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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에서 감사분야 재능기부자를 모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모집 대상인 경력직 공인회계사와 세무사를 '재능기부'로 채용하려는 것도 문제지만, 공공기관 감사 업무를 재능기부자에게 맡기는 일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비판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감사 활동을 도울 감사 분야 재능기부자를 모집한다. 공고 및 접수기간은 4월 15일부터 4월 29일까지다. 회원종목단체 및 시·도 체육회를 상대로 하는 감사활동을 재능기부자의 도움으로 처리하겠다는 목적이다. 모집대상은 공인회계사 또는 세무사 분야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국영기업체, 투자기관 등에서 3년 이상 감사업무에 종사한 경력자 중에서 감사기간에 평일 6시간 이상 근무가 가능한 자다.

"재능기부해 줄 경력 3년 이상 공인회계사 모집"

논란이 된 대한체육회 트위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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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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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대한체육회 트위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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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자는 회계 및 예산을 감사하고, 감사 보고서를 작성하며 자문 및 교육 지원을 맡게 된다. 선발은 서류심사 후 개별통보한다. 1일 6시간 이상(또는 8시간 근무) 근무시간 및 실적에 따라 소정의 활동수당이 지급되고, 시도체육회 감사 시 여비규정에 의거, 별도의 출장여비(숙박비, 교통비, 식비)가 지급된다.

대한체육회 트위터에 해당 공고가 올라오자마자 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력직 전문가를 무상으로 채용하려는 발상부터 어이가 없다", "욕심이 지나치게 과하다", "감사 업무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상식적으로 공인회계사나 세무사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를 재능기부자로 모집하겠다는 것은 우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회계사나 세무사로 경험을 쌓은 경력자나 일정기간 국영기업체 등에서 감사 업무에 종사한 사람은 흔하지 않다. 전문적으로 감사를 맡는 법인이 시장에 존재하는 이유다.

또한 평일 6시간 이상의 근무가 가능한 사람을 재능기부자로 구하려는 발상도 비판의 대상이다. 비전문자를 인턴으로 채용하는 것도 아니고, 지방 체육회를 감사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주요 인력을 싸게 부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근본적으로, 감사 업무자를 재능기부로 구하려는 시도 자체가 국민의 업무를 집행하는 공공기관의 처사로 맞지 않는 일이다. 공공기관의 감사 업무는 국민의 세금을 통해 집행되는 업무의 회계를 점검하는 작업이다. 이런 중요한 업무를 재능기부자에게 맡겨서 해결하려는 방식은 업무의 공공성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대한체육회는 감사 업무를 재능기부자에 맡겨도 괜찮을 정도로 청렴한 공공기관이 아니다. 대한체육회는 이미 2014년과 2015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하위권을 기록한 바 있다. 정밀한 감사 업무 개선을 위해 노력해도 시원찮을 판에 재능기부자에 감사를 맡기는 행태에 비판이 더 가해져야 할 이유다.

대한체육회 "은퇴 인력 대상 공고였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지난 19일 KBS와 한 인터뷰에서 "애초에 정규직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은퇴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공고를 낸 것"이라며 "때문에 경력 3년 이상이라는 자격을 붙였고, 출장비를 포함한 소정의 활동비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회계관련 전문가를 정규직으로 뽑기 어려운 상황에서 회계·감사 전문가를 활용해서 경기단체회원과 시·도체육회의 감사를 잘 해보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모집 공고를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태그:#대한체육회, #감사, #재능기부, #청렴도, #공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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