 사기범에 징구"

지난 5월 24일부터 독일의 보험사기 대처 방안을 소개하는 기사가 줄을 이었다. 여러 매체의 기사에는 페터 홀름스톨 독일보험협회 보험사기 총괄팀장의 발언과 유럽 보험사기 예방 세미나 내용이 공통적으로 담겼다.

이같은 기사는 손해·생명보험협회 출입기자단이 손해보험협회 후원으로 5월 12~20일 유럽 취재를 다녀와서 쓴 것이다. 8박 9일 동안 취재 일정은 세 개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관광 등의 일정이었다. 손해보험협회는 왜 기자단의 유럽 취재에 돈을 댔을까. 기사 내용에 단서가 있다.

보험사기는 보험업계의 가장 큰 근심거리다. 보험사기를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보험업계는 보험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언론 보도가 간절하다. 이 같은 배경에서 보험사기에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의 유럽 취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보험사기의 심각성만 강조할 경우, 보험금 지급이 까다로워지면서 보험소비자 권익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기자단이 유럽 취재를 다녀와서 쓴 기사를 두고, 취재 비용을 부담한 보험업계의 입장만 대변했다는 비판이 크다.

보험소비자 권익 침해 논란에도, 기자단은 업계 입장에 '힘 싣기'

기자들이 보험업계 쪽에 힘을 싣는 기사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을 두고, 몇몇 매체들은 꾸준히 특별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특별법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보험소비자의 권익과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특히 법무부가 법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보험사기 처벌을 강화하고 보험회사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특별법을 두고, 법무부는 보험회사가 조사권을 남용해 인권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또한 보험사기만 특별법으로 엄하게 처벌하는 데에 의문을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특별법이 소비자 보호라는 시대적인 요구에 역행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김기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소비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안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데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별법에는 보험회사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빠졌고, 보험소비자를 보호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하지만 기자단 소속 몇몇 매체들은 보험사기의 심각성과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 필요성만 주로 보도했다. 지난해 6월에도 기자단은 미국 뉴저지 주 검찰청 보험사기조사국, 보험사기방지협회 세미나 등을 취재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보험사기 처벌을 강화하고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내놨다.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출입기자단은 지난해 6월 미국 취재를 다녀온 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언론 보도를 내놓았다.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출입기자단은 지난해 6월 미국 취재를 다녀온 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언론 보도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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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와 기자단의 부적절한 '연결 고리'

당시 <이데일리>는 '미국은 1급 중범죄 규정하는데 한국은 처벌강화법 2년째 낮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검찰 내의 보험사기 전담수사조직을 두고 보험사기범을 1급 중범죄로 기소할 수 있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정을 하루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라고 보도했다.

<평화방송> <한국경제> <파이낸셜 뉴스> <아시아경제> <서울경제> 등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내놨다.

<헤럴드경제>는 그해 12월 온라인뉴스팀 명의로 손해보험협회의 주장을 그대로 싣기도 했다. '보험범죄와의 전쟁 중, 미국의 보험사기에 대응하는 자세 <손해보험협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늘고 있는 보험사기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 미국처럼 특별법과 전문수사기관을 만들어 예방, 대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보험협회와 기자단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보험사들은 이 법을 이용해 보험가입자를 압박하고 보험금 지급을 줄이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면서 "보험가입자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보험회사와 보험협회가 보험가입자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기자단의 해외취재를 지원하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취재단이 외유성 해외 취재를 다녀와 보험업계를 대변하는 기사를 쓰는 것은 언론 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험협회 출입기자단 간사를 맡고 있는 홍창기 <파이낸셜뉴스> 기자는 "해외 취재를 가서 열심히 취재했다, 보험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쓴다고 볼 수 있겠지만 시각에 따라서는 그렇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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