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와 NPB에서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군림했던 '끝판 대장'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끝판 행진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시즌부터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구원투수로 자리 잡아가는 오승환의 상황과 소속 팀 구원투수들의 최근 동향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24일(아래 한국 시각)까지만 해도 오승환이 실점한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4월 21일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인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2안타 1볼넷을 엮어 2실점 한 경기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날을 제외하고(2.08) 평균 자책점이 2점대로 올라간 적이 없었다.

그리고 오승환은 5월 첫 등판에서 안타 2개로 1실점 한 것을 마지막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오승환의 평균 자책점은 1.14까지 내려온 상태다. 메이저리그에서 20경기 이상 등판한 구원투수 중에서 평균 자책점 4위이며, 20경기 이상 20이닝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3위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32개로 구원투수 부문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10세이브 이상 올린 마무리투수 중 탈삼진이 가장 많은 크레이그 킴브렐(보스턴 레드삭스)이 31개인 점을 고려하면 오승환은 특급 마무리들보다도 더 많은 탈삼진을 뽑아내고 있는 셈이다. 다만 때에 따라 등판 상황이 달라 오승환의 홀드는 6개에 그친 점이 아쉽다.

압도적인 오승환, 드러나는 로젠탈의 불안 요소

준비 완료 미국 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오승환이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공식훈련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준비 완료 미국 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오승환이 지난 2월 25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공식훈련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2014년부터 카디널스의 주전 마무리를 맡았던 트레버 로젠탈은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예년보다 피안타율이 급격히 상승하며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에서 무려 1.80까지 상승하는 불안한 요소가 노출됐다.

2009년 여름 21라운드 639번 지명을 받았던 로젠탈은 본래 선발 자원으로 육성되던 선수였다. 루키 리그에선 주로 구원투수로만 등판했지만 2011년 싱글A 단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수업을 받았다. 2011년과 2012년 마이너리그에서 로젠탈은 선발로만 등판했으며 완투도 한 차례 기록했다.

그리고 2012년 로젠탈은 드디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로젠탈은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면서 선발에서 다시 불펜으로 전환했다. 토니 라 루사(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CBO) 감독 시대부터 카디널스는 일부 선발 유망주들의 보호를 위해 몇 년 동안 구원투수로 활용한 뒤 선발로 전환하는 육성 방식에 따른 것이었다.

실제로 카디널스의 베테랑 선발투수 애덤 웨인라이트도 2006년 구원투수로 첫 번째 풀 타임 시즌을 보냈다. 이후 2007년 선발로 전환한 첫 시즌에 200이닝을 넘기는 등 성공적인 선발 정착에 성공했다.

2012년 로젠탈이 메이저리그에 승격될 때만 해도 로젠탈은 구원투수로 1시즌 정도만 거친 뒤 선발로 전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로젠탈이 첫 번째 풀 타임 메이저리그 시즌인 2013년 74경기 75.1이닝에서 무려 10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그러자 카디널스는 2014년부터 로젠탈을 주전 마무리로 활용하게 되었다. 로젠탈의 마무리 첫 시즌인 2014년, 로젠탈의 평균 자책점은 3.20으로 마무리치고 다소 높았으며 세이브 실패도 6회나 되었다. 이닝 당 탈삼진 비율도 떨어졌다(70.1이닝 87탈삼진).

풀 타임 마무리 두 번째 시즌인 2015년, 로젠탈은 평균 자책점은 2.10으로 내리고, 블론 세이브가 3회로 줄였다. 탈삼진 비율은 68.2이닝 83탈삼진으로 2014년과 비슷했지만, 피안타율이 2014년 0.223, 2015년 0.238로 마무리 중 다소 높았다.

그리고 2016년, 로젠탈의 우려하던 요소가 점점 노출되고 있다. 평균 자책점이 2.40이고 블론 세이브도 1회로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경기 운영에 있어 너무나 급격히 불안해졌다. 피안타율이 무려 0.259까지 상승하면서 WHIP도 전년 1.27에서 1.80까지 크게 뛰었다.

임시 마무리 또는 마무리 교체설 흘러나오는 카디널스

 지난 2012년 10월 10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 트레버 로젠탈이 공을 뿌리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10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 트레버 로젠탈이 공을 뿌리고 있다. ⓒ 위키피디아(Keith Allison)


사실 0.259의 피안타율과 1.80의 WHIP는 선발투수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결코 안정적이지 못한 지표다. 더군다나 박빙의 승부가 대부분인 세이브 상황에서는 장타 한 방만 맞아도 경기가 뒤집힐 위험이 있는 만큼 로젠탈의 피안타 및 출루 허용은 안심할 수 없다.

시즌 초반이던 4월 14일, 로젠탈은 홈런 한 방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물론 세이브 상황이 아니긴 했지만, 볼넷도 2개나 내줬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날 큼지막한 첫 실점으로 평균 자책점이 4.50까지 상승했던 로젠탈은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5월 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안타 2개를 맞으며 간신히 이닝을 막아낸 시점부터 로젠탈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음 등판이었던 8일 경기에서 비자책이긴 했지만, 실점을 통해 팀의 승리를 날리는 블론 세이브를 만들었다. 팀이 다시 점수를 내면서 구원승은 했지만 쑥스러운 장면이었다.

다시 안정되는가 했던 로젠탈은 22일 급격히 흔들렸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지만 1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 하면서 평균 자책점이 1.38에서 2.57까지 크게 치솟았다. 평균 자책점은 그렇다 쳐도 이 한 경기로 인하여 피안타율도 0.191에서 0.241까지 껑충 뛰었다.

이 때문에 최근 ESPN 등 일부 언론에서 카디널스의 마무리 교체 가능성을 띄우고 있는 상태다. 최근 로젠탈이 크게 얻어맞은 뒤 "오승환이 마무리투수로 사용 가능한 옵션"이라고 언급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오승환의 속구 구속은 평균 시속 148km 정도로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약간 낮다(149km). 하지만 속구의 회전이 무려 평균 2320회나 된다(메이저리그 평균 2241회). 공의 회전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공의 초속과 종속의 차이가 작다.

이 때문에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도 공이 살짝 떠오르는 느낌을 받으면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다. 오승환의 속구를 뒷받침하는 슬라이더까지 더욱 예리하게 떨어지면서 오승환이 던진 공 중 5분의 1가량이 헛스윙이 되었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 역시 로젠탈에게 휴식을 주고 오승환이나 케빈 시그리스트를 활용할 수도 있음을 언급했다. 다만 24일 경기에서는 여전히 선발투수 웨인라이트(6이닝)에 이어 오승환(7회)-시그리스트(8회)-로젠탈(9회) 순으로 등판했다. 시그리스트는 올 시즌 20경기에서 4승 무패 2홀드 1세이브(1블론)에 평균 자책점 2.50을 기록하고 있다(24일 기준).

당시 경기에선 오승환이 2점 차로 뒤진 상태에서 등판했다. 로젠탈이 9회 초까지 투구를 마친 뒤 팀에서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로젠탈은 행운의 구원승을 챙겼다. 그래서 향후 경기에서 세이브 상황이 될 경우 오승환과 시그리스트 그리고 로젠탈 중 어떤 선수가 마무리로 등판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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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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