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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방한 중인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방한 중인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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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7일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를 만나 자신의 소신인 '핵무장론'을 펼치다 망신을 당했다.

북한이 내달 6일 당대회를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등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관련 인사를 만나서 '안보'를 강조하려 했던 새누리당의 행보가 초장부터 꼬인 셈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오는 28일 원유철 원내대표 주재로 안보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장관들의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아인혼 전 특보를 만나, "우리 한반도가 비핵화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 및 남북 간의 합의를 다 깨고 핵의 고도화를 계속 시키고 있어 대한민국 국민들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라면서 '핵무장론'을 꺼냈다.

구체적으로 "저는 국회에서 북핵 공포에 맞서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라면서 "이는 북한이 계속 우리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우리는 쳐다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하는 순수한 자위권 차원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과 안위를 위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 원내대표는 이 같은 핵무장론이 현재의 한미동맹 전력을 과소평가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한미연합전력, 한미군사동맹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참 다행으로 생각한다"라면서 "그것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상당한 억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더 발전시켜서 안보불안을 해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인혼 전 특보는 "질문이 있다"라면서 원 원내대표의 말을 끊었다. 이어, "앞서 원 원내대표께서 한미연합전력의 효과성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하셨는데 그렇다면 왜 한국이 자체적으로 억지력을 추구하길 원하시나"라고 물었다. 즉, 한미연합전력의 대북 억지력을 신뢰한다면 굳이 핵무장을 추구할 필요가 없지 않냐는 지적이었다.

그는 또 "독립적인 억지력을 가지려면 거기에 상당한 대가가 있다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라면서 "왜 자체적인 억지력을 가지려 하나"라고 덧붙였다.

원 원내대표는 당황한 듯 "여기까지만 하고 비공개로 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자신의 '핵무장론'과 관련해선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발전을 막겠다는 우리의 메시지를 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5차 핵실험을 눈앞에 두고 있고 SLBM도 성공하는데 우리도 눈 뜨고 있을 수는 없다"라고 강변했다.

한편, 아인혼 전 특보는 지난 26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주최한 '아산 플래넘 2016' 참석 차 방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한국이 핵 역량 보유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가 막대하다, 금전적 비용뿐 아니라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금이 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인혼 전 특보의 주장은 차기 미국 행정부의 입장이 될 공산도 높다. 그는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소장 등과 함께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캠프와 밀접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인혼 전 특보는 힐러리 후보의 대선 승리시 새 행정부에서 비핵화 및 군축 분야의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태그:#원유철, #핵무장론, #아인혼,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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