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전지역 여성, 인권, 시민사회 단체들이 21일 대전 중구청 앞에서 "외모지상주의 조장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업무협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전지역 여성, 인권, 시민사회 단체들이 21일 대전 중구청 앞에서 "외모지상주의 조장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업무협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대전여성단체연합

관련사진보기


지난 7일 열린 대전 중구청(구청장 박용갑, 오른쪽)과 한국일보 대전총괄본부(본부장 최정복)의 업무협약식.
 지난 7일 열린 대전 중구청(구청장 박용갑, 오른쪽)과 한국일보 대전총괄본부(본부장 최정복)의 업무협약식.
ⓒ 대전 중구

관련사진보기


대전 중구청(구청장 박용갑)이 대전충남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적극 협조하기로 업무협약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자치단체가 나서서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대전 중구청은 지난 7일 한국일보 대전총괄본부(본부장 최정복)와 구청장실에서 업무협약(MOU)을 했다. 이 협약은 5월 28일 열리는 '2016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를 중구 중교로 '차 없는 거리 토요문화마당'에서 치르도록 중구가 적극 협력한다는 약속이다.

중구청 자료에 따르면 이날 박용갑 청장은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가 중교로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주신 최정복 본부장님께 감사드린다"며 "성공적인 선발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중구청의 업무협약에 대해 대전지역 여성 및 인권,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충남인권연대, 도담도담, 양심과인권나무 등은 지난 21일 오후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 중구청은 '대전충남미스코리아선발대회' 업무협약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의 미를 획일화하여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행사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지난 2002년부터 지상파 방송에서 조차 중계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1년,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포털 설문조사에서도 과반수가 '미의 가치를 왜곡시키는 대회', '여성의 상품화를 조장하는 행사'라며 반대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심지어 몇 년 전까지 우후죽순으로 열렸던 지방자치단체의 특산물 아가씨 선발대회도 양성평등 사회에 맞지 않는다는 여론에 힘입어 지자체의 협력이 중단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코리아대회를 주최해 온 한국일보사와 MOU를 맺은 중구청은 중교로 차 없는 거리에서 예선심사를 실시하게 하고, 본선 심사 등을 위해 대회의실을 지원하며, 특설무대를 설치하는 등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차 없는 거리에서의 미인대회 개최가 진정한 문화행사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정부는 양성평등기본법 시행 이후 성평등 문화확산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고 정부정책으로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인 인식으로 행사를 협조하는 것에 대해 대전여성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여성의 외모를 왜곡하는 대회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제시하는 미인의 기준은 우선 젊다 못해 어리고(18~24세), 날씬하다 못해 뼈만 남아야 하는 외모(키170cm 이상에 몸무게 45kg 이하), 성형으로 변형시켜야 하는 왜곡마저도 허용되는 인위적인 대회로 인식된 지 오래"라면서 "성평등 문화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할 중구청이 이러한 미인대회를 지원하는 행위는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중구청이 업무협약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박용갑 중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구청장실을 방문했으나 자리를 비운 박 구청장은 만나지 못했다. 이들은 추후 박 구청장과의 면담을 추진키로 했다.



태그:#대전 중구, #미스코리아, #미스코리아선발대회, #외모지상주의, #대전여성단체연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