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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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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의 화제는 단연 국민의당이었다. 지난 2월 창당할 때만 해도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10석 언저리를 얻어 결국 교섭단체를 이루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호남을 석권하고 더불어민주당(더민주)보다 많은 38석을 얻으며 원내 3당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20대 국회는 기존 양당 체제에서 3당체제로 개원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이 국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민의당은 어떻게 준비하며 20대 국회의 과제는 무엇인지 듣고자 지난 25일 국민의당 서울 마포 당사에서 김경록 대변인을 만났다. 김 대변인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안 대표가 기득권 고수? 혁신안 보면 그렇게 말 못할 것"

- 20대 국회 개원을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있어요.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해서 의미가 더 클 것 같아요.
"국민들이 그동안 거대 양당체제에 대해서 굉장히 불신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기존 정치권의 예상과 달리 국민의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도 남는 38석을 얻었습니다. 3당 체제로 만들어서 국회와 정치가 바뀌기를 바라는 열망이 총선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지지를 해준 것이 저희에게 선물을 준 것이 아니고 진짜 한번 바꿔보라는 기회를 준 것이죠. 어떻게 보면 숙제를 준 것이고 만약에 숙제를 못했을 때에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이번 국회에 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당은 이전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당인데 새로운 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새정치를 계속 주장하고 정치를 바꿔 달라고 하는 국민들 염원을 담고 있던 안철수라는 정치인이 국민의당을 만든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대표가 처음에 새정치민주연합에 들어갔을 때 그 당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당의 혁신을 가지고 당내에서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기득권에 막혀서 변화하지 못하니까 나왔거든요.

국민들이 봤을 때는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새정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인 당이에요. 물론 새정치민주연합 출신이 있죠. 그러나 일부분이라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나왔다고만 평가하기는 어렵죠. 안철수 대표로 표상되는 '정치를 바꿔야 한다' '새정치를 해야 된다'라는 시대적인 사명이 투영된 당이라고 할 수 있죠."

- "안철수 대표가 지난해 당 혁신을 가지고 노력했음에도 당내 기득권에 막혀서 나왔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2014년 대표를 했고 지난해 혁신위원장 제의를 했을 땐 거부했어요. 혁신안이 나오자 안 대표는 오히려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이었는데 기득권에 막혔다고 하는 건 납득이 안갑니다.
"질문 자체에 객관성이 없습니다. 안 대표가 기득권을 지키려 했다는 걸 인정할 수 없습니다. 안 대표가 주장했던 혁신안을 보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당시 대표도 안 대표의 혁신안에 동의했지만 그 이후 그 혁신안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요."

- 20대 국회의 과제는 무엇이라 보세요?
"20대 국회의 가장 큰 과제는 지금 민생이 어려우니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해야 될 거예요.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가 굉장히 침체기짆아요. 그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미래를 내다보고 대한민국 경제를 어떻게 다시 살릴 수 있느냐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세 번째는 앞의 답변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 최근에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서 봤듯이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어떤 일자리를 갖고 일할 수 있을지 모르는 거거든요.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도 어떤 미래 먹거리를 가지고 나가야 될지 고민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하죠. 그 다음에 가장 큰 과제는 지금까지 정치가 계속 비판받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데 일하는 국회, 정치가 국민들에게 문제가 되고 머리 아픈 존재가 아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봅니다."

"호남홀대론 주장하지 않았고, 선거에 영향 미치지도 않아"

-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었어요. 물론 정당득표율에서 더불어를 제치고 26.7%를 얻었지만, 지역구 대부분이 호남이라서 지역당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요. 특히 국민의당 내에서도 '호남자민련'이면 어떠냐는 주장과 '호남자민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저는 일단 '호남자민련'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단어를 더민주에서 썼는데 사용해선 안 되는 용어입니다. 호남지역에서 우리 당선인들이 많이 나왔지만, 정당득표율을 보면 서울이나 경기, 인천에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대구, 경북에서도 굉장히 많이 나왔습니다. 부산에서도 20%가 넘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전국정당으로서의 기틀을 갖췄다고 봅니다. 창당 두 달밖에 안 된 정당이 그만큼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건 전국적으로 어느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기존 양당 구조에 대한 불신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당에 지지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또 앞으로 대선까지 가는 데 있어서 호남이라는 지역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현재 대부분 대권후보가 영남 아니겠습니까? 영남은 어떻게 보면 표가 분산될 수 있고 특히 야권에서는 호남이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크게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호남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호남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들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개혁적이고 진보적이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데 선도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호남의 정치적인 판단을 폄하할 것이 아니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봅니다. 다른 지역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치적으로 보면 이번 대선까지 가는 과정에서 호남의 선택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당 지지율이 높았던 이유는 하나는 어차피 거대 양당은 찍을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작은 당이라도 키워주자는 의미도 있었다고 보는데.
"일단 기존 거대 양당이 주도했던 정치에 대한 환멸, 불신이 굉장히 크죠. 국민의당이 거대 양당에 대한 불신의 반사이익을 본 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국민의당이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못 줬으면 그런 지지율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희망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당을 지지했죠."

