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보기] 정병국 "보수정당엔 분당의 DNA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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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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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지탄받는 행위를 한 거예요. 계파로 구분하고,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에 쓴소리하는 사람은 (비대위 인선이) 안 된다는 꼴이 된 거잖아요. 민심을 대변하는 소리를 용기 있게 했던 사람들은 안 된다고 하면 국민이 받아들이겠어요?"

20일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 출연한 정병국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날 오전에 열렸던 새누리당 중진연석회의 소식과 당내 현안들을 전했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중진연석회의를 열었다.

정 의원은 이혜훈 새누리당 당선인을 포함한 비박계 인사가 다수 포함된 비대위 인선안에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사퇴를 언급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정 의원은 "중진회의에서는 (비대위 인선에 반대하는)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며 "향후 막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질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하나만 알고, 둘과 열은 모르는 바보 같은 짓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자기 뜻을 관철시킨다 해서 궁극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 청산 대상이 되고, 개혁 대상이 되는 거죠."

이어 정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이 새누리당 전국위원회를 의도적으로 무산시켰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과거 역사를 통해 보더라도 이런 패권주의에 의해 놀아난 세력이 성공한 예가 없다"고 일갈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야 한다"고 비박계를 겨냥한 발언도 비판했다. 정 의원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으면 대화하고 들으려 해야지 '넌 나가'라고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특정 계파의 정당도 아니고, 몇 사람의 정당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의) 선거 패배 원인이 무엇이고, 심판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짚어 봤다"며 "'국민 요구가 혁신이니 혁신할 수 있는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나와 혁신형 비대위를 만들어 국민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회의 결과를 전했다.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새누리당의 목소리를 내야죠. 그렇게 여야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면서 정치를 복원하면 새누리당이 제 역할을 하는 거잖아요. 그게 국민을 위한 일이고, 그걸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으면 대권 창출도 유리한 국면으로 가져갈 수 있죠."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제 역할을 못 했다"며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를 댈 수 있다 쳐도 집권 여당은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당청 관계, 여야 관계 회복을 통해 새누리당이 집권 여당의 기능을 해내야 정치가 복원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서로 존중하고, 대화하는 문화가 정치권에 안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정 의원은 "입장 차이가 있으면 그걸 어떻게 좁힐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정치"라며 "그런데 그 대화가 단절되거나 그런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은 정치가 실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계파 청산, 지도부 구성... '평가' 있어야

"역사를 돌이켜보면 보수 정당이 분당한 적이 없어요.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 출범 이후) 26년의 역사를 가진 새누리당 역사만 봐도 분당에서 당을 만들기도 했지만, 성공 사례가 없지 않습니까? 우려에서 나온 이야기지. 근본적으로 보수 정당에 분당 DNA는 없다고 봅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분당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지금의 새누리당 내홍 사태를 두고 '10년 전 열린우리당을 보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대로 가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일부 동의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새롭게 거듭나는 것에 대해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 이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총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정 의원은 "앞으로 새누리당이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게 문제인지 평가하고 당권에 도전하는 사람이 이걸 가지고 자기 입장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그렇게 평가받는 당 지도부가 제대로 된 새누리당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누리당이 제대로 된 총선 평가 없이 전당대회를 서둘러 치르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극단적 표현으로 하면 꼼수가 나오는 거예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봐요. 정확하게 선거 결과에 대해 평가만 하면 국민이 그걸 판단하는 거죠. 누구든지 (새로운 지도부로) 나오라는 거예요. 그렇게 나와서 평가받을 때 계파 청산이 될 거라 봅니다."

정 의원은 새로운 지도부 구성도 평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내다봤다. 평가 없이 말로만 지도부 구성에 대해 말을 하는 건 꼼수라 지적했다. 정 의원은 "전당대회 이전에 총선 평가가 분명하게 돼서 혁신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그런 혁신안을 해나갈 지도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방향 제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에 대한 막말로 탈당된 윤상현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립으로 당에서 나와야 했던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도 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평했다. 정 의원은 "궁극적으로는 둘 다 입당해야 하지만 평가는 해야 한다"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복당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YS는 국민을 두려워했다

이날 정 의원은 일명 '남원정'(남경필 경기도지사·정병국 의원·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이라 불리는 새누리당 당내 쇄신파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초·재선 의원일 때 시대 가치와 지금은 다르다"며 "지금 새누리당의 초·재선 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본인들이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천막당사를 직접 치면서 공멸할 위기에 놓은 당을 구제했다는 평가를 받았듯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에 기대를 건다는 뜻이다. 정 의원은 "어떤 사안별로 색다른 목소리를 내는 게 혁신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 내면 변화의 목소리를 지속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의원은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만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현 상황을 분석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김영삼 대통령께서는 국민을 늘 두려워하고, 국민의 작은 소리도 크게 들으라고 하셨다"며 "지금 새누리당 구성원들이 친박, 비박을 떠나 정말 그렇게 하고 있는지 자문자답을 하면 답이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두고 정치권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서, 그리고 김영삼 정부 때 5·18 민주화운동 묘역을 성역화하는 작업을 맡은 사람으로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지닌 의미를 강조했다.

정 의원은 "본질의 문제가 아닌 것을 가지고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그걸로 문제 제기하니까 오히려 국론이 분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국론 분열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전체 인터뷰 내용은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