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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포스터
 행사 포스터
ⓒ 언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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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당수였던 조봉암(1858-1959) 선생이 '평화통일'을 주장하다가 '빨갱이'로 몰려 무고하게 사형을 당한지가 67년이나 되어 간다. 지난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진보당 사건이 조작되었음을 진실규명하고 국가의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독립유공자 인정, 판결에 대한 재심 등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3년 후인 지난 2011년, 조봉암 선생이 이승만에게 억울하게 사형 집행 당한 후 52년 만에 열린 대법원 재심에서 조봉암 선생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국가보훈처는 아직도 조봉암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임을위한행진곡'도 마찬가지다. 북한에서 이 노래의 음을 연극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박근혜정권과 국가보훈처는 이 노래를 '종북노래'로 보고 있다. 너무나 시대착오 적인 한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것을 대한민국에서도 사용하고 있으면 종북'이라는 박근혜 정권의 논리대로 라면 '조선일보'와 'TV조선'도 종북언론 아닌가? '조선인민공화국'의 국호를 언론사 이름으로 당당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도대체 너무나 유치하고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안정애 박사는 '2016여성평화걷기대회' 실행위원장이자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대표다. 조봉암 선생이 '평화통일'을 주장하다가 죄 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지가 70년이 가까워 오지만 지금 우리사회 이른바 보수단체들의 의식은 1950년대 후반에서 정지하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 분단극복과 평화를 기원하는 한국여성들의 순수 행사를 우리나라 일부 보수단체들은 '북한의 대남공작'이라고 여전히 매도하고 있다. '평화'라는 단어를 견디지 못하는 이 보수단체들의 모습이 너무나 한심하고 처량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평화롭게 걷자'는 몇 몇 여성단체들의 행사가 이 보수단체들은 그렇게 무서운가 묻고 싶다. 1950년대 후반에 의식이 멈춰버린 보수단체들 때문에 지금도 '종북' 타령을 겪고 있는 안정애 박사와 지난 1주일간 국제전화와 이메일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여 싣는다.

행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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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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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여성평화걷기'가 오는 5월 28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개최되는데 행사 취지, 목적과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이 행사는 한반도 분단극복과 평화를 기원하는 한국여성들의 순수 행사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유럽에서 시작된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한반도의 분단극복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1997년부터 국내평화여성단체들이 기념해 왔다.

지난 1991년-1992년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에서 남북여성들은 판문점을 넘나들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분단장벽을 넘는 역사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2015년엔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15개국에서 온 30명의 국제여성지도자들이 한국전쟁종결을 위해 북에서 남으로 DMZ을 종단하는 평화걷기를 했다.

이 발걸음을 이어 우리는 수백만 남북의 가족을 헤어지게 만든 비극의 땅 비무장지대(DMZ)가 상생과 치유의 땅으로 다시 살아나도록 힘을 모으고자 한다. 이 힘들이 전 세계로 확산되어 한반도의 대결과 분열 구도를 화해와 협력, 대화의 구도로 바꾸기를 희망하여 2016 여성평화걷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한반도가 미래세대의 안정과 세계평화의 주춧돌이 되도록 생명, 평화, 상생의 땅을 만드는 것, 전쟁 없는 땅을 만드는 것, 이것이 평화걷기를 하는 이유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기념 '여성평화 심포지움'(5월 24일. 프란치스코 회관)
2) 2016 여성평화걷기(5월 28일. 토. 09:00-12:30. 임진각 일대 생태 탐방로와 평화누리길 일부 구간 6km(흰색 상의 착용. 각자 구호 준비) 걷기. 평화합창단과 풍물패 공연, 평화플래시몹 등.

안정애 박사
 안정애 박사
ⓒ 안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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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들이 위 행사에 참여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아래 우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시면 된다. www.wpwalk.kr."

