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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성향의 보수 단체 자유경제원이 지난 4월 개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입선 작품 두 편의 저자를 고소했다. 이들이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을 풍자하는 내용을 몰래 담아 공모에 응했다는 이유다.

지난 23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당시 공모전에서 '우남찬가'라는 제목의 시로 최우수상에 입선한 장민호씨의 글이 게시됐다. 장씨는 이 글에서 "지난 11일, 서울마포경찰서로부터 '우남찬가' 관련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문자를 받았으며, 17일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소장이 도착했다"라고 밝혔다.

장씨가 공개한 고소장 내용에 따르면 자유경제원은 장씨에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정통망법 위반(명예훼손), 사기'로, 공모전을 여는 데 들어간 비용 등 손해배상금 5699만 6090원을 요구했다.

자유경제원 측은 고소장에서 "장 씨가 쓴 시는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공모전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됐다"라며 "장 씨의 공모전 이후 행적을 살펴보면 의도적으로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시를 짓고 응모한 것이 명백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장씨는 "'우남찬가'는 가로로 읽으면 이승만이라는 인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세로로 읽으면 그의 과오를 강하게 비판하는 '세로드립' 문학적 장치를 살린 예술작품"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양극적 평가를 받는 이승만 선생의 명암을 한 작품에 드러내는 다각적인 구성을 통해, 합당한 칭송과 건전한 비판을 동시에 담아낸 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장씨는 "시를 공모전에 응모한 것은 그 어떤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행위"라며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에 의거, 공모전의 의도에 합당한 작품을 출품했다"라고 목말했다. 이어 "작품의 문학적 장치를 발견하지 못한 심사위원의 판단 미숙으로 발생한 사태의 책임은 공모전 측에 있다"라며 "세로획에서 드러나는 단어만 집착하지 말고 가로획도 읽어보라"라고 밝혔다.

장씨는 현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 변호를 요청했고, 자유경제원은 장씨 외에도 'To the Promised Land'라는 제목의 시를 출품한 이아무개씨를 같은 명목으로 고소했다.

장씨가 출품한 '우남찬가'는 가로로 읽으면 이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내용이지만 각행의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친일인사고용', '한강다리폭파' 등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씨의 'To the Promised Land' 역시 같은 방식으로 'NiGA GARA WAWAII(니가 가라 하와이)'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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