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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나무로 삶에 필요한 걸 만드는 작업을 하며, 깨달은 바를 이웃과 나누고 귀농귀촌하려는 이들에게 전하려는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한옥과 목재 건축은 무조건 비싸다는 틀을 깨고,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집짓기를 시도해보는 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 같다. 내 몸 하나만 생각하는 집이 아닌, 지구라는 커다란 집에서, 자연의 품에서, 마을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집들이 마을 곳곳에 지어지면 좋겠다.
▲ 2014년 홍천군 내면에 지은 통나무벽돌로 지은 황토집 오랜 시간 나무로 삶에 필요한 걸 만드는 작업을 하며, 깨달은 바를 이웃과 나누고 귀농귀촌하려는 이들에게 전하려는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한옥과 목재 건축은 무조건 비싸다는 틀을 깨고,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집짓기를 시도해보는 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 같다. 내 몸 하나만 생각하는 집이 아닌, 지구라는 커다란 집에서, 자연의 품에서, 마을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집들이 마을 곳곳에 지어지면 좋겠다.
ⓒ 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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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에서 자란 나무들은 '一'자로 반듯하기보다는 이리저리 굽어 있는 것들이 많다. 보기에는 운치 있어 보여 좋지만, 집짓기에는 그다지 좋은 목재라고 할 수 없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나라 목재 자급률은 16%(2012년 기준, <1억으로 짓는 힐링 한옥>)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84%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굽어진 우리 나무의 특성을 살려 집을 짓겠다고 나선 이가 있다.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에서 황토한옥학교를 운영하는 서경석(58)씨다. 그런 그를 지난 4월 5일 만나봤다.

서경석씨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서석면에서 1976년부터 나무를 가꾸고 집을 지었다. 서석면 옛 가구분교 주변으로 수만 평에 심은 나무가 40년 가까이 지나면서 아름드리 숲을 이루고 있었다. 서씨는 이 숲에 치목장을 만들고, 약 6년 전부터 황토한옥학교를 운영했다.

40년 동안 나무 심고 키우다

서경석씨가 지금까지 지은 집만 80채 정도 된다. 1년에 두세 채씩 지어온 셈이다. 나무를 가꾸고, 가공하고 집 짓는 일에 온 삶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그 많은 집을 지으면서 또 자신의 작업장에서 나무를 다듬었다. 서민도 거뜬히 지을 수 있는 한옥, 특별히 우리 나무를 활용하여 한옥을 짓는 기술을 개발하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하면 나무의 생김새를 그대로 활용해 자연스럽게 집도 짓고 가구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 것이다.

그렇다면 굽은 나무로 어떻게 집을 지을 수 있을까? 그는 '서민 신한옥'을 연구하고 실험하면서 따뜻하고 정감있는 황토한옥을 개발했다. 신한옥은 값싼 국산 간벌재(간벌하여 베어 낸 나무)를 벽돌처럼 일정한 크기로 잘라 '통나무 벽돌'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50cm 정도 길이의 통나무 벽돌을 이리저리 굴러다니지 않게 중간에 5cm 정도 간격으로 홈을 두 개 만들어 가로, 세로로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규격에 맞게 나무를 가공해 조립하는 형태로 집 틀을 만들고, 그 사이에 통나무 벽돌과 각재를 맞물려 황토와 같이 벽체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신한옥은, 값이 싼 국산 간벌재를 벽돌처럼 일정한 크기로 잘라 ‘통나무 벽돌’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50cm 정도 길이의 통나무 벽돌을, 이리저리 굴러다니지 않게, 중간에 5cm 정도 간격으로 홈을 두 개 만들어 가로세로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규격에 맞게 나무를 가공해 조립하는 형태로 집 틀을 만들고, 그 사이에 통나무 벽돌과 각재를 맞물려 황토와 같이 벽체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 통나무 벽돌의 구조 신한옥은, 값이 싼 국산 간벌재를 벽돌처럼 일정한 크기로 잘라 ‘통나무 벽돌’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50cm 정도 길이의 통나무 벽돌을, 이리저리 굴러다니지 않게, 중간에 5cm 정도 간격으로 홈을 두 개 만들어 가로세로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규격에 맞게 나무를 가공해 조립하는 형태로 집 틀을 만들고, 그 사이에 통나무 벽돌과 각재를 맞물려 황토와 같이 벽체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 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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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결대로 자르면 바람이 통하지 않거든요. 수직으로 잘라서 사용해야 공기가 통해요. 통나무 벽돌은 가로로 켜서(톱질하여 쪼개는 것)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세로로 켜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 통나무 벽돌을 가지고 벽체를 쌓으면, 그야말로 숨 쉬는 한옥이 되는 거죠."