- 평화를만드는여성회(아래 평화여성회) 대표를 맡고 계신데 평화여성회는 어떤 단체인가?
"평화여성회는 지난 1997년 3월 28일에 창립되어서 내년 2017년 20주년이 된다. "여성의 힘으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고 나아가 아시아와 전세계의 평화를 만들어 나가자"며 고 이우정 선생(1923-2002)이 중심이 되어 창립되었다.

여성평화운동단체로 출발한 것이다. 여성이 분단의 최대 피해자임을 전제로 평화로운 민족공동체 건설, 정의로운 세계질서 만들기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자주적 민족통일과 무력분쟁, 갈등해결에 여성의 평등한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이런 취지에서 북한의 임산모, 수유모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남북여성교류, 반전반핵 운동, 반군사주의 운동, 군사비 삭감운동, 전쟁반대 운동, 국제평화단체 연대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 평화여성회가 '2016 여성평화걷기' 행사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
"지난해부터 평화여성회가 '2016 여성평화걷기' 한국위원회 실행위원 단체로 참가하게 되었다. 평화여성회 창립자 고 이우정 선생이 지난 1991-1992년 판문점을 걸어서 통과하신 역사가 있다.

그래서 여성의 힘으로 분단을 극복하자는 우리 평화여성회 창립이념이 2016 여성평화걷기 행사에 부합하다고 판단을 내려서 합류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평화여성회가 참여하고 있고 올해부터 내가 2016 여성평화걷기 한국위원회의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 '2016 여성평화걷기'는 어떤 단체이고 그동안 무슨 활동을 해왔는가?
"한국평화여성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지속적인 걷기 행사를 위해 지난 3월 10일에 첫 모임을 가진 후 수십 차례의 심포지엄, 걷기행사 관련 회의 진행. 공동대표 2인, 실행위원회의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 평화여성회를 포함 총 29개 다음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YWCA연합회, 경기여성네트워크 (경기여성단체연합,경기여성단체협의회, 경기여성연대, 경기자주여성연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파주민족화해센터, 문화세상이프토피아, 고양파주여성민우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주여성인권센터, 너머서 ,어린이어깨동무, 여성역사포럼 ,이화민주동우회, 에큐메니칼청년네트워크, 21세기서울여성회, 새로운백년을여는통일의병(수도권본부), 세계교회협의회, 젠더정치연구소여세연, 참여연대, 충남성평등교육문화센터, 평화어머니회,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여성위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갈등을 야기 시키는 구태는 없어져야"

- 일부보수단체들이 '2016 여성평화걷기' 행사에 대해 '북한 대남공작'이라고 매도하는 근거나 이유가 있나?
"최근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몇몇 보수단체들이 사실과 다른 발언으로 우리 행사의 순수성을 왜곡하고 있다. 지난해의 2015 WomenCrossDMZ (아래 WCD)행사는 한국정부의 공식 승인 하에 많은 시민들의 후원과 참여로 이루어진 행사였다.

국제여성지도자들은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을 촉구하며 여성이 모든 수준의 평화건설 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해 DMZ을 종단했고 이는 국내외 여성평화운동에 많은 관심과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최근 우익보수단체들의 기자회견에 참여한 미국인 로렌스 펙은 "WCD 행사 기획자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이 주 유엔 북한대표부의 박철이라는 공작원의 지령에 따라 기획했다'는 내용을 구체적 증거 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안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전하며, 현재 WCD국제대표단은 소송을 준비 중이다. 사실 여부는 곧 미국 재판정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여성평화걷기가 이름만 바꾼 급조된 단체라는 주장 또한 확인되지 않은 '설'에 기초한 전형적인 '종북' '친북'몰이 행태다. 여성평화걷기는 지난 해 8월부터 준비위를 구성하였고 올해 3월 시민단체들로 조직위원회를 구성, 한국의 여성평화시민단체들이 새롭게 주축이 된다는 의미로 '2016여성평화걷기'로 명명, 순수 민간인 평화걷기 행사로 준비해 왔다.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확인조차 거치지 않고 로렌스 펙의 잘못된 정보에 맹목적으로 동조하여 급조한 지난 5월 3일 우익보수단체들의 기자회견 내용은 한국여성평화시민단체들의 주체성과 자립성을 심각하게 폄하하는 행태다.

