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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20대 총선 당선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중구 중앙공원 충혼탑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하갑 최인호, 남구을 박재호, 부산진갑 김영춘, 북강서갑 전재수, 연제 김해영 당선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20대 총선 당선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중구 중앙공원 충혼탑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하갑 최인호, 남구을 박재호, 부산진갑 김영춘, 북강서갑 전재수, 연제 김해영 당선자.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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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계속 매달릴 필요는 없지 않나."

부산진갑 총선 당선자인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2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는 부산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달라진 부산 야당의 입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동안 부산시는 야당의 당정협의회 개최 요구를 무시해왔다. 새누리당과는 당정협의회란 말을 쓰면서도, 더민주와는 '정책간담회'라는 표현을 쓰며 의도적으로 격식을 낮추기까지 했다. 김 위원장의 말은 야당이 5석을 가져온 만큼 이런 식의 홀대를 이제는 참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당선자는 "작년에는 당정협의회를 공개 요청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모욕당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우리가 또 부산시에 당정협의회를 하자고 매달릴 생각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는 다른 더민주 당선자들의 뜻과도 같다. 남구을 박재호 당선자는 "부산시장이 이제는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당선하지 못한 지역에서도 야당이 40%대의 득표를 하는 만큼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강서갑 전재수 당선자는 "부산 시정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여당만으로 당정협의회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배제하고서는 부산 시정을 이끌 수 없다"면서 "상식적 수준을 가진 사람이라면 야당과의 협의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사하갑 최인호 당선자도 "부산시장이 그동안 보여온 새누리당 일방적 의사 결정과 소통 구조의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연제구 김해영 당선자 역시 "부산시민들이 1/3에 육박하는 견제 세력을 민의로 만들어 주신 만큼 당정협의회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무라인 강화 나선 부산시... <국제신문> "여야 넘어 폭넓은 인재 구해야"

20대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진행하던 부산시의 정책 논의틀을 야당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새누리당과 부산시의 당정협의회 모습.
 20대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진행하던 부산시의 정책 논의틀을 야당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새누리당과 부산시의 당정협의회 모습.
ⓒ 새누리당 부산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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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이러한 요구는 이미 부산시에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만 신경 쓰면 됐던 정책 결정 구조에 대한 견제는 불가피하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BIFF) 파행 위기와 일방적인 해수 담수화 수돗물 추진, 원전 추가 건설 등 야당의 반발을 샀던 정책은 수정 요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일치된 의견으로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덕 신공항에 대해선 큰 의미에서의 마찰은 없다. 하지만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까지 선언한 서병수 부산시장에게는 야당의 전폭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이를 아는 부산시는 정무라인의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부산시의 정무라인은 부시장급이던 전임 전용성 정무특보가 비리 혐의로 사의를 표하면서 공석인 상태. 시는 이 자리의 후임자를 놓고 고심 중이다. 지금은 총선 낙선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야당은 정무라인 구성을 마냥 지켜보지 않겠다는 태도이다. 더민주 부산시당은 지난 20일 성명에서 "낙선한 새누리당 인사에게 부산시가 나서서 자리를 만들어주는 이같은 행태는 부산 시민들이 총선에서 보여준 뜻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나아가 더민주 부산시당은 야당 몫의 사회 통합부지사를 둔 경기도의 사례를 들며 부산시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지역 언론은 여야를 아우르는 정무 기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국제신문>은 '시 정무특보 여야 넘어 폭넓게 인재 구해야'라는 제목의 22일 자 사설에서 "더민주는 선거 과정에서 '견제와 균형'을 강조하며 대안 세력으로 인정을 받은 만큼 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여갈 것"이라며 "여야 경쟁 구도라는 새로운 정치지형에서 서 시장이 정무특별보좌관(정무특보) 인선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지금까지 흘러나오는 정무특보 후보들의 하마평은 실망스럽다"면서 "여야를 넘어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을 정무특보로 발탁해 민선 6기 시정을 원만하게 수행할 디딤돌로 삼기 바란다"고 밝혔다.


태그:#부산시, #당정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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