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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선출된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함께 축하꽃다발을 들어보이며 동료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제20대 국회 더민주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선출된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함께 축하꽃다발을 들어보이며 동료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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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당선자는 입후보한 후보 6명 중 가장 어리다. 우 당선자는 4일 당선 직후 소감을 발표하며 "저의 당선은 새 정치세대의 전면 등장을 의미한다, 더민주가 오늘 변화와 혁신을 선택했다"라고 자평했다. 그의 임기는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시작된다(관련기사 :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주류' 우상호).

우 당선자는 이른바 '86그룹'으로 불리며 더민주 내 운동권 세력을 대표한다. 또 당내 주류 세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자신의 위치, 당내 상황 등을 고려해볼 때, 우 당선자는 20대 국회 제 1당의 원내대표로서 여러 과제와 마주해야 한다.

86그룹을 향한 부정적 이미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의 관계, 3당 체제에서의 능력 발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당의 20대 국회 초반 주도권 장악은 물론, 내년 대선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우 당선자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① : 86그룹] 더민주의 '운동권 원내대표' 선출, 그 의미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선출된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당직자로부터 축하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 축하꽃다발 건네받는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선출된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당직자로부터 축하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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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선거에 앞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강창일 후보는 우 당선자를 향해 "어쩌다 86그룹이 비판받는 세대가 돼 버렸다"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17대 국회에 86그룹이 많이 들어와 새로운 리더십으로 큰 정치를 일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당권에 관여하면서 큰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강 후보의 초점은 곧, '운동권 정치'를 향해 있다. 김종인 대표도 지난 총선 과정에서 운동권을 청산 대상으로 꼽았다. 곧장 계파 논쟁으로 이어지는 당내 운동권 논란은 그 정당성 및 본질과는 상관없이 더민주의 '싸우는 모습'을 상징하는 기제로 작용해왔다.

때문에 우 당선자를 규정하는 운동권, 86그룹, 주류 등의 기준은 그 자체로 약점일 수 있다. 강 후보의 "당권에 관여하면서 큰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라는 지적처럼 당내 86그룹을 겨냥한 이른바 '숙주 정치'라는 비판도 우 당선자가 극복해야 할 약점이다. 우 당선자는 강 후보의 지적에 "우리 세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했는가 생각해보면, 일반적으로 받는 비판보다는 제 스스로 하는 반성이 더 절실하다"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우 당선자는 원내대표직에 올랐다. 총선 기간 내내 당 대표의 입에서 청산 대상으로 꼽힌 운동권 당사자가 총선 직후 원내대표 선거에서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지지를 얻은 것이다. 그와 결선투표까지 간 우원식 후보도 같은 86그룹으로 분류되는데, 6명이 경쟁한 1차 투표에서 두 후보는 121표 중 76표를 얻어 압도적 지지세를 보였다.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당내 계파 청산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금 더 보수적으로 해석해도, 어쨌든 '우리 당분간 국민들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라는 당내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일사천리로 전당대회 일정을 정한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의 모습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우 당선자는 "어제 연석회의에서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했던 모습은 이제 더민주가 확실히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며 "오늘 주축 세력이 없는 우상호가 당선된 것도 또 하나의 변화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키워드② : 김종인] "운동권 청산" 김종인과 호흡은?

제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이 김종인(왼쪽) 비대위 대표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제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이 김종인(왼쪽) 비대위 대표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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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당선자는 이날 토론회와 선거 기조발표를 통해 내부 싸움을 경계했다. 우 당선자는 "우리의 목표는 집권인데, 집권을 가로막는 우리 내부의 잘못을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라며 "아무리 좋은 말과 정책을 내놓으면 뭐하나, 계파 갈등과 내부 싸움 때문에, 모든 언론은 우리가 내놓은 좋은 가치 대신 집안 싸움을 주제로 기사를 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절대 개인전하지 않는다, 의원 한 분, 한 분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모니를 이루는 게 수권정당으로 가는 가는 길"이라며 "저 우상호는 어느 세력에도 속하지 않지만 모든 세력과 대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우 당선자는 당장 김종인 대표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우 당선자 입장에서, 김 대표와의 호흡은 단순히 계파 청산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자신의 능력을 검증할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물론 8월 말 혹은 9월 초로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출 시간은 세 달 남짓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갖고 있는 당내 입지와 그의 역할을 둘러싼 당내 논란, 그리고 대선을 앞둔 상황을 고려해볼 때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라는 타이틀은 무게감이 상당하다.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우 당선자는 "(총선에서 승리한 곳은) 모두 후보 덕분이고 패배한 곳은 김 대표 때문이겠나, (책임론은) 과도한 발언"이라고 김 대표를 감쌌다. 그러면서 "광주 공천은 실수한 부분이 있지만 선거는 전체로 봐야 한다"라며 "잘 안나온 곳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당선 직후에도 우 당선자는 "최근 드러난 우리 당 관련 보도를 보면 최고 지도자급 사이의 소통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우선적으로 김 대표와의 협력관계를 굳건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의 변화방향과 관련해 김 대표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겠다"라고 말했다.

우 당선자는 자신과 호흡을 맞출 정책위의장직과 관련된 질문에도 "(정책위의장은)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지만, (어쨌든) 이는 대표의 인사권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내가) 말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라고 말을 아꼈다.

[키워드③ : 박지원] 비주류 대거 가 있는 국민의당, 파트너십 어떨까?

우 당선자가 당 밖에서 마주할 가장 큰 과제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다. 20대 국회까지 3번이나 원내대표직을 맡게 된 '정치 9단' 박 원내대표의 존재감은 새누리당·더민주의 원내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더민주에서는 박 원내대표에 맞서기 위해 '경륜 있는 4선이 원내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부각됐다.

우 당선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대인 셈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같은 뿌리에서 나와 경쟁 중인, 그러나 차기 대선에선 지지층으로부터 '연대' 요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애증의 파트너'다. 그만큼 우 당선자 입장에선 당내 문제나 대여 협상보다 박 원내대표를 마주하는 게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단 현안을 두고 두 당의 견해 차가 크지 않다는 점은 우 당선자 입장에선 호재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국정교과서, 테러방지법, 어버이연합 게이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등 최근 이슈가 된 사건을 두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제외하곤 여당과 각을 세우는 일이기 때문에, 야권 전반의 지지세도 확보할 수 있다.

우 당선자는 "같은 당에서 오랫동안 함께 활동하면서 박 원내대표의 능력과 성품을 잘 알고 있다"라며 "충분히 대화가 통하는 분이라고 평가하며 원내 제1당 원내대표로서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종인,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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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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