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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종양학 전문의와의 점심식사'는 대화의 형태를 빌려 보다 알기 쉽게 암 예방 및 통계에 대한 지식과 갑상선·유방·대장·간 등 각각의 암 종에 대해 알아보는 연재입니다. 한 신문사의 의학·건강기자이자 암 환자 보호자이기도 한 K기자와 한 종합병원 의사 Q의 대화로 구성해봤습니다. - 기자 말

K :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늘도 좋은 아침이에요."
Q : "네, 반가워요."
K : "별일 없이 잘 지내시지요?"
Q : "덕분에요. K씨 덕에 일 때문에 미뤄뒀던 공부도 부지런히 하고, 알차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K : "하하, 그렇게 말씀하시니 좀 부끄럽네요."

Q : "그래도 이렇게 변함없이 저를 찾아주시고 암에 대한 이야기를 좋은 글로 써주니 저는 무척 고맙습니다. 자, 그러면 오늘은 지난번에 못다 한 유방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해볼까요?"
K : "네, 알겠습니다!"

유방암의 증상과 자가검진

유방암은 이야깃거리가 많은 암이다.
 유방암은 이야깃거리가 많은 암이다.
ⓒ nationalbreast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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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선생님,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중 하나가 유방암의 증상이에요. 어떤 느낌으로 유방이 만져진다거나, 혹은 어떤 증상이 있으면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을까요?

Q : "학술적으로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멍울이 만져진다고 해서 전부 유방암인 것은 아니고요.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 대개는 호르몬 변화에 따른 반응이거나, 암이 아닌 양성 종양이거나 액체로 이뤄진 낭종 등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생리 전까지 멍울이 커지면서 만져지다가, 생리 후에 사라지는 등 생리주기에 따라 변화가 있는 양상의 멍울이라면 유방암이 아닌 호르몬 변화에 따른 반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유방암이 진행이 된 상태라면, 겨드랑이의 임파절에 전이가 돼 겨드랑이에서 덩어리가 만져질 수도 있습니다. 피부를 침범하게 되면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질 수도 있고, 습진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지거나 빨갛게 부어오를 수도 있습니다. 유방 조직의 내부를 침범하게 되면 보조개처럼 겉 피부가 움푹 들어가거나 유두가 함몰되기도 하고, 암의 크기가 커지면서 유방의 크기가 변하고 양쪽이 비대칭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보인다면 암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서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것도 유방암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두 분비는 흔한 증상이고 (비정상적인 유분비물의 5~10% 만이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 피가 섞이지 않은 분비물은 암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K : "알겠습니다. 유방암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셨는데, 그러면 검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병원에 가야 하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국가암정보센터에 가면 각종 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가면 각종 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국가암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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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최근 개정된 한국의 암건진 권고안에서는 40세 이상 70세 미만의 여성들은 2년에 한 번씩 유방 촬영(맘모그라피 (mammography))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30세 이상의 성인 여성들은 자가검진 방법을 익혀서 매월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가검진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방 자가검진은 매월 생리 후 유방이 가장 부드러운 3~5일 사이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거울을 보고 유방의 대칭성, 피부의 변화, 유두의 함몰이나 습진 등을 관찰하고, 2, 3, 4번째 손가락의 앞부분으로 유두를 중심으로 해 달팽이 모양으로 돌리며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까지 이상이 없는지 만져봅니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유두를 짜서 분비물이나 혈액이 나오는지도 확인해 보면 됩니다.

자가검진에 대한 동영상자료가 국가암정보센터(www.cancer.go.kr) 누리집의 '내가 알고 싶은 암 → 암의 종류 → 유방암 → 진단방법(클릭)' 섹션에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자가검진을 하는 중에 평소와 다르게 멍울이 만져진다거나, 유방의 모양이나 대칭성에 변화가 있다거나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온다거나 하시면 병원에 내원해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 등을 이용해 검사를 하시면 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도 암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검진을 통해서 걱정을 덜어내는 편이 좋겠지요. 유방촬영술 같은 유방암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니까요.

한 가지 추가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자가검진을 하라고 하면 많은 여성분들이 '무언가 만져지긴 하는데, 이게 지금 정상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호소하십니다. 자가검진을 해서 만져지는 것이 유방암인지 아닌지 스스로 판정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이전과 비교해서 변화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피는 것으로 검사의 목적을 생각하시고 변화가 생기면 병원을 찾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방암의 치료와 부작용

유방암 치료 방법 중 절제술,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유방암 치료 방법 중 절제술,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 .nationalbreastcanc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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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알겠습니다. 선생님, 그러면 이번에는 유방암의 치료에 대해 여쭤볼게요. 유방암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Q : "유방암의 주된 치료는 수술입니다. 그리고 수술의 종류에는 크게 유방보존술과 유방전절제술이 있지요. 과거에는 재발의 위험 때문에 유방전절제술이 주로 시행됐지만, 최근의 연구에서 많이 진행되지 않은 유방암의 경우 유방보존술과 방사선치료를 함께 시행하면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한 것 만큼의 완치율을 보인다는 연구가 있어 많이 진행되지 않은 유방암의 경우 유방보존술과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암의 진행정도와 호르몬수용체 여부 등에 따라 호르몬 치료와 항암제 치료를 고려합니다. 유방암에 특징적인 호르몬 치료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암이므로, 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인 경우 호르몬 치료(호르몬 치료제는 여성호르몬이 암세포에 작용해 암세포가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이라는 것은 암세포가 이 호르몬 치료에 의해 영향 받을 수 있는 성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를 시행하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K :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에 비해서 방사선 치료라는 개념이 조금 생소한데요. 방사선 치료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유방암 치료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Q : "네. 일단 방사선의 항암원리부터 설명을 드리면, 고선량의 방사선은 암세포의 DNA를 파괴해 사멸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방사선은 암세포보다는 덜하지만 정상세포에도 작용을 하므로 어느 정도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요.