굽은 나무도 50cm 정도 간격으로 잘라놓으면, 집을 이루는 반듯한 벽돌처럼 충분히 규격화할 만하다는 것이다. 그는 오랜 연구의 결과로 목조건축, 기둥·보 방식, 한옥 지붕과 천장·벽체 관련해 20가지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고 한다.

나뭇결대로, 숨 쉬는 한옥

그가 나무로 작업하는 치목장을 둘러봤다. 통나무 벽돌뿐 아니라 다른 모양 나무들도 각각의 특징에 맞게 손질되고 있었다. 단순히 치수 맞추려고 나무를 깎고 다듬는 게 아니었다.

"목재는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갈라지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조금만 신경 쓰면 조절할 수 있어요. 벽체로 붙여질 부분을 미리 켜놓습니다. 그러면 나무가 그쪽 방향으로 갈라져요. 눈에 보이는 쪽은 깔끔하게 되는 것이죠."

서경석씨가 직접 고안한 사다리 구조물이다. 홈을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된 사다리이다.
▲ 사다리 구조물 서경석씨가 직접 고안한 사다리 구조물이다. 홈을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된 사다리이다.
ⓒ 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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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만든 사다리 구조물인데, 이렇게 움푹 들어간 곳을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나무만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보려 한 것이죠."

정말 나무와 함께한 시간이 오래된 사람답다. 못이나 다른 철재 사용을 최소화하고, 나무의 성격을 잘 파악해 모든 면에서 나무를 다루는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저는 사람이 살 집은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누구나 손쉽게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해보자는 거예요. 선조들이 다 그렇게 했으니까요."

현재까지 황토한옥학교를 거쳐 간 사람들은 6년 동안 해마다 200명 정도다. 귀농·귀촌하려는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구들 만들기, 귀틀형 황토방 만들기 등 집짓기 기술뿐만 아니라 귀농·귀촌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양한 강좌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누구나 거뜬히 집을 지을 수 있도록

2011년 내린천 인근에 지었던 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서경석씨
▲ 2011년 내린천 인근에지었던 집 앞에서 서경석씨 2011년 내린천 인근에 지었던 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서경석씨
ⓒ 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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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옥학교가 많이 생겨나 6개월 과정으로 전통한옥을 배우는 곳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혼자서 한옥을 짓기 어렵단다. 또 이 과정을 제대로 배우려면 10년을 따라다녀도 모자란다고 한다. 전통한옥 건축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런 이유로 서씨는 누구나 부담 없이 자기 힘으로 지을 수 있는 신한옥 연구에 매진했다.

치목장을 나와 그가 사는 집으로 향했다. 숲에서 채취한 머루 수액을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집안을 둘러보니, 그의 솜씨가 돋보이는 목재 가구와 벽난로가 눈에 들어왔다. 특히 벽난로에 붙어 있는 신기한 장치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것 하나면 기름 한 방울 없이도 방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자신 있게 설명한다.

서경석씨는 '페치카'(벽돌과 흙 등으로 만든 난로)를 만들어 난방과 온수를 쓰고 있었다. 일단 벽돌로 만들었으니 주물난로보다 열을 오래도록 잡아두고 있어, 새벽이 돼도 금방 식지 않고 따뜻하다.

