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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정치와 시민운동, 그리고 변호사들의 접점이 되고 싶다. 코디네이터 역할이다. 국회의원에겐 동료 국회의원을 설득함은 물론이고, 여론을 설득하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 코디네이터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정치와 시민운동, 그리고 변호사들의 접점이 되고 싶다. 코디네이터 역할이다. 국회의원에겐 동료 국회의원을 설득함은 물론이고, 여론을 설득하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 코디네이터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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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대구 출신, 변호사….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비례대표)는 세 가지 얼굴로 20대 국회에 입성한다. 스스로를 '경단녀(임신·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라고 소개한 이 당선자는 "대구의 변화"를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현실과 괴리된 법을 국회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총선 6일 후(4월 19일), 국회에서 이 당선자를 만났다. 재킷에 노란리본을 달고, 손목에 노란팔찌를 찬 채, 인터뷰 장소에 나온 이 당선자는 "변호사 사무실을 정리하느라 총선 후 정신없이 보냈다"라고 근황을 소개했다. "오늘(19일)은 4.19혁명 기념식에 다녀왔고, 세월호 참사 2주기 땐 안산에 다녀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당선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처장 출신이다. 그동안 '나꼼수 선거법 위반 사건' '육군 대위의 이명박 대통령 모욕죄 사건' 등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인권침해감시단으로 활동하다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

"법정에선 '쌈닭'이라고 불렸다. 유치장에서도 '변호사님 성질 좀 죽이라'는 말 많이 들었다. 상임위로 미방위, 법사위, 정보위, 안행위 등을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권력기구를 감시하는 쪽에선 (저 같은) 싸움닭이 필요하다."

"대구 선거운동, 가장 열심히 해"

이재정 당선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처장 출신이다. 그동안 '나꼼수 선거법 위반 사건' '육군 대위의 이명박 대통령 모욕죄 사건' 등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인권침해감시단으로 활동하다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재정 당선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처장 출신이다. 그동안 '나꼼수 선거법 위반 사건' '육군 대위의 이명박 대통령 모욕죄 사건' 등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인권침해감시단으로 활동하다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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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자는 "표현의 자유에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변호사 이력도 이와 관련된 것이고, 지난 3월 비례대표 경선에서도 정견발표를 하며 '테러방지법'을 거론했다.

"헌법에 있는 자유권은 시민혁명 이후 성숙되고 완성된 권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자유권을 되찾기 위해 이렇게 노력하며 살아야 할 줄은…. 지난 보수정권 8년 동안 후퇴해 온 것이다. 테러방지법은 국회의원이 되면 해결하고 싶은 문제 중 하나다.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보며 시민들은 의회다운 의회를 봤다고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을 막는) 결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국정교과서도,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20대 국회에서 호흡을 맞춰 활동하고 싶은 이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 은평갑에서 당선돼 같은 당 국회의원이 된 박주민 변호사를 꼽았다. 이 당선자는 "항상 외사랑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처음 오빠라고 불러 본 사람이다, 연애할 때도 (남자친구를) 오빠라고 안 불러봤는데…"라며 박 변호사에 대한 오랜 애정과 존경을 표시했다. 이 당선자는 "(국회에서) 박 변호사와 같이 하고 싶은 일이 많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재정 당선자와의 인터뷰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 중앙위 비례대표 순위 투표에서 여성후보자 1위, 전체 4위(남 10명, 여 15명 중)를 기록했다. 예상했던 결과인가.
"그곳에서 저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정견발표 시간 2분뿐이었다. 먼저 저의 대표 경력인 민변에 기본적인 신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는 차별화된 이야기를 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수권정당이 되는 데 자신의 강점을 이야기했지만, 저는 강한 야당, 국민의 요구에 답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 제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 2분 동안 사람들이 제게 집중하는 모습을 봤다. 조직표를 기반으로 한 후보가 아닌 현장에서 지지할 수 있는 후보라는 분위기가 조성돼 거기에 기대를 걸었다."

- 선거운동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더민주 중앙유세단에 소속돼 전국을 돌았다. 주로 김종인 대표를 지원하며 움직였는데, 중간중간 제가 더 지원하고 싶은 곳이 생겨 내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가 외도해서 다녀온 곳이 대구였다. 막연히 고향을 향한 애향심이라기보다, 대구가 변화하는 걸 느꼈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 있다. 거기엔 율동팀도 없어 직접 춤도 추고, 뭔들 못하겠냐는 생각으로 선거운동에 임했다. 가장 많이 진을 빼고 온 곳이다."

