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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의 어버이연합 배후 의혹을 규탄과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의 어버이연합 배후 의혹을 규탄과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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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지나던 한 60대 남성이 잠시 자전거를 세웠다. 남성은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던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 무슨 기자회견이에요?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에 집회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어서, 그걸 비판하는 기자회견입니다."

- 허허, 점입가경이구만, 점입가경.
"그러게요."

전경련, 국정원에 이어 청와대까지 이른바 '어버이연합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사태가 점입가경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청와대 지시설'을 부정했으나, 곳곳에서 추가 의혹이 터져나오며 비판 여론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역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을 지나던 한 여성(50대)은 "그래도 나랏님이 계신 곳인데, 청와대가 그런 것까지 지시하다니 영 면이 안 선다"라며 혀를 찼다. 기자회견을 보며 사진을 찍던 한 관광객(40대, 여)도 "뉴스에서 엄청 많이 나오던데, 마침 여기서 기자회견을 보니 실감이 난다"라며 "대통령의 명확한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28일 이곳에선 여러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려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청와대·국정원·전경련, 진실규명 요구에 응해야"

▲ 청와대 앞 기자회견 "어버이연합 국정조사 실시하라" 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28일 오후 2시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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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아래 연대회의)는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와 국정원의 극우단체 동원 행위의 전모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불가피하다"라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대회의는 "국가기관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극우단체들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집회 등을 사주했다면 이는 결코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권력기관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 왜곡하려는 시도이며, 시민사회의 다양하고 자발적인 의사표현을 폭력적으로 억압하기 위한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대회의는 "(어버이연합 게이트는) 제대로 된 해명도, 조사도 없이 침묵과 부정, 그리고 개인의 일탈로 회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청와대, 국정원, 전경련이 책임있는 자세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진실규명 요구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염형철 연대회의 운영위원장(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어버이연합이 보여준 몰상식하고, 폭력적이며, 갈등을 야기한 여러 활동은 시민운동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러한 것들이 청와대, 국정원, 전경련에 의해 매수되고, 조종되고 있다는 지금의 사태는 국가의 기본틀을 흔들고, 국민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비판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국회는 당장이라도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에 착수하길 촉구한다"라며 "19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아 힘들다면, 20대 국회 열리는 첫날부터 이 문제의 진상조사를 강력하게 추진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어버이연합 관제데모의 몸통"

앞서 노후희망유니온도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몸통인 청와대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인들로 구성된 노후희망유니온은 "2013년 9월 정부의 기초노령연금 축소 결정이 나와 우리와 650만 노인들이 대통령의 공약파기라고 주장했을 때, 어버이연합은 (대통령)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집회를 열었다"라며 "불건전한 2,3만원의 돈에 눈이 멀어 관제데모에 불려다니는 전문시위꾼 보수 관변단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두 해체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후희망유니온은 "어버이연합 관제데모의 실질적 몸통은 청와대라고 확신한다"라며 "이번에 빙산의 일각으로 밝혀진 어버이연합 등 보수 관변단체의 관제데모와 관련해 실상을 밝혀야하며, 이러한 사건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관제데모에 돈줄을 차단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오찬 간담회에서 "(청와대의 어버이연합 지시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보고를 분명히 받았다"라며 "시민단체가 하는 것을 대통령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태그:#청와대, #어버이연합, #국정원, #어버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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