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달항아리를 보고 설명하고 있는 한기석 광주왕실도예조합장
 달항아리를 보고 설명하고 있는 한기석 광주왕실도예조합장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똑같은 도기라도 불 때는 과정에서 달라지고 내 마음이 어딘가 삐뚤어지고 그러면 잘 못 나와요. 생각이 좀 그러면 이상하게 나오는 거고 아주 차분한 마음으로 땔 때는 아주 잘나오는 거고 그렇습니다."

그는 아직도 도기를 만드는 것이 힘든 과정이라며, 자신이 제일 만들기를 잘한다는 달항아리를 들고 밝게 웃었다.

"광주의 조선백자는 조선시대에 임금 앞에 진상하던 도자기에요. 임금한테 진상하던 도자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바로 그곳이 광주죠."

한기석 광주왕실도예조합장 광주의 조선백자에 대해 말했다. 5대째 가업을 이어가며 도자기를 굽는 그는 조선백자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라보였다.

한 조합장은 무형문화재 안동호, 한창문 장인(匠人)에게 백자와 분청사기를 사사받으며 5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도예가이다. 그는 2007년 대한민국공예품대전 국무총리상, 2009년 제2회 클레이올림픽 대상, 2010 전국기능 경기대회 동상을 수상하며 30여년이 넘게 조선왕실도자기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도자기 축제가 열리기 전 지난 28일 광주조선백자와 자신의 도자인생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전통 지키며 도자문화 이어가는 도예인의 삶

한기석 광주왕실도예조합장 가마 옆에서 도자기 굽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한기석 광주왕실도예조합장 가마 옆에서 도자기 굽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도자기가 안 팔렸을 때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끼니가 때우기 힘들고 아이 초등학교 다닐 때가 힘들었어요. 유치원을 못 다니고 그럴 때도 있었거든요. 이런 말 하면 창피스러운 건데 우리 도예인들 참 상당히 어렵습니다. 영세업이 많구요. 또 예술품이니까 이게 꼭 필요해서 사는게 아니거든요. 사실 (과거)부동산이 활성화 될 때는 이사 갈 때 그릇도 바꾸고 장식도 바꾸고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게 없어요. 그냥 쓰던 거 가지고 가시고."

그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밥 굶으면서 장인정신 찾고 있던 내가 정상인지 모르겠다"며 그의 어려웠던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전통을 지키며 도자문화를 유지해 나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의 말 하나하나에 박혀있었다.

그는 해외에서의 반응을 묻자 이내 미소를 찾았다. "유럽에서 반응이 좋아요. 한국도자기는 유럽이 최고에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또한, "자신을 닮아 달항아리를 잘만든다"며 자신의 아들이 가업을 이어가는 모습에 기대 또한 숨기지 않았다. 달항아리로 얼마 전 금상을 받았다는 자신의 아들에 대해 도예인으로서의 길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내비쳤다.

'고령토부터 차이나는 광주' 조선백자 만들기 좋은 환경

한 부스에 진열되어 있는 도자기.
 한 부스에 진열되어 있는 도자기.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고령토가 차이가 납니다. 이천은 청자를 만드는 흙이고, 광주는 백자를 만드는 흙이고. 입자가 광주는 약간 희고, 이천은 약간 검다고 봐야죠. 여주는 생활자기입니다."

그는 이천 흙과 광주 흙 차이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조선백자의 역사를 가진 광주는 흙 자체의 특성이 백자를 만들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렇게 도자기축제를 여는 광주, 이천, 여주의 흙과 만들어내는 자기의 특성을 진지한 표정으로 알려주었다.

그는 광주만의 도자기 축제의 특징에 대해 그는 "백자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타도시도 많긴 하지만 거기는 인구가 많고 이곳은 인구가 적은데서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광주는 70여 분 도예가 분들이 계신다"며 "30년, 50년 경력 넘으신 분들도 꽤 계신다"고 덧붙였다.

"예산 넉넉하지 않지만 열심히 노력 중, 많이 오시길 기대"

광주왕실도자기축제 도자기 전시 및 판매 부스
 광주왕실도자기축제 도자기 전시 및 판매 부스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이번 광주도자기축제는)20~50% 할인 행사가 있습니다. 가족과 도자기를 만든 것을 심사해서 상품을 주는 것도 있구요. 제일 큰 특징은 50% 할인행사에요. 내심 많이 오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도자기 축제로 "도자기 하는 사람들 1년 농사한 걸 이번에 심판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제가 끝나면 "안 팔린 것은 다 버리고 다시 디자인해서 만들어야 한다"며 많은 방문객이 찾길 기대했다.

한 조합장은 축제에 대해 "다른 도시 관람객들이 주로 많다"며 "광주시민들도 축제 때 같이 어울리고 소통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또한, 누구든지 자신에게 "기술을 배운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흔쾌히 가르쳐드릴 준비가 되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광주시민이 광주도자기를 먼저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자신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기석 광주왕실도예조합장 가마 옆에서 도자기 굽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한기석 광주왕실도예조합장 가마 옆에서 도자기 굽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돈 많은 것보다 알차게 준비하고 있어요. 오늘도 시청직원들하고 회의하면서 얘기했지만 우리 웃으면서 정말 멋지게 축제 치르자고 했어요. 적은 예산도 잘 활용만 하면 타도시의 8억, 10억보다 더 잘 될 수 있는 축제가 될 겁니다."

그는 올해는 축제비용이 약 2억9500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타 도시 같은 경우 보통 5억 정도, 여주 같은 곳은 8억 정도라고 지적했다. "관람객이 많이 오시는게 자신의 목적"이라며 예산이 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그 예산을 가지고 쪼개고 쪼개서 알찬 축제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오는 길 달 항아리처럼 그가 환하게 웃었다. 이번 광주시 도자기 축제가 그의 환한 웃음처럼 성황리에 끝나길 기대해본다.

광주왕실도자기 축제가 열리는 광장과 도자박물관 전경
 광주왕실도자기 축제가 열리는 광장과 도자박물관 전경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한편, 올해 19회를 맞는 "광주왕실도자기 축제"가 지난 4월 29일부터 개막했다. 5월 15일까지(총 17일간) 진행되며 곤지암도자공원 일원에서 개최한다. 축제 기간 동안 도자체험, 흙놀이 경연대회, 전통물레·흙밟기, 장작 가마 불 지피기 체험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노래자랑, 초청 가수 공연, 각종 이벤트 등 흥겨운 공연이 이어지며 도자전시·할인판매, 지역 농특산물 등 먹거리가 마련된다.

덧붙이는 글 | 광주왕실도자기 축제 입장은 무료로 진행되며 일부체험행사 참가비와 경기도자박물관 입장료는 별도로 준비해야 된다. 자세한 문의는 광주시청 문화관광과(031-760-2726)로 하면 된다.

경기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태그:#광주왕실도자기축제, #한기석, #경기광주, #조선백자, #백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삶은 기록이다" ... 이 세상에 사연없는 삶은 없습니다. 누구나의 삶은 기록이고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p.s 오마이뉴스로 오세요~ 당신의 삶에서 승리하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