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여직원들>의 작가 마시멜. 얼굴이 밝혀지길 원치 않아 대신 <게임회사 여직원들> 속 캐릭터 마시멜의 얼굴을 씌웠다. 지난 22일, <게임회사 여직원들>의 작가 마시멜을 만났다.

<게임회사 여직원들>의 작가 마시멜. 얼굴이 밝혀지길 원치 않아 대신 <게임회사 여직원들> 속 캐릭터 마시멜의 얼굴을 씌웠다. 지난 22일, <게임회사 여직원들>의 작가 마시멜을 만났다. ⓒ 유지영


오는 6월 다음 웹툰 <게임회사 여직원들>을 웹드라마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 18일 <게임회사 여직원들>의 제작사 기린은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 <응답하라 1988>의 배우 이민지, 이지연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웹드라마 <출출한 여자> <대세는 백합> 등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윤성호 감독 연출이다.

<게임회사 여직원들>의 원작자 마시멜 작가를 지난 22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그와의 인터뷰를 12가지의 에피소드로 정리했다.

1. <게임회사 여직원>은 책으로 출간되고, 다음 웹툰 연재를 시작했다
: '취미로 그린 웹툰이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얻고, 책으로 나왔다'는,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그저 꿈같은 이야기. 마시멜 작가는 약 10개월간 주중에는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는 그림을 그렸다. 이후 5년 동안 다녔던 게임회사를 그만두고 웹툰 작가로 전업했다.

2. 식빵의 기원

 이 만화 속 회사 이름은 '식빵소프트'고, 사장은 무려 '식빵'이다.

이 만화 속 회사 이름은 '식빵소프트'고, 사장은 무려 '식빵'이다. ⓒ 다음


: 웹툰 속 회사 이름이 '식빵소프트'인 이유는 그가 꾸준히 그리던 캐릭터가 식빵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만화가가 되기 전부터 식빵을 그렸고, 시즌3까지 '식빵 사장님'은 회사의 사장으로 등장한다.

3. 왜 남성만 동물인가
: 웹툰 <게임회사 여직원들> 속 남성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와는 달리 전부 개나 곰처럼 동물로 그려지거나, 식빵이나 푸딩처럼 음식으로 그려진다. 원래 동물 그리는 걸 좋아했던 마시멜 작가는 "모두 동물로 하기보단 '게임회사 여직원들'이 초점이 됐기 때문에, 디테일한 감정 묘사나 상황에 따라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이 달라지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4. 실제 게임회사? '식빵소프트'는 허구
: <게임회사 여직원들> 웹툰 댓글에는 '식빵소프트' 같은 회사에 입사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소망이 자주 달린다. 웹툰 <게임회사 여직원들>을 그린 마시멜은 실제 게임 회사 여직원(그래픽 디자이너)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식빵소프트'라는 회사는 100% 허구라고 선을 긋는다. "극 중에 나와 이름이 같은 마시멜이라는 '오너캐(오너와 캐릭터의 합성어. 자신을 상징하는 작품 속 캐릭터를 말한다)'가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착각할 수도 있지만 100% 허구다." 예를 들어 처음 게임회사 '여직원들'에 대해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실제 게임회사에는 여성이 훨씬 적기 때문에 이를 역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평균적인 게임 회사 성비가 남자8:여자2 정도라면 식빵소프트의 성비는 4:3이다.

5.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곰개발

 역시 작가도 곰개발과 아름 '라인'을 신경쓰고 있었다.

역시 작가도 곰개발과 아름 '라인'을 신경쓰고 있었다. ⓒ 다음


: 마시멜은 '모태솔로 공대생' 캐릭터인 곰개발이 그리기가 유독 신경 쓰이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애정이 있으니 그만큼 그리기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6. 한강 신과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자신이 좋아하는 아름을 향해 달려가는 곰개발. 여기서 작가는 정재형의 '러닝'이라는 곡을 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름을 향해 달려가는 곰개발. 여기서 작가는 정재형의 '러닝'이라는 곡을 들었다고 한다. ⓒ 다음


: 마시멜은 웹툰을 그리다가 울컥한 적이 있다. 마시멜 작가는 독자들이 좋아하는 곰개발과 아름의 한강 데이트 신(50화)에서였다. 정재형의 'Running(러닝)'이라는 곡을 들으면서 아름을 만나기 위해 달려가는 곰개발의 기분을 떠올리다가 혼자 울컥했다고. <게임회사 여직원들> 50화를 정재형의 노래와 다시 감상하는 건 어떨까.

