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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구마모토역에서 출발 대기 중인 특급A렛샤데이코우.
 구마모토역에서 출발 대기 중인 특급A렛샤데이코우.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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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A렛샤데이코우 외부 모습.
 특급A렛샤데이코우 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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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구마모토역은 항상 분주합니다. 신칸센이 후쿠오카(福岡)에서 가고시마(鹿兒島)까지 남북으로 통과하고 동쪽으로는 아소(阿蘇)벳푸(別府)로 가는 노선이 그리고 서쪽으로는 미스미센(三角線)이라해서 오늘 소개해 드릴 특급A렛샤데이코우호가 운행을 합니다.

철도경영 시뮬레이션게임 'A열차로가자'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열차입니다. 열차 이름도 게임의 타이틀과 같은 특급A렛샤데이코우호입니다. 철자 A는 (AMAKUSA와 ADULT)의 A를 뜻합니다.

JR구마모토역은 한창 고가화(高架化)되어 가는 중으로 미스미센은 고가역에 위치합니다. 플랫폼에서 만나는 열차의 모습은 외관부터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16세기 아마쿠사(天草) 지방에 전해진 유럽의 선진 문물을 테마로 해 만들어졌습니다. 2011년 10월 8일부터 운행한 관광열차로 측면은 금색, 전면부에는 검정색으로 도색이 되어 있습니다.

열차 전면부에는 A-TRAIN이란 글씨가 보이고 일본어로 'A列車で行こう'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규슈지역의 관광열차는 화려함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느낌입니다. 내부로 들어가보면 1호차에는 마치 개항시대의 유럽 어느 궁전에 들어온 듯한 스테인드글라스가 곳곳에 장식되어 있습니다. 차분한 색상의 원목과 어우러져 더더욱 중우한 분위기를 연출 합니다.

A렛샤데이코우 내부의 A-TRAIN BAR.
 A렛샤데이코우 내부의 A-TRAIN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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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AIN BAR에 있는 전시실에 전시물들.
 A-TRAIN BAR에 있는 전시실에 전시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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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차 내부에는 A-TRAIN BAR라는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의자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고 BAR에서는 바텐더 복장의 승무원들이 관광객들에게 하이볼을 판매 합니다. 하이볼을 마시며 무카이야미노루(向谷 実)가 편곡한 Take The "A" Train 의 재즈가 흐르는 차량 내부를 보면(*1호차에서만 재즈가 나옵니다.) 마치 어느 서양의 맥주 홀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황홀합니다. 서서히 열차는 미스미역(三角駅)을 향해 달려 갑니다. 남쪽으로 가던 열차는 미스미센이 운행하는 오른쪽으로 꺾어 운행 방향을 바꿉니다.

단선의 미스미선에 들어오면 주변은 완전히 시골풍경으로 바뀌고 조금만 더 가면 아리아케해(有明海)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푸른바다를 보니 마음마저 상쾌한데 거기에 재즈의 선율이 더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 열차여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미요시역(住吉駅)에 잠시 내려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으면 색다른 아리아케해의 풍광을 만나는데 바로 나가베타가이쇼우로(長部田海床路)입니다. 해안의 조수 간만의 차이로 인해 배가 항구로 접안을 하지 못해 배에서 내린 해산물을 실어 육지로 이동하기 위해 만든 길입니다. 일본의 각종 CF촬영 장소로 유명한 곳으로 일본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낮보다는 석양이 내릴쯤에 더욱더 멋진 풍광을 자랑하죠. 천천히 열차여행을 하다 꼭 들려볼 관광지입니다.

나가베타가이쇼우의 기적의 길.
 나가베타가이쇼우의 기적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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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케에서 바라본 시마바라 운젠의 아름다운 모습.
 아리아케에서 바라본 시마바라 운젠의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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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차를 타고 진행합니다. 석양이 아름답다고 일본내에서도 유명한 오코시키해안(御輿来海岸)을 지날 때쯤 열차에서 방송을 합니다. 손님들에게 친절한 설명까지 해주는 관광열차! 바로 이 즐거움으로 열차 여행을 하는 것이지요. 열차 진행 방향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아리아케를 바라보며 지날 때쯤 열차의 추억을 만들어줄 인증샷도 찍어줍니다.

열차 예약시 C, D석을 예약하면 아리아케해의 멋진 바다와 멀리 보이는 시마바라*운젠(島原*雲仙)까지 조망이 가능하니 참고 하면 좋겠습니다. 바다와 멋진 운젠의 원경까지 즐기고 맥주 한 잔을 먹을 때쯤 종착역인 미스미역에 도착합니다. 구마모토역에서 출발해 미스미역까지 이어지는 40여 분간의 열차여행이 마무리가 됩니다. 미스미역에 도착하면 "환영 요우코소 미스미"라는 환영 플래카드를 지역 주민들이 들고 관광객들을 맞이합니다. 언제나 이렇게 맞아 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미스미서항의 아름다운 모습.
 미스미서항의 아름다운 모습.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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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정보

하루 편도 3번 운행

구마모토역 10:35->11:13 미스미역
구마모토역 12:21->13:03 미스미역
구마모토역 14:37->15:17 미스미역

미스미역 11:57->11:19 구마모토역
미스미역 14:30->13:50 구마모토역
미스미역 17:01->16:19 구마모토역
미스미역에서 하차 후 바로 다시 돌아오지 마시고 근처의 관광지를 여행하는 것은 어떠실런지요? 버스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미스미서항(三角西港)이란 관광지를 만납니다. 미스미서항은 메이지시대의 3대 축항이며 메이지정부의 정책에 따라 건설된 지방항만으로 네덜란드의 수리공사인 물드에 의해 1884년에서 1887년에 걸처 만들어진 항구입니다. 메이지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천천히 여행을 해보세요.!

또한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돌고래워칭이 가능한 아마쿠사의 바다 관광도 가능합니다.아름다운 아리아케의 해안여행은 a열차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P.S 이번 구마모토 대지진으로 인해 많은 목숨을 잃은 규슈의 각 현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하루속히 정상화되어 다시 규슈도 활기찬 여행의 목적지가 되길 기도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A렛샤데이코우, #구마모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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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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