또한 이 행사를 기획 주도한 주최자대부분이 북한추종자라고 명명한 여성들(크리스틴 안, 정연진, 박혜정, 김반아, 정현경)은 이번 평화걷기의 주최가 아님에도 계속 억지주장을 하며 이화여대 총장과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고발하겠다고 협박을 하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은 최소한의 상식과 도덕도 갖추지 못한 자유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위를 보여주고 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갈등을 야기 시키는 이러한 구태는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지라도 상호존중과 배려가 함께하는 성숙한 시민운동이 뿌리내리길 희망한다."

- 이런 보수단체들의 비난에 대해 '2016여성평화걷기'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WCD 국제대표단은 미국에서 지금 소송을 검토 중에 있고 그래서 헌법학자 등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 2016 여성걷기조직위원회는 수구단체들의 잘못된 기사에 대한 기사 정정 요청과 계속 문제가 발생할 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검토 중이다."

- '2016여성평화걷기'가 그동안 이룩한 주요성과는 무엇이라고 평가하는가?
"한반도 분단과 전쟁, 비무장지대의 설정 등은 한반도의 모든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을 피해자로 만들었다. 분단의 최대 피해자인 여성은 이젠 더 이상 희생자로 머무르지 않고, 변화를 만들고 한반도 평화를 적극 추동해 내는 주체로 설 것이다.

갈등과 대립의 장소이자 깊은 상처와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한 DMZ는 여성인 우리가 건널 수 있어야 한다. DMZ를 치유와 희망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분단과 전쟁 없는 한국의 미래를 위해 여성들이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걸어 나갈 것이다. 이미 수많은 여성단체들이 이에 뜻을 함께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좀 더 확대된 여성평화운동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안정애 박사, 오른쪽 2번째
 안정애 박사, 오른쪽 2번째
ⓒ 안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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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평화여성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보람과 한계는?
"보람은 지난 2015년 1월 25일 대표로 취임하면서 2015 WCD 행사에 실행단체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난 해 남북분단 70주년 프로젝트로 '여성의 목소리 듣기/기록하기' 등의 행사를 개최했다.

그 행사에서 그동안 역사적인 주체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분단 피해 여성들-기지촌여성, 월남민 여성, 한국전쟁기 민간인집단학살사건 생존 여성, 70-80년대 여성노동자 등을 초청하여 원탁회의토론회를 진행한 것이다.

한계는 아직도 여성평화운동이 풀뿌리운동 차원에서 전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좀 더 확대된 여성평화운동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2015 WCD행사 참여자 리마 보위(리베리아,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말을 소개하며 인터뷰를 마치고 싶다."

"저는 한반도의 갈등과 다른 전 세계의 갈등에 인간성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 연대하는 마음에서 걷습니다. 저는 평화와 단결을 위해 걷습니다. 저는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세상을 바로잡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굳게 믿기 때문에 걷습니다.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가 세계를 바꿉니다."

안정애 박사
인하대, 한양대 등에서 정치학, 국제정치론, 젠더 정치학 등 강의. 국방부 국방군사연구소 연구원.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2과장- 실미도 사건, 삼청교육대 사건, 재일동포간첩단조작의혹사건 등 조사.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팀장-한국전쟁기 군경에 의한 민간인집단학살사건(거제도 사건, 산청함양 사건) 조사. 2002년부터 평화여성회 회원, 정책위원 등으로 활동.
2015. 1. 25. 평화여성회 대표 취임.




태그:#안정애, #여성, #퍙화, #걷기,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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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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