수술을 하더라도, 특히 유방보존술 같은 최소한의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가 주변조직에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유방보존시술 후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이러한 잔여 암세포를 사멸시켜 유방전절제를 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지요.

방사선치료는 이처럼 수술을 보좌하는 역할도 하지만, 전립선암이나 자궁암, 두경부암 등에서는 방사선치료만으로, 혹은 방사선치료와 항암제의 병용치료로 수술과 유사한 수준의 완치효과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몸에 칼을 대지 않고, 통증이 없고 부작용이 적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잇기 때문에, 암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컨디션에 따라 수술보다 선호되는 선택지가 되기도 하지요."

방사선 치료뿐 아니라, 수술이든 항암제 치료든 모든 항암 치료는 어느 정도의 부작용이 있다.
 방사선 치료뿐 아니라, 수술이든 항암제 치료든 모든 항암 치료는 어느 정도의 부작용이 있다.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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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네, 그런데 그렇게 강력한 방사선인 만큼, 부작용이 두렵지 않을까요? '방사능' 하면 공포의 대상이잖아요."

Q : "비단 방사선 치료뿐 아니라, 수술이든 항암제 치료든 모든 항암 치료는 어느 정도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암세포라는 것이 우리 몸의 혈관과 신경이 연결돼 있는 세포인만큼, 완벽하게 정상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고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는 치료법은 존재하기 어렵지요.

수술과 방사선치료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팔 부위의 림프부종이 있습니다. 림프관은 전신에 퍼져 있는 체액을 운반하는 관인데, 암이 전이되는 통로가 될 수 있으므로 수술과 방사선 치료의 주요 타깃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유방과 연결된 겨드랑이 부분의 림프관이 치료 중 손상될 수 있고, 겨드랑이와 팔의 체액을 흡수하는 기능이 떨어져 팔이 부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받은 쪽의 팔은 더욱 관리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팔이 부으면 일단 담당의사에게 알리시고, 채혈이나 혈압재기 등도 반대쪽 팔에서 하시는게 좋습니다. 또한 수술한 쪽의 팔로는 무거운 것 들기, 꽉 끼는 반지, 그리고 화상 등의 외상을 피하셔야 합니다.

항암제요법과 호르몬요법에 관해서는…. 항암제는 일반적인 항암요법의 부작용이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시면 되고요. 탈모, 구역질, 구토, 쇠약증, 백혈구나 혈소판등이 감소해서 감염에 취약하거나 지혈이 잘 안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호르몬요법에 관해서는 흔히 쓰는 타목시펜이라는 약의 경우 안면홍조, 우울증, 질 분비물, 월경 불순, 피부에 붉은 홍반이 나타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요. 또한 약의 종류에 따라 골통증이 나타나거나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이는 종류가 있어 정기적 골밀도검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K : "네에…. 선생님, 감사… 합니다. 그런데요."
Q : "??"
K : "너무 많은 말씀을 해주셔서 머리가 아파요."
Q : "하하, 지난주에 얘기했던 것처럼, 유방암에 대해서는 참 이야깃거리가 많지요. 그러면, 이제 어려운 이야기는 그만하고 잠깐 커피 한잔 하면서 대화를 마무리해볼까요?"
K : "네, 감사합니다!"

[Coffee break] 30세 이후 여성들은 다달이 자가 검진하면 좋다

Q : "고생 많았어요. 유방암에 대해서는 정말 할 얘기가 많지요. 요약을 한다고 해봤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았던 것 같네요."

K : "네. 그런데요 선생님, 죄송한데요. 쉽지 않으시겠지만 지난주랑 이번주에 말씀해주신 것, 요약해서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염두에 둬야 할 지침 같은 것을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Q : "별로 죄송하실 필요 없어요. 사실 유방암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긴 했지만, 살아가면서 염두에 둬야 할 것들은 그렇게까지 많진 않습니다.

유방암의 경우, 그 예방법이 전반적인 암 예방법과 대부분 일치해서 공부를 해두면 여러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지요. 술과 담배를 줄이고, 가능하면 모유수유 하시고, 야채와 과일을 다양하게 먹고, 운동을 하는 것은 유방암뿐 아니라 대부분의 암 예방에 도움이 되고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30세 이후의 여성분들은 자가검진을 다달이 하는 방법을 익히시면 좋겠고,  최근 국가암검진 권고안에서 제시한 것처럼 40세 이후에 2년에 한 번씩, 유방촬영을 받으시면 더욱 좋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치료와 부작용에 관한 것은(안 하시게 되면 더욱 좋겠지만) 하시게 되면 담당의와 상의해가면서 진행하시는 것이 가잫 좋고요."

K : "네, 선생님, 여러 가지 좋은 말씀, 그리고 좋은 요약,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번에도 좋은 말씀 또 부탁드릴게요!"
Q :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관련 기사] "야간근무와 유방암, 관계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임채홍님은 현재 방사선종양학 전문의입니다.



태그:#암, #종양학, #유방암,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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