"제1당 됐지만... 반성할 것 많아"

-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페이스북에 "어떤 결과이든 여전히 무겁다"라고 썼는데.
"일단 여당이 반을 넘지 않아 기뻤다. 그러나 (더민주를 지지한 분들이) 더민주가 좋아서 표를 준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1당이 됐지만 (총선 결과와 관련해) 해석의 여지도 많고, 반성할 지점도 많다."

- 그동안 변호사 출신의 비례대표 의원은 여럿 있었다.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
"법조인이라고 하면 흔히 고지식하고 딱딱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법률 적용에도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는 법률가 활동을 하면서 항상 법의 가장자리를 고민했다. 이번에 함께 국회에 입성한 박주민 변호사나 다른 민변 변호사들과 함께 현실과 괴리된 법을 고민하고, 사법으로 안 되는 부분을 입법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런 상상력이 일반적인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과는 다른 점이다."

법정에서 '쌈닭'이라고 불렸던 이재정 당선자는 상임위로 미방위, 법사위, 정보위, 안행위 등을 생각하고 있다. 그는 "권력기구를 감시하는 쪽에선 (저 같은) 싸움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쌈닭'이라고 불렸던 이재정 당선자는 상임위로 미방위, 법사위, 정보위, 안행위 등을 생각하고 있다. 그는 "권력기구를 감시하는 쪽에선 (저 같은) 싸움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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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출신이다. 이번에 김부겸 더민주 후보가 대구에서 승리를 거뒀는데. 향후 대구에서의 더민주 입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광주와 비교해서 말하고 싶다. 대구와 광주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상수'였다. 그래서 늘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새누리당은 대구시민을, 더민주는 광주시민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균열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게 할 거라고 생각한다."

- 재선에 도전할 건가.
"많은 사람이 '너 정치할 거니?'라고 질문을 받으면 손사래를 친다. 그만큼 정치가 개인의 욕망을 충족하는 걸로 잘못 인식돼 왔다는 증거다. 저는 정치를 그런 방식으로 바라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왔다. 재선에 도전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지만 손사래를 치고 싶진 않다."

- 혹시 대구로 가실까 싶어 드린 질문이다.
"모든 가능성은 다 열려있지 않을까? 확실한 건 연명하기 위해 내 소신에 반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계속 고민할 거다."

"문재인, 귀한 자산... 종편 시선에 안 휘둘려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20대 국회에서 호흡을 맞춰 활동하고 싶은 이가 누구냐는 질문에 서울 은평갑에서 당선돼 같은 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게 된 박주민 변호사를 꼽았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20대 국회에서 호흡을 맞춰 활동하고 싶은 이가 누구냐는 질문에 서울 은평갑에서 당선돼 같은 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게 된 박주민 변호사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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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가.
"정치와 시민운동, 그리고 변호사들의 접점이 되고 싶다. 코디네이터 역할이다. 국회의원에겐 동료 국회의원을 설득함은 물론이고, 여론을 설득하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 코디네이터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코디의 역할을 강조했다.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제가 정치적으로 나이브(naive, 순진하다)해서 그런지 몰라도, 계파를 정당 안의 정당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정책과 비전이 분명한 계파는 오랜 생명력을 지니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사라지는 거다.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집단이 당을 이끌고, 결과에 책임지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 계파 논쟁을 악의적으로 보는 것도 정치 혐오 아닐까. 물론 계파가 비난받는 이유는 있다. 계파 외 사람들을 배제하거나 마이너스 정치를 하는 부작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문재인 전 대표는?
"제가 지지했던 대통령 후보고, 야당에선 아직 최고 지지율을 보이는 후보다. 귀한 자산이다. 종편 등 다른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스스로 문 전 대표를 평가하고 그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 고민했으면 한다. 평가 절하하지도 말고, 기대 이상으로 보지도 말고…."

- 스스로 '경단녀'라고 말했는데. 이는 시대적인 화두이기도 하다.
"국회에 들어오면 국회에 있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점심 때라도 잠깐 가서 아이를 보고 올 수 있으니까. 그런데 주변 분들이 '의정에 열중해야지 무슨 아이를 보고 오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서 말리더라. 근데 저는 국회의원이면서 엄마다.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면 아이 엄마는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못한다. 조금 미묘하고, 민감하긴 하지만 그런 부분은 적극적으로 극복해보고 싶다."

- 어떤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나.
"이거 기록에 남는 것 아닌가. (한참 고민 후) 예전 같으면 이런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마음이 무겁다. 예전엔 회자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는데 지금은 조심스럽다."


태그:#20대 총선, #당선인, #이재정, #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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