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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014년 9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농성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어버이연합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014년 9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농성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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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 법적 대응을 남발하고 있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아래 어버이연합)'의 행태에 '옐로카드'가 주어졌다.

대법원 제3부(재판장 권순일 대법관)는 12일 오후 어버이연합으로부터 모욕 혐의로 고소당한 영화평론가 이안씨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1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를 받은 판결 결과를 확정 지은 것이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맞서 '폭식투쟁'을 벌인 어버이연합 등을 '망나니', '아귀' 등이라고 표현한 칼럼을 <미디어오늘>에 게재했다가 어버이연합으로부터 고소당했다.

이씨는 해당 칼럼에서 '폭식투쟁'을 주도했던 '자유대학생연합'을 비판하며 어버이연합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라는 나잇값 못하는 망나니들의 본을 따른 것이리라, 늙어가면서 나이만 먹은 게 아니라 이기심과 탐욕만 먹어 배만 채우고 영혼은 텅 비어버린 아귀들을"이라고 지적했다.

일베회원들이 '먹거리 집회'를 열었던 2014년 9월 6일,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단식농성장 앞에서 한 남성이 핫도그를 먹으며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일베회원들이 '먹거리 집회'를 열었던 2014년 9월 6일,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단식농성장 앞에서 한 남성이 핫도그를 먹으며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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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를 "어버이연합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한 표현"이라며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모욕적 언사로 볼 수 있으나, 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라면서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정치적 사안에 대해 다수의 집회를 개최해오면서 공적인 존재임을 자임하고 있는 '어버이연합'에 대한 비판을 담은 표현이 비록 주관적으로는 모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사회적 품위를 저해할 정도로 극단적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검찰이 "동양 유교적 관점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사회적 품위를 잃은 행위이자 의사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모욕적 언사"라며 항소를 제기했을 때도 법원의 판단은 일관됐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1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라고 결론지었다. 이날 대법원 역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어버이연합의 법적 대응 남발과 이에 발맞춘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한편, 어버이연합은 방송작가 유병재씨, 개그맨 이상훈씨 등 자신들을 비판·풍자한 이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유씨는 지난 7일 '고마워요, 어버이'란 제목의 풍자 영상을 만들어 SNS 등에 올렸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됐다.(관련 기사 : [단독]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풍자 동영상' 유병재 고소)  이씨는 지난 8일 KBS <개그콘서트>에서 "쉽게 돈을 송금받을 수 있는 것? 어버이연합이다, 전경련으로부터 차명계좌로 송금받았는데 입을 다물고 있다"는 대사를 해 같은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됐다


태그:#대한민국어버이연합, #폭식투쟁, #세월호 진상규명,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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