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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모습의 구마모트 성
 단아한 모습의 구마모트 성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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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가 심한 일본

일본은 자연재해가 몹시 심한 나라다. 해마다 반복되는 태풍과 쓰나미, 그리고 지진에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산 등으로 일본인의 마음은 편할 날이 없을 정도다.

신문과 TV 방송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일본 구마모토(熊本) 현에서 발생한 규모 6.5의 지진으로 9명이 사망한 데 이어, 16일 새벽에는 규모 7.3의 지진이 다시 발생하여 42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번 지진으로 1천여 명이 부상했으며 약 20만 명이 피난하고 있는데 이들은 먹을 식수조차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보도 사진이나 TV 화면을 보면 산사태로 건물과 도로가 모래성처럼 무너졌는가 하면, 대형 빌딩조차도 휴지처럼 구겨져 있었다.

이번 강진으로 구마모트(熊本) 상징인 구마모토 성벽까지도 마치 포탄을 맞은 듯 허물어지고, 성의 누각 기와와 지붕이 파손되고, 성의 망루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일본 규슈 구마모트 시의 아름답고 평화로은 밤 풍경
 일본 규슈 구마모트 시의 아름답고 평화로은 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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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겸사익(一兼四益)'

나는 2008년 3월 말, '친구 따라 강남 가듯' 고교 동창과 함께 일본 규슈지방 역사테마 여행을 떠나 3박4일 동안 그 일대 역사 현장을 골똘히 둘러본 적이 있었다. 그때 구마모토 시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는 구마모토 성이었는데, 이 성은 오사카 성, 나고야 성과 함께 일본 3대 명성(名城)의 하나로 대단히 장엄하고 매우 훌륭했다.

이 성을 쌓은 이는 임진왜란 때 조선정벌에 앞장 선 가토기요마사(加藤淸正)로 7년간의 대공사 끝에 1607년에 완성했다. 가토는 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고자 성벽을 쥐 한마리 기어오를 수 없도록 가파르게 쌓았다고 한다.

일본인들이 구마모트 성 내부 진열관에 모셔 둔 가토기요마사의 초상
 일본인들이 구마모트 성 내부 진열관에 모셔 둔 가토기요마사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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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7년 메이지 유신 때 일왕 복고에 반대하는 사무라이들이 구마모토 성을 보루로 55일 동안 항전을 벌였지만 물거품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무렵 원인 모를 화재로 이 성은 소실되고 말았다.

그런 가운데 1960년, 철근 콘크리트 공법으로 더욱 견고하게 이 성을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시켜 놓았다. 하지만 이번 구마모토 현 일대의 강진에는 속수무책이었나 보다. 인간이 제 아무리 견고하게 성을 쌓아도 자연재해에는 비켜갈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일본이 거의 해마다 겪고 있는 자연재해를 보면서 이는 결코 남의 나라 일만이 아닌 천재지변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간은 대자연을 정복한다는 오만에 앞서 더욱 겸손해져야 하늘의 노함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거나 아니면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역경>에 보면 '일겸사익(一兼四益)'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한 번의 겸손은 하늘(天), 땅(地), 귀신(神), 사람(人) 등 사자(四者)로부터 유익함을 가져오게 한다는 말이다.

이웃나라 일본 구마모토 현의 자연재해를 보면서 지난날 그곳을 여행했던 아련한 추억과 함께 우리 인간은 더욱 대자연 앞에 겸허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봄비를 머금고 사쿠라꽃이 활짝 피어나는 구마모토 성
 봄비를 머금고 사쿠라꽃이 활짝 피어나는 구마모토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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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구마모트(熊本)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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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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