7. 작가의 오너캐 '마시멜'과 실제 마시멜

 의외로 허술하게 보이는 마시멜. 하지만 그의 재테크 방식은 <게임회사 여직원들> 속에서 제법 신선하게 보였다.

의외로 허술하게 보이는 마시멜. 하지만 그의 재테크 방식은 <게임회사 여직원들> 속에서 제법 신선하게 보였다. ⓒ 다음


: 작가의 '오너캐' 마시멜은 작가랑 닮은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귀여운 거나 엽기적인 것을 좋아한다는 측면에서는 닮았고, 그럼에도 다른 캐릭터와 겹치면 안되기 때문에 성격을 과장한 측면도 있다. 보통 마시멜 쪽이 나보다 과감한 편이나 재테크는 다르다. 나는 마시멜보다 재테크를 더 과감하게 한다. 만화 속 마시멜은 분산투자를 하지 않나."

8. 작가는 고양이를 키운 적이 없다
: 마시멜 작가는 실제 고양이를 키운 적이 없다. 여기혜가 키우는 고양이 '버프'를 통해 만화가 전개되는 건, 순전히 꼼꼼한 관찰의 결과물이다. 그는 "고양이는 사람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실제 고양이랑 놀거나 인터넷 영상을 통해 고양이의 행동 양식을 접한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키워봤을 줄 알았다는 말에 마시멜 작가는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9. 작가는 삼각함수를 잘 할까?

 <게임회사 여직원들> 속 고양이 버프가 가장 즐거워 하는 장난감이 싸인-코사인 놀이였다.

<게임회사 여직원들> 속 고양이 버프가 가장 즐거워 하는 장난감이 싸인-코사인 놀이였다. ⓒ 다음


: 마시멜 작가는 사실 삼각함수에 취미가 없었다고 한다. "왜 배우는지를 몰랐다"고. 그는 게임을 만드는 데 삼각함수가 쓰이기 때문에 게임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야 삼각함수의 쓸모를 알았다. 작품 속 여기혜의 고양이가 삼각함수를 이용해 즐겨 노는 장면은 이렇게 탄생한 게 아닐까.

10. 작가가 가장 걱정했던 캐릭터는 여기혜
: 작가 마시멜이 웹드라마화 되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캐릭터는 여기혜였다. 자신이 원하는 도도한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고. 마시멜은 여기혜 역을 배우 이지연이 맡아 무척 기뻤다고. 마시멜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적절한 사람을 찾았지'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11. 마시멜은 독자들의 댓글도 모두 찾아 읽는다
: 스스로 독자들이 추천을 눌러주고 댓글을 써주는 일에 '마약처럼' 중독돼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일을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이 말은 <게임회사 여직원들>이 끝나면 다른 마시멜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시멜은 독자들의 피드백을 체크한 이후에 분량을 바꾼 적이 있다. 원래 곰개발과 아름의 연애 이야기 비중이 이렇게 크지 않았다. 작가 마시멜은 "생각보다 피드백이 너무 좋아서 늘어난 거다. 그들에게 집중하는 분들이 꽤 많았다"고 했다.

12. <게임회사 여직원들>의 최종 목표는 게임

 마시멜은 만화 하단에 가끔 고전만화 플래시처럼 움직이는 그림을 보여준다.

마시멜은 만화 하단에 가끔 고전만화 플래시처럼 움직이는 그림을 보여준다. ⓒ 다음


: 다음 웹툰 연재 기회,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피규어 발매까지. 혹시 더 바라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마시멜은 "<게임회사 여직원들>을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 이제 <게임회사 여직원들>을 다시 보러 갈 때다.

마시멜 게임회사 여직원들 아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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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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