이뿐이 아니다. 난로는 실내 공기를 사용해 연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렇게 하면 따뜻한 공기가 연통을 타고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 단점을 보완하려고 그는 바깥공기 흡입구를 따로 만들어 연소에 사용하고 있었다. 거기에 온수 저장통도 연결해 물을 데워서 쓰고 있다. 열효율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서경석 님은 ‘페치카’(벽돌과 흙 등으로 만든 난로)를 만들어 난방과 온수를 쓰고 있었다. 일단 벽돌로 만들었으니 주물난로보다 열을 오래도록 잡아두고 있어, 새벽이 되어도 금방 식지 않고 따뜻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뿐이 아니다. 난로는 실내 공기를 사용해 연소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렇게 되면 따뜻한 공기가 연통을 타고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 단점을 보완하려고 그는 바깥공기 흡입구를 따로 만들어 연소에 사용하고 있었다. 거기에 온수 저장통도 연결해 물을 데워서 쓰고 있다. 열효율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 집안에 직접 만든 벽돌난로와 선반 서경석 님은 ‘페치카’(벽돌과 흙 등으로 만든 난로)를 만들어 난방과 온수를 쓰고 있었다. 일단 벽돌로 만들었으니 주물난로보다 열을 오래도록 잡아두고 있어, 새벽이 되어도 금방 식지 않고 따뜻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뿐이 아니다. 난로는 실내 공기를 사용해 연소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렇게 되면 따뜻한 공기가 연통을 타고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 단점을 보완하려고 그는 바깥공기 흡입구를 따로 만들어 연소에 사용하고 있었다. 거기에 온수 저장통도 연결해 물을 데워서 쓰고 있다. 열효율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 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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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단열을 잘해서 '패시브 하우스'(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 집)라는 것도 나오고, 열효율이 높은 집도 많이 나오는데요. 저는 '탄소 제로 하우스'를 꿈꿔봅니다. 시멘트 1톤을 만드는 데 탄소가 1.4톤이 발생하거든요.

쇠 1톤을 만들려면 또 엄청난 탄소가 발생해요. 또 해외에서 나무를 수입해오면, 물류비도 비용이지만, 탄소 발생도 만만치 않죠. 40년 전 제가 공부할 때만 하더라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00ppm 정도였는데, 현재는 400ppm을 넘어섰습니다."

그가 나무를 고집해온 것에는 탄소에 대한 문제의식이 컸다. 이렇게 대기 중 탄소 농도가 늘어나면,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의 교란이 와서 지구 전체적으로 큰 위험에 처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다. 그래서 시멘트, 쇠 사용을 최소화하고 주변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흙과 나무와 돌로 집을 짓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나무는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어주죠. 그러니 나무는 그 자체로 탄소 덩어리예요. 그 탄소 덩어리를 이용해 집을 짓는다면, 시멘트로 집을 짓는 것보다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지요. 그리고 탄소를 나무 속에 잡아두는 효과도 있는 거예요."

진짜 문제는 탄소 배출이다

서경석씨는 치목장의 장비를 활용해서 마을 사람들의 도끼나 낫, 칼 등을 갈아주고 수리해주는 일을 기획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산촌형 마을기업'이란다. 집짓기 일도 하면서, 일반인들도 손쉽게 자기 집을 지을 수 있는 기술도 나누고, 목재 가구나 생활용품도 만들어 수익을 내는 마을기업이다. 이 마을기업에 서석면에 사는 사람 중에 최소 둘에서 일곱 정도가 함께 일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서경석 님은 치목장의 장비를 활용해서 마을사람들 도끼나 낫, 칼 등을 갈아주고 수리해주는 일을 기획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산촌형 마을기업’이란다. 집짓기 일도 하면서, 일반인들도 손쉽게 자기 집을 지을 수 있는 기술도 나누고, 목재 가구나 생활용품도 만들어 수익을 내는 마을기업이다. 이 마을기업에 서석에 사는 사람 중에 최소 둘에서 일곱 정도가 함께 일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 귀틀집 치목하는 모습 서경석 님은 치목장의 장비를 활용해서 마을사람들 도끼나 낫, 칼 등을 갈아주고 수리해주는 일을 기획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산촌형 마을기업’이란다. 집짓기 일도 하면서, 일반인들도 손쉽게 자기 집을 지을 수 있는 기술도 나누고, 목재 가구나 생활용품도 만들어 수익을 내는 마을기업이다. 이 마을기업에 서석에 사는 사람 중에 최소 둘에서 일곱 정도가 함께 일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 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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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나무로 작업하며 깨달은 바를 이웃과 나누고 귀농·귀촌하려는 이들에게 전하려는 그의 열정이 느껴 졌다. 한옥과 목재 건축은 무조건 비싸다는 틀을 깨고,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집짓기를 시도해보는 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지 않을까.

내 몸 하나만 생각하는 집이 아닌 지구라는 커다란 집에서, 자연의 품에서,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집이 마을 곳곳에 지어지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아름다운마을신문(http://admaeul.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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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에 살고 있는 청년입니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작고 소소한 일들, '밝은누리'가 움틀 수 있도록 생명평화를 묵묵히 이루는 이들의 값진 삶을 기사로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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