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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엔 "모든 게 총장 책임, 학위 수여 이의제기 않겠다"

최 총장은 26일 “모든 일은 총장의 책임이며,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학위수여 관련해서는 "대학원위원회에 총장으로서 이의 제기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최순자 최 총장은 26일 “모든 일은 총장의 책임이며,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학위수여 관련해서는 "대학원위원회에 총장으로서 이의 제기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출처 인하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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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하대 최순자 총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 총장은 졸업식 일정을 비판하는 대학원생에게 박사 학위를 받지 못하게 하겠다'는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

26일 오후 최 총장은 "오늘 윤군, 윤군 어머니와 지도교수를 만났습니다. 윤군과의 대화에서 그가 글을 올리게 된 경위를 들었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저는 윤군과 어머니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난 모든 일은 총장의 책임이며, 미안하다고 정중히 사과했습니다. 특히 윤군에게 윤군의 댓글에 대해 총장으로서 과민한 반응을 하여 미안하다고 사과하였습니다. 또한 학위수여 관련하여 대학원위원회에 총장으로서 이의 제기하는 것은 없으리라고 말씀드렸습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학교 구성원을 향해서는 "이번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전적으로 총장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총장인 저의 부덕의 소치이며 제 탓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 해야 할 일에 전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총장으로서 섬세한 소통을 한다고 했는데, 구성원들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니 부족함을 느낍니다. 다음 기회에 보다 나은 소통을 위하여 고민하고 "소통이란?" 주제의 토론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고 마무리했다.

25일엔 "인하대는 민주주의가 만연, 인성 문제 있으면 문제"

최 총장은 '총장 갑질' 논란이 커지자 지난 25일 "우선 윤군 관련해 여러 논란이 일어나게 되어 유감입니다. 우리 학교가 민주주의가 만연한 학교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최 총장은 "인하대 졸업생(박사학위)의 인성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 학칙에 의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올렸고, 이것이 우리 구성원들의 관심 대상이 됐습니다"라며 학생인성을 문제 삼았다.

인하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교수와 학생들이 최 총장의 '학위논문 평가에 따른 학위수여금지'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비판했을 때도 최 총장은 민주주의와 인성은 별개라고 받아쳤다.

교수회,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마련 촉구

인하대교수회는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인하대 교수회는 26일 "대학 내 다양한 의사표현과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수호해야 할 총장이 학사일정과 관련한 학생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해 인격모독에 가까운 힐난을 퍼붓고, 나아가 학생인성을 핑계 삼아 박사학위 수여를 재고하겠다고 한 것은 상식적이고 교양 있는 처신이 아니다"고 총장을 비판했다.

인하대 교수회는 또 "대학은 다양성이 생명이다. 다양성은 '다름'에 대한 이해와 인내를 바탕으로 한다. 이견과 토론이 허용되지 않는 대학은 죽은 것이며, 진리발견이라는 대학 본연의 임무와 멀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우리대학은 '갑'이 '을'에게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조직도 아니고, 총장 한사람이 행정을 짊어지고 좌지우지할 수 있는 조직도 아니다.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대학 구성원들에 대한 존중과 이해, 그리고 자발성과 민주성에 기초한 협력이 학문과 사회를 선도해가는 대학의 운영 원리임을 이해하는 현명한 총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교수회는 "이번 사태들로 우리 대학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후 총장의 비이성적인 언행으로 벌어지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총장에게 있음을 밝힌다"며 "(프라임 사업 구조조정 갈등과 '갑질 총장' 파문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총장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최순자 총장은 누구?
인하대 최순자 총장은 누구보다 대학 내 '표현의 자유'를 누렸던 당사자다. 최 총장은 2005년 6월 당시 인하대학교 공대학장 선출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대 출신교수는 인하공대를 접수하라'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제작해 학교 후문 등에 비치하고 대자보를 공대건물에 부착해 주목을 끌었다. 

당시 공대학장은 교수들이 학장후보를 선출하면 학교가 임명하는 방식이었다. 최 총장은 당시 공대학장 후보선출 때 '특정 대학 출신 교수들의 조직적인 담합'과 '본인에 대한 악선전과 비방'이 있었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당시 치러진 학장후보 선거 때 최 총장을 포함해 교수 세 명이 입후보했다. 그리고 중간에 한 명이 사퇴해 맞대결로 치러졌다. 투표결과 최 총장은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 뒤 최 총장은 "○○대 출신 후보들이 표를 몰아주기 위해 후보를 단일화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교수가 대자보를 붙이고 유인물을 비치해 놓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표현의 자유를 최 총장이 실컷 누린 것이다. 논란 끝에 두 교수가 학장 임용에 탈락하고, 다른 교수가 학장에 임명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지금은 역설적으로 최 총장이 '표현의 자유 침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댓글에 과민반응 미안하다, 학위수여 이의제기 없을 것"

25일 논란이 커졌을 때 최 총장은 '유감'이라는 표현을 쓰며 자신을 합리화 했다. 그리고 논란이 더욱 커지자 이번에는 '미안하다'로 바꾸었다. '총장 갑질' 논란을 일으킨 댓글 파문은 총장의 사과로 마무리됐지만, 교수회가 지적한 것처럼 인하대는 '프라임 사업 구조조정'이라는 더 큰 갈등 구조를 안고 있어 이후가 더 문제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돼도 걱정이고, 안 돼도 걱정이라는 게 학교 안팎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선정되면 구조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 공대를 중심으로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고, 선정이 안 될 경우 행정력과 갈등을 야기한 데 대한 책임론 부각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하대, #최순자, #4월 졸업식, #총장 갑질, #정석인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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