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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 탈북단체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1월 6일 오후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타결 환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범기를 칼로 찢고 아베 총리와 전범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몽둥이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 어버이연합 "한일협상 환영한다" 어버이연합, 탈북단체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1월 6일 오후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타결 환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범기를 칼로 찢고 아베 총리와 전범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몽둥이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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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무슨 노동조합이냐?"
"노조는 빨갱이들이나 하는 것이다. 노인들을 욕되게 하지 마라."
"노인노조는 빨갱이다."

지난 2012년 7월 노년유니온 준비모임 결성식 날. 대회 장소인 종로5가 기독교회관 대강당을 둘러싸고 어버이연합 회원 60여 명이 소리를 질렀다.

노년유니온은 '후손들에게 존경받는 노인이 되자'를 모토로 결성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자주적인 노인상 정립, 자립적 생활기반 구축, 세대통합, 보편 복지실현을 목표로 하였다. 한마디로 중도지향의 새로운 노인조직과 문화를 만드는 조직이다.

이날 어버이연합은 우리 결성식을 방해하기 위해 대강당 앞에 있던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점령하고 계속 구호를 외쳤다.

"좌빨들은 대선을 앞두고 노인을 분열시키려는 책동을 중단하라!"

75세인 나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소리치는 그들의 모습을 찍었다. 수십 명의 속에서 유독 크게 소리치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밀어붙이자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문을 닫고 행사를 시작하자 그들은 문을 열려고 야단들을 하다가 제풀에 진이 빠진 것인지 그냥 물러나고 말았다.

우리가 중도지향이란 기치를 내건 것은 바로 이런 어버이연합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들이 하는 일이 너무나도 어르신들을 힘들게 만들고, 대한민국 어버이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기에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세력에게 '빨갱이', '종북'이라는 덤터기 씌우는 게 일상이다. 심지어는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도 지낸 유승민 의원에게도 이런 말을 내뱉었다.

노년유니온은 2014년 09월 06일 추석 성묘객을 상대로 서울역에서 기초연금 서명운동을 벌였었다. 그런데 이날에도 어버이연합 대원들이 몰려와 "종북" "좌빨"이라며 시비를 걸어 왔다. 한바탕 소동이 일어날 뻔하자 경찰들이 다가 와서 말렸다. 이때 어버이연합의 인솔자로 보이는 사람이 말했다.

"아버님, 아버님, 이제 그만하세요. 그렇게 까지 하시지 않아도 되니까 이제 제발 그만하세요."
"참, 그렇게 까지 하시지 않아도 되는데, 정말 너무들 하시네."

본인들이 보아도 너무 한다고 여길 만큼 도에 넘치는 그들의 행동, 그것은 일당벌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였을 것이다.

어버이를 욕보인 사람은 따로있다

지난 4월 22일 오전 종로구 인의동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추선희 사무총장이 '전경련과 재향경우회 등에서 뒷돈을 받았다' '청와대 행정관 지시로 친정부 시위를 벌였다' 등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4월 22일 오전 종로구 인의동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추선희 사무총장이 '전경련과 재향경우회 등에서 뒷돈을 받았다' '청와대 행정관 지시로 친정부 시위를 벌였다' 등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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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버이연합이 청와대 지시를 받고 관제데모를 벌였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러한 사태를 보면서 우리 노년유니온은 같은 연령대의 어버이로서, 어르신으로서 안타깝기만 하다. 비록 세상을 휘젓고 다닌 그들의 행동에 반대를 하였고 대적된 입장에 서 있었지만, 그들이 여유가 있고 빈곤의 나락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면 그런 일에 휘말리지는 않았을 것인데... 대한민국의 어르신들, 노인들의 힘들고 팍팍한 현실이 안타깝다.

결국 노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가 없었기에 노인들이 자존심도 버리고 단돈 2만 원에 동원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들은 구호를 외치며 기물을 부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막말을 쏟아 부어서 많은 사람들로 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 얼마나 노인을 욕되게 하는 일이며, 어버이를 욕 먹이는 짓인가?

그런데 이렇게 복지혜택을 누리지 못한 어른들의 일탈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바로 재벌들이고, 이들은 복지정책에 브레이크를 걸던 세력들이다. 그들은 빈곤한 노인들을 단돈 2만 원에 부릴 수 있어서 좋았을지 모르지만, 이런 일을 당하는 어르신들이 편에서 보면 '세상에 이런 못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요즘 어버이연합 사태를 보면, 앞장서서 외치고 난장판을 벌이던 그들이 미운 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뒷돈을 대면서 이들을 조종해온 눈에 안 보이는 세력들이 우리 사회를 좀먹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분개한다. 이들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이번 기회에 이런 못된 세력들을 낱낱이 밝혀서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이런 어른들이 안 생기게, 그리고 이런 못된 짓을 벌이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게 발본색원해주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노년유니온 위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기사 블로그와 미래신문에 송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어버이연합, #전경련, #공적부조, #일당 2만원, #어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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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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