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서원호 씨.

연극배우 서원호 씨. ⓒ 남유진


연극배우 서원호 씨(29)는 목소리가 크면서도 고요하다. 앞에서 단정하게 말하는데 목소리는 극장 뒤에까지 가득 찬다. 좌중을 압도하는 목소리는 관객들이 그에게 집중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된다. 연기를 하겠다는 그의 말에 가족들은 심한 반대를 했지만, 이젠 그의 열정과 열의를 보고 지원해준다고 한다. 연극 <기묘한 이야기>에 출연 중인 서원호 씨를 만나보자. 

- 서원호 씨는 어떤 분인가요?
"저는 군대 다녀오고 연기하고 있는 배우 서원호(29)라고 합니다. 대학을 중퇴하고 연기를 시작했어요. 원래는 독립영화 쪽으로 많이 했었는데 영화 촬영을 하다 연극으로 오게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낯도 많이 가리고 소극적이어서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제 모습을 보면 지인들은 다 낯설다고 해요. 저의 이런 모습이 생소한가 봐요."

- 가족들이 연기자 활동을 지지하고 있나요?
"처음엔 부모님 반대가 너무 심했어요. 하지만 영화 촬영도 지속적으로 하고 연기를 좋아하는 제 모습에 보면서 한낱 어린 나이의 꿈이 아니었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이제는 하고 싶은 걸 해보라며 응원해 주시는 편이에요. 뭐든지 부모님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돈만 쫓았다면 아마 이 길에 있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 12살 어린 동생이 있다고 들었는데, 동생은 형을 자랑스러워하나요?
"너무 터울이 커서 아들 같은 마음이 듭니다. 지금 동생은 17살 고등학생이에요. 많이 개구쟁인데 겉모습과 다르게 속이 따뜻하고 깊은 친구예요. 그래서 더 예쁘고 귀여워요. 동생은 어색해하면서도 연극배우인 형을 배우로 많이 생각해주고, 자신 또한 배우를 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제가 아직은 섣부르니 공부에 전념하고 나중에 생각해 보자고 얘기했어요. 다른 가족, 형제들이 그렇듯 저 또한 최선을 다해서 동생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무대 위에서 서원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주변에선 목소리라고 말하세요. 편안해지기도 하고 계속 집중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고…. 처음 제가 무대에 들어가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하면 집중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굳이 매력을 꼽자면 목소리인 것 같아요."

- 무대가 좋나요?
"무대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해요. 보편적인 행복인데 저는 어떻게 이걸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 초등학교 운동회 때 100m 달리기할 때 심장이 두근거리잖아요. 딱 그 느낌이에요."

- 본인에게 있어 최고의 무대는 언제였나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형이 있는데 항상 모니터링을 해주거든요. 언젠가는 그 형이 저한테 '너 왜 혼자 연기하냐'란 소리를 하셨어요. 한마디로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거죠. 남들은 신경 안 쓰고 자기 혼자 연기한다는 말이었어요. 그 말을 듣고 너무 큰 충격이었는데 얼마 전에 그 형이 제 공연 보러 왔다가 '너 이젠 정말 다른 사람이 되었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날 공연이 제가 저를 칭찬할 수 있었던 무대였던 것 같아요."

- 출연하는 <기묘한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인가요?
"평범한 신혼부부인 요한과 수연이 있는데 우연찮게 사고가 일어나게 돼요. 여자가 죽었는데 남자가 여자를 너무 찾고 싶어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어요."

- 연극배우로 무대에 선 지 3년 됐는데 적응이 되었나요?
"아니요. 사실은 관객 분들이 너무 무서워요. 정말 관객 분들이 공연을 재밌게 보셨는지, 일부러 웃어주는 건지 그런 시선이 무섭거든요. 그분들이 있어서 제가 무대에 오르는 건데, 감사하면서 그만큼 또 무섭더라고요."

- 어떤 배우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정말 하정우, 조진웅 씨를 좋아해요. 그분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같은 길을 걸었어요. 저보다 더 힘들면 힘들었지 덜하진 않았을 거예요. 연기파 배우인 설경구, 김윤석, 송강호 씨도 다 연극으로 시작하셨어요.

제 최종적인 목표는 '다시 무대'거든요. 저같이 부족한 사람이 뭐라고 다시 무대란 곳을 생각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저는 언제나 다시 무대로 오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분야의 최고 기술자, 능력자, 최고가 되고 싶어요. 대극장 아닌 소극장에서라도 뭔가 모르는 벽이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대학로 기묘한이야기 연극배우 서원호 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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