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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치바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장이 2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과 면담을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류치바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장이 2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과 면담을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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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인 류치바오(63, 유기보) 중앙선전부장이 "여전히 전통 미디어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류치바오 부장은 23일 오전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차 한중고위언론인포럼'에 참석해 "신문, 통신사, 방송사 등 전통 미디어는 여전히 권위성 있는 정보의 중요한 제공자이자 전파자이다"라며 "그 권위성과 공신력은 대체불가하다"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SNS(사회연결망서비스), 모바일 등 뉴미디어를 통한 정보와 여론의 확산으로 인해 중국 정부의 언론통제가 제약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의 핵심 인사가 전통미디어의 역할과 권위를 적극적으로 부각시킨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통 미디어의 권위성과 공신력은 대체불가하다"

류 부장은 이날 한중고위언론인포럼 주제연설에서 현재의 미디어 상황을 언급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중은 미디어 판도 변화의 도전과 자체 발전 방식 전환의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 특히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은 정보 전달 방식과 언론 생성방식을 크게 변화시켰으며 미디어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짚었다.

류 부장은 "인터넷시대에 들어서면서 신흥 미디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전통 미디어가 독주하던 시대는 마감되었다"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오랜 전통을 가진 미디어는 생존 위기에 직면하였고, 심지어 파산의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이어 류 부장은 "따라서 일부 사람들은 전통 미디어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한다"라며 "하지만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일갈했다.

류 부장은 "전통 미디어는 장기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사통팔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라며 "또한 엄격하고 규범화된 뉴스 취재와 편집 프로세스, 전문적이고 수준이 높은 뉴스 취재팀을 가지고 있어 그 권위성과 공신력은 대체 불가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류 부장은 "신문, 통신사, 방송사 등 전통 미디어는 여전히 사람들이 신뢰하는 권위성 있는 정보 취득 경로"이자 "정보의 제공자.전파자"라고 주장했다.

전통 미디어의 권위성과 공신력을 강조한 류 부장의 연설 내용은 중국 관영 언론의 합리화로 이어졌다.  그는 "중국으로 놓고 말하면 전통 주류 미디어는 고도의 사회적 책임을 갖고 전문성의 우세를 발휘하며 제때에 사회적 관심에 답하며 민중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기 때문에 민중들로부터 광범위한 신뢰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류 부장은 "특히 일부 특별한 사건에 대해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고 많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민중들은 전통 주류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고 하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고 한다"라며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예견할 수 있는 시기 내에 전통 미디어에 대한 우리의 자신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부장은 "<인민일보>, 신화사, 중앙방송(CCTV), 중국 국제라디오방송은 모두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글로벌 미디어다"라며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는 친구의 말을 빈다면 CNN, BBC가 있는 곳에는 CCTV가 있고 신화사가 있다"라고 '자찬'했다.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융합적 발전 추진, 인터넷 기술로 종이 대체"

다만 류 부장은 뉴미디어의 발전을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전통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융합적인 발전"이 중요하다 강조했다.

류 부장은 "뉴미디어의 급속한 발전 추세에 직면하여 우리는 기본적인 판단이 있다"라며 "즉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는 하나가 있으면 다른 하나가 없어지는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 일정한 조건하에서 같이 발전하는 관계다"라고 말했다.

류 부장은 "우리는 아직도 '신문'이란 두 개 부분, (즉) 하나는 보도하는 것(報)과 다른 하나는 종이(紙)라고 생각한다"라며 "'보도하는 것'은 전파되는 내용이고, '종이'는 전파의 매개체이다, '보도하는 것'은 항상 필요한 것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변하는 건 '종이'일 뿐이다"라고 미디어의 본질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어 류 부장은 "이런 인식에 입각해 최근 저희들은 대대적으로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융합적인 발전을 추진시켰으며 인터넷 기술로 '종이'를 대체하였고, (이를 통해) 뉴스를 더 잘 생산하고 전파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류 부장은 "우리는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장점을 상호보완하여 함께 발전해 나가도록 하며, 콘텐츠 건설을 기본으로 선진적인 기술로 취재, 편집, 전파, 관체체제 등 분야에서 깊이 있는 융합을 추진해 융합된 기자, 융합된 편집자, 융합된 관리자들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류 부장은 "전통 미디어에 뉴미디어의 기술 우세와 전파의 우세를 융합시킨 다음 전통 미디어도 새로운 생명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전파력과 영향력도 크게 향상되어 참신한 주류 미디어로 거듭날 수 있었다"라며 그 근거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이용자가 100만 명에서 1억 명으로 늘었다는 사실을 들었다. 

'공청단 핵심' 류치바오 부장, 차기 상무위원 물망

1953년 안후이성에서 태어난 류 부장은 안후이사범대를 졸업한 뒤 안후이성 선전부장, 공청단(중국공산주의청년단) 중앙서기처 서기, <인민일보> 부총편집인, 국무원 부비서장, 광시장족 자치구 총서기, 쓰촨성 서기를 거쳐 지난 2012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중앙선전부장에 올랐다. 그는 공청단의 핵심 메버로 알려졌다.

중앙정치국 위원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 서열 25위 안에 드는 권력이고, 중앙선전부장은 언론, 미디어, 출판물, 영화 등을 통제.관리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열도 실시한다. 류 부장은 왕양 부총리와 후춘화 광둥성 서기, 리위안차오 국가 부주석 등과 함께 차기 상무위원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지난 2008년 이장춘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한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접견하면서 '양국 이해증진을 위해 양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을 계기로 한중고위언론인포럼(중한매체고급대화)이 지난 2009년 출범했다. 올해까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총 8차례 열렸다.

제8차 한중언론인포럼에서는 한국측 대표단으로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과 이하경 <중앙일보> 논설주간, 김세형 <매일경제> 주필, 김인영 KBS 보도본부장, 김장겸 MBC 보도본부장,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 이선근 연합인포맥스 사장, 이용식 <문화일보> 논설실장, 이홍렬 YTN 상무, 장현규 SBS 논설실장, 정규재 <한국경제> 주필, 정석구 <한겨레> 편집인, 지해범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한우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이 참여했다.

중국측 대표단으로는 노신녕 <인민일보> 부총편집장, 주종민 신화사 부총편집장, 심위성 <광명일보> 부총편집장, 왕화 <중국일보> 부총편집장, 중앙인민라디오방송국 부총편집장, 손옥성 중앙방송국 부국장, 호방성 중국국제라디오방송국 부국장, 유소청 <중국신문> 부총편집장, 우일병 인민망 총재, 호석진 <환구시보> 총편집장, 장철주 <참고소식> 총편집장, 정평 신화망 부총재, 전위 양쓰왕(중국 인터넷 웹사이트) 총경리 겸 총 편집장, 왕효휘 중국만 총편집장, 풍호남 선전부 국제연락국 간부가 참여했다


태그:#류치바오, #한중고위언론인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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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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