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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군내 생산 일부 농산물의 최저가격을 보장해 주기 위해 마련한 조례가 빛을 보기도 전에 정부에 의해 발목이 잡힐 전망이다.

민선6기 황선봉 군수는 취임 뒤 농산물최저생산비보장 공약실천을 위해 2014년 12월 '예산군농특산물 가격안정기금 설치와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2010년에 제정됐지만 유명무실했던 '예산군농산물 최저생산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보완해 새롭게 만든 것.

새 조례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의 도매시장 가격이 최저가격 이하로 떨어졌을 때 지자체가 최저값과의 차액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을 적립한다는 내용이다. 즉, 농민들이 최소한의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도록 도와줘 사기진작과 영농의 지속성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우선지원대상은 무, 배추, 고추, 쪽파, 수박이며 오는 2018년부터 첫 지원을 한다. 현재 기금은 26억원이 조성됐으며 2019년까지 50억원 조성 목표다.

그런데 예산군과 같이 지역농산물 최저가격을 보장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지자체가 늘어나자 정부가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유는 정부의 농축산물 수급조절정책에 반한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월 20일 세종청사에서 최저가격조례와 관련해 각시군 관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농식품부가 각 지자체가 제정한 최저가격보장조례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내용은 "가격보장에 따른 과잉생산 유발과 그로 인해 시장가격이 떨어져 또 다른 지역농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또 정부의 농산물수급조절정책에 혼란을 초래하며, 직접적인 가격지지는 WTO 기준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는 "정부정책에 따라 달라"는 당부를 위해 마련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각 시군이 마련한 조례를 무력화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막대한 예산과 사업배정권한이 있는 정부부처의 눈밖에 나면서까지 소신을 지킬 간큰 지자체는 없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공무원은 <무한정보>와의 전화통화에서 "2013년도만 해도 조례를 만든 지자체가 10곳 안쪽이었는데 2년새 30~40곳으로 늘었다. 솔직히 (지자체장들의) 포퓰리즘적인 성격도 있다고 본다. 정부 입장은 전체를 보고 물량을 조절해 가격안정을 추구하는데 지자체에서 최저값 보장을 해 줄 경우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만약 정부방침에 따르지 않고 자체적으로 최저가격을 지원하는 지자체는 정부지원을 끊을 수밖에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5월 중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6월 초에 각 시군에 농산물최저가격보장조례에 대한 운영지침을 시달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무능한 농업정책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농 김영호 의장은 "지자체가 무슨 큰 돈이 있어 공급과잉을 불러올 정도로 최저가격을 지원하겠냐. 중앙정부가 너무 신경을 안쓰니까 지자체가 안타까워 '맛보기'라도 하겠다고 하는데 그것마저 못하게 한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이게 한국농정의 현주소다"고 어이없어했다.

김 의장은 이어 '정부가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을 추구하는 바람에 식량자급률이 20%대인 나라에서 농민들이 피땀으로 지은 농산물이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정부가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도 시행 등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정책을 펴면 돈도 없는 지자체가 무엇 때문에 조례까지 만들어 지원하겠냐"고 정부정책을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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