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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방송을 다시 보기하며 울다가 웃다가 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미친 사람인 줄 알았을 게다. 주중에는 방송을 보지 않는 터라 주말에 보고 싶은 것만 몰아서 보는 탓인데 예능도 빼놓지 않고 보는 <무한도전>을 빼면 요즘은 드라마도 그다지 흥이 가지 않는다. '송자매'(송중기-송혜교)의 태양의 후예는 1회 차를 보고 이어서 보길 포기했고, 그 외 드라마는 첫 회조차 보고 싶지 않은 모양새였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한국 정치판 때문이었다. 선거전 예측과 완전히 벗어난 그 결과 또한(우리 지역구를 포함해서) 극적 '반전'이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잡지 <삼백오십> 편집장인 난 쫄딱 망했다. 표지 그림부터 해서 지금의 여당이 희희낙락 하는 결과를 예상하고 넣은 것인데 완전히 빗나가버린 것이다.

도무지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긴 나보다 먼저 매 맞을 곳은 여론조사 기관이다. 호남 쪽이야 관심 둔 곳이 몇 군데 되질 않으니 모르겠지만 서울, 경기, 대구, 부산 지역은 제대로 맞은 곳이 하나도 없다시피 했다. 대표적으로 종로구(정세균 당선)나 강남구(전현희 당선)는 10%포인트 이상 지는 곳이었는데 완전히 거울 같은 결과가 나왔으니 예측이 틀려도 20%포인트 넘게 나는 오차가 무슨 예측이란 말인가.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준엄한 심판'이니 '산수가 아닌 수학의 유권자 표심'이니 하는 분석이 있다. 내 눈을 끈 것은 20대와 30대의 투표율 상승 현상이였다. 특히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는데 알바하고 취업준비에 스펙쌓기에도 고단한 그들을 투표장으로 이끈 힘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다. 나름 예측해보자면 지금 같은 악화일로의 지옥 같은 나라경제상황에 투표라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바꾸는 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야 했고 크게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가 가진 최선이 그것뿐이라는 판단이었을까.

엊그제 나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울분을 터뜨리다가 <무한도전>을 보고 웃었고, <KBS스페셜> '지옥고, 청년의 방'를 보며 급하게 우울해졌다. 세상에나 서강대를 다니고 서울대를 나온 이들이 미로 같은 옥탑과 반지하의 단칸방에 살면서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시급 6000원짜리 알바를 해서 생활비를 충당하는 모습이었다.

이웃 일본도 상황을 그리 다르지 않아서 젊은이들이 거리를 방황하다가 하루 만 원 하는 넷 카페에 몸을 접고 잔다든지 월 160만 원짜리 수급자로 방값과 빚을 매달 털고 나면 30만 원으로 끼니를 때우느라 전전하는 모습에 경악하고 말았다.

우리집 아이들을 돌아봤다. 저것들이 커서 대학을 가고 사회생활을 경험할진대 도대체 어떤 희망과 행복을 꿈꾸며 살아갈까. 서울대 교수씩이나 하는 이의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소리나, 어느 지역 신문에 경제학자라고 하는 이의 '희망의 끈을 꽉 잡고 놓지 말자'는 어이 없는 소리는 그대 자식들에게나 하시길 바란다. 대다수 청년이 가지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 미래가 없는 대한민국 청년일진대 급격히 나이 먹는 대한민국에게 미래는 있을까.

내가 '얼토당토않은 소리'나 '어이 없는 소리'라고 혹평하는 이유는 그들의 주장에는 공감이 부족하고 치유를 위한 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그들과 공감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세월호나 노동문제, 밀양과 제주 강정의 문제 모두 우리가 안고 있다.

국가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유를 위해서 먼저 공감하고 소통하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동의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 나가는 일이 우선이다. 문제의 해결방안을 같이 고민하고 이를 정치권이 몸소 떠안고 나아갈 때만이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저 그들에게 희망을 강요하고 용기를 북돋는 것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터무니없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진안'에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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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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