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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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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을 갖고 있으며, 범죄를 저지른 그는 아마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소외감과 분노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소외감의 원인을 여성들의 자신에 대한 태도에서 찾고, 분노의 초점을 여성들에게 맞춘 것은 분명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지난 17일 새벽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피의자에게 정신질환 병력이 있다는 경찰의 발표가 나오면서 '여성 혐오 사건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이 반박글을 올렸다. 지난 19일 오후 8시경, 서 원장이 개인 SNS에 올린 이 글은 지금까지 약 2800회 공유됐다.

"정신병에도 맥락이 있다"며 글을 시작한 서 원장은 "어떤 사람은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 사회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드러낸다고 이야기한다, 사회적 문제의 리트머스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라며 "정말 그런지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신병의 증상은 사회적 맥락 속에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정신분열증 치료경력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서 원장은 "그들은(정신병 경력이 있는 범죄자) 다양한 이유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여기에 일부 정신병적 증상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것만으로 범죄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도 "문제는 그가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한 것"이라고 짚었다.  

서 원장은 "이 말은 사회적 맥락을 갖고 있고 그것은 '여성 혐오'"라며, "이것이 그의 망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망상은 '여성 혐오'라는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지 않은 사회에서 피의자는 여성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남성에게 무시당하는 것에 비해 더 모욕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며, 이유를 알 수 없는 소외감과 분노를 여성에게 돌리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 원장은 "결국 그가 정신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이 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말할 근거일 수 없다, 오히려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 범죄의 이유로 '여자들의 무시' 운운하는 상황이 여성 혐오 이슈를 우리가 중요한 문제로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며 "그래서 이 사건은 분명한 여성 혐오 범죄"라고 강조했다.

또 "이 사건이 큰 이슈가 된 이유는 한 범죄자의 말 때문이 아니다, 그 범죄가 일어난 우리 사회의 위험한 현실 때문"이라며 한국의 강력범죄 피해자 중 약 80%가 여성이라는 통계(여성가족부·통계청, 2013)를 언급했다. 그는 "이 문제로 불필요한 논쟁(범죄의 원인이 정신질환에 있는지, 여성 혐오에 있는지)을 할 필요가 없다"며 "필요한 것은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서천석 원장의 글 원문 링크

지난 17일 새벽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피의자에게 정신질환 병력이 있다는 경찰의 발표가 나오면서 ‘여성 혐오 사건이 아니다’라고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이 반박글을 올렸다. 지난 19일 오후 8시경, 서 원장이 개인 SNS에 올린 이 글은 약 2800회 공유되고 68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지난 17일 새벽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피의자에게 정신질환 병력이 있다는 경찰의 발표가 나오면서 ‘여성 혐오 사건이 아니다’라고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이 반박글을 올렸다. 지난 19일 오후 8시경, 서 원장이 개인 SNS에 올린 이 글은 약 2800회 공유되고 68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 서천석 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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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강남역 여성 살인, #조현증, #서천석, #여성 혐오, #여성혐오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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