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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빨간 벽돌집을 세종시민 누구나 찾아드는 사랑방 같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아담한 빨간 벽돌집을 세종시민 누구나 찾아드는 사랑방 같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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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에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히고설킨 고향에서는 시민운동을 하지 말라고 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의 환경운동은 곧 무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클 것이다. 지난 20년간 국책사업과 전국의 굵직굵직한 사안마다 뛰어들어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그에게도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박창재는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으로 몸담았던 중앙 조직을 떠나 고향인 세종시에 가칭 '세종환경운동연합'을 추진 중이다. 28일 오후 3시부터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조촐한 개소식을 했다. 

보증금도 없이 월세 50만 원에 얻었다는 작은 2층 단독엔 벌써 그의 손때가 묻어있다. 담장도 없는 빨간 벽돌집엔 '환경이 생명이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옥시는 진실을 감추지 마라'라는 문구도 보인다. 아담한 2층은 회의실 겸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1층 사무실도 살림집 그대로 집기만 옮겨왔다. 벽에는 금개구리와 새, 야생동물 등의 그림도 걸렸다. 

"떡은 잘 먹었다. 그런데 여기가 뭘 파는 곳이여."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노인정에 가져갔던 떡 그릇을 되돌려주시던 할머니가 묻는다. 작은 축하 화분이 들어오고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 찾아온다. 골목 영상을 찍는다던 학생들도 은근슬쩍 묻어 든다. 손님맞이에 정신이 없는 박창재 처장을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세종시 금개구리 집단 서식지 보존하는 데 앞장서겠다"

세종시에 가칭 ‘세종환경운동연합’을 창립을 위해 준비 중인 박창재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
 세종시에 가칭 ‘세종환경운동연합’을 창립을 위해 준비 중인 박창재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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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한 것인가?
"청주에서 13년, 서울에서 8년 하면서 4년 전부터 다시 청주로 갈지 아니면 고향인 세종시로 내려올지 고민을 해왔다. 청주는 시민사회의 운동이 뛰어나지만, 이곳 세종시는 환경운동의 불모지이다. 그래도 고향에서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굳히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기에 일단은 내려왔다. 비빌 언덕이나 아는 분들은 없지만, 천천히 차근차근 해나갈 생각이다.

내려와서 지역에 인사 다니느라 많은 활동을 하지 못했다. 지난 총선에선 7~8개 단체와 정책 협약식이나 공명선거, 후보초청 토론회 등 연대활동을 했었다.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온 만큼 전국적인 인맥이나 사례를 많이 아는 장점을 통해 대안과 전국토론회 등 세종시의 가장 큰 현안인 금개구리 문제를 전국적으로 이끌어 달라는 분들이 많아서 지난해 출범한 세종생태도시협의회에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회원은 어느 정도는 되나?
"환경운동은 회원조직으로 회원이 중요한 동력이자 힘인데, 바쁘게 움직이느라 아직 회원가입을 받지 못하고 있다.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회원가입에 나설 생각이다. 그리고 올해 말까지는 창립위원들을 모시고 창립 회의를 통해 세종시의 정체성과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이런 논의를 해서 탄탄한 기반으로 조직을 이끌 생각이다." 

- 사무실 운영은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올해는 사무실을 플랫폼 형태의 이용을 위해 모임과 회의, 체험 등과 함께 사무실이 없는 단체나 시민들을 위해 개방할 생각이다. 비록 작은 일반 살림집 형태지만, 많은 분이 사용하고 자원봉사, 자원활동 등을 통해서 찾도록 유도할 것이다. 특히 일반인들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서로 역할을 나눠서 활동하는 체계로 갈 생각이다."  

- 창립식은 언제쯤 할 계획인가?
"내년 꽃피는 봄에 대중적으로 많은 시민이 지지하고 성원하는 속에서 힘차게 출범할 생각이다. 남은 9개월 정도는 아주 차분하게 준비할 것이다. 회원도 300명 이상 모집할 생각이다. 생각대로만 추진된다면 환경운동연합 55번째 조직이 될 것이다."

- 어려움이 있다면?
"지금은 지역의 많은 분을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낯설고 익숙지 않아서 어렵다. 지역에서 뭘 하려고 해도 그 분야의 인맥이 넓거나 탄탄하지 않아서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넓혀갈 생각이다. 현재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는데 열심히 활동을 하게 되면 이 또한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더 할 말이 있다면?
"구도심인 조치원에 사무실을 차린 이유는 세종시 건설 과정에서 원도심이 많이 침체하고 인구도 유출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많은 분이 이곳 조치원을 '세종시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도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있다. 시작은 이곳에서 하면서 추후 환경교육이나 생태교육은 요구가 많은 신도시로 넓혀나갈 생각이다."

가칭 ‘세종환경운동연합’
 가칭 ‘세종환경운동연합’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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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환경운동연합,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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