-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참여정부의 호남 홀대론을 주장했잖아요. 그러나 호남민이 참여정부를 지지한 건 영남이 자신들 지역을 위해 지지하듯 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지지한 것이죠. 그런데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면 호남도 영남처럼 자신들 지역 발전을 위해 지지했나 하는 생각이 들던데.
"'호남 홀대론'을 저희가 주장하지는 않았습니다. 호남지역 민심이 이미 그렇게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더민주의 호남 홀대론이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더민주를 이기는 데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기보다는 저는 다른 부분이 더 크다고 봅니다. 더민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겠다는 것이 크지, 호남 홀대론을 저희가 주장하지도 않았고 큰 영향을 미쳤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 더민주로 정권교체가 어렵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하셨는데 그보다는 야성이 없기 때문이죠. 더민주는 뭘 하다가 흐지부지하는 건데 그런 면에서 국민의당이 야성이 있나 생각하면 동의하기 어려워요.
"더민주가 이번 총선 때 의석수는 많았지만, 수권정당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한 건, 자기의 정체성을 잊은 것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정책에 대해 국회에서 여당과 싸울 때나 어떤 현안이 터졌을 때 항상 하는 척만 했던 겁니다. 하는 척한 것이고 끝까지 자기들의 정치 생명을 걸어서라도 꼭 뭔가 이뤄야 할 과제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내지 못한 것이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고 하면서 격차 문제에 대해서 정치생명을 내놓고 싸우는 거 보셨습니까? 호남 홀대론이라고 하셨는데, 광주가 전국 광역시도 중에 총생산이 15등입니다. 대구가 16등이고. 수도권과의 여러 가지 격차가 있죠, 경제적인 격차, 교육적인 격차, 문화적인 격차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해소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다른 문제들이 일어났을 때도 척만 했지 진짜로 국민들을 위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못해서 불신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 부분에 대한 책임에서 국민의당이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앞서도 말했지만, 국민의당 의원 대부분이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정부·여당 비판보다는 친노 탓만 했고 장외 집회도 반대했는데.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정치권이 광장으로 나가는 것은 저는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의회 민주주의에서 정당이 해야 될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거라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가는 것도 정당이 자기들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광장으로 나가는 겁니다. 왜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가야 하는 겁니까? 정치권이 문제가 터졌을 때 국회에서 정부와 이야기를 하고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해결을 잘했으면 국민들이 안 나가도 되는 겁니다.

세월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에서 열심히 야당답게 싸워서 그런 것들을 쟁취해 내고 세월호 조사도 제대로 되게 하는 게 정당의 역할이지 밖에 나가서 장외 집회하는 것이 정당의 역할이 아닙니다."

"진보냐 보수냐는 이분법으로 물으면 정체성 이야기 못해"

국민의당 천정배, 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당 천정배, 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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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의 취약점은 색깔이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진보냐 보수 양자택일로 가는 건 좋아 보이지 않아요. 그러나 기본적인 노선과 색깔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보이지 않아요.
"저는 색깔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현안에 대해서 무슨 문제가 터져 나왔을 때 다른 당에 비해서 국민의당이 잘하는 것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책, 대안까지 정확하게 제시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이 색깔이 있는 것이지, 이념적인 진보냐 보수냐 하는 잣대를 가지고 색깔을 따지면, 굉장히 다원화된 대한민국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뛰어넘는 게 국민의당이 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정치권 전체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도 기본적인 노선과 색깔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지금까지 현안에 대해서, 문제에 대해서 답을 못한 것이 있습니까? 답을 다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 안보적인 문제, 대북관계의 문제, 외교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념적인 잣대로 보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비판하기 위한 비판이에요. 저는 그런 프레임에 갇히는 순간 정치가 다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로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정체성은 뭔가요?
"앞서 정체성 질문에서 이야기하신 진보냐 보수냐는 이분법적으로 정체성을 물으면 정체성을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 당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국회, 정치를 바꾸고 국민들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이야기했고 경제문제 안보문제 등에 대해서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정체성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과거의 틀로 진보냐 보수냐, 그 틀로 보면 정체성이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틀로 계속해서 싸웠기 때문에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겁니다, 정치가. 그런 이념적인 잣대에서 벗어나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국민의당에 지지를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 총선 후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의 연정 내지 합당까지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지난 18일 안철수 대표는 새누리당과 연정은 없다면서도 새누리당 '비박 의원' 중에 탈당하면 받아 줄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계속해서 말씀을 드렸는데, 이 당은 합리적인 보수, 생산적 진보 세력을 품어 안는 정당이 되겠다고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새누리당 비박 의원 중에서 탈당하면 받아들이겠다는 게 아니라, 새누리당의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성향 인사들이 만약에 온다면 받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의당이 창당하는 과정에서부터 일관된 기준입니다. 그리고 새누리당과의 연정, 지금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새누리당과는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연정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20대 국회가 개원하는데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서 단순한 '캐스팅보터'가 아닌 우리 대한민국 국회를 바꾸고 일하는 국회로 바꾸고 정치를 바꾸는 데 선도 정당으로서 역할을 열심히 하고자 하니 관심 깊게 봐주시고 성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그:#김경록, #국민의당,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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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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