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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사내하청업체가 원청업체의 '갑질'로 체불임금이 발생했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에 진정․고소를 넣고, 거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남 고성 동해면 소재 STX고성조선해양 앞에서는 노동자 20여 명이 지난주부터 '장송곡'을 틀어놓고 농성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 조선소의 사내협력사였던 '삼원' 소속으로, 지난 3월까지 STX고성조선해양에서 배를 만들었다.

'삼원'은 STX고성조선해양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 21일까지 도급계약을 맺었다. 노동자들은 지난 1월 이전 누적된 체불임금 8000여만원, 2월 1억 6000여만원, 3월 1억 2000여만원 등 총 4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STX고성조선해양 사내하청업체 '삼원'에 소속되었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을 해결하라며 원청업체 공장 앞에서 농성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STX고성조선해양 사내하청업체 '삼원'에 소속되었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을 해결하라며 원청업체 공장 앞에서 농성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 민주노총 거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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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은 원청의 '갑질'로 체불임금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은 "원청은 적정하지 않은 단가에 하청에 일을 시키고 그 과정에서 누적된 적자가 모여 하청 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일한 실제 기성내역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고 원청사 임의대로 계산해서 지급해 온 관행이 체불임금 사태를 만들어 낸 원인"이라며 "이런 상황들이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다단계하도급으로 이뤄진 고용 구조 때문"이라 했다.

한 노동자는 "공사 입찰할 때 금액을 공시하지 않고 선박 구조물이 거의 마무리 시점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어 하청업체는 하는 수 없이 응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청업체 '삼원' 사장은 "원청의 갑질 때문에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있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을 맞추다 보면 인력을 집중적으로 많이 쓸 필요가 있다. 그런데 나중에 원청은 그런 사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건비의 경우 부가가치세(10%)와 근로자 4대보험도 하청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근로자 임금부터 먼저 지급해야 하고, 지난해 그렇게 하다 보니 부가가치세와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몇 개월 동안 지체되고, 결국에는 하청 사장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삼원 사장은 "공사 전에 정상 계약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부터 시킨다. 처음에 그렇게 하다 보면 계속해서 원청에 따라갈 수 밖에 없게 된다"며 "한마디로 말하면 원청이 하청을 갖고 논다고 본다. 오죽했으면, 원청에서 받은 돈을 임금 이외 다른 용도로 지급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은행거래내역 자료를 원청에 제출할 정도다"고 말했다.

STX고성조선해양 "계약대금은 다 지불"

STX고성조선해양은 계약금을 다 지급했고, 체불임금은 하청업체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삼원과 도급계약을 맺어 그동안 16억원 가량 지급했다. 원청은 계약대로 대금을 다 지급했으니 체불임금이 발생했다면 하청 책임"이라 말했다.

그는 "공사는 건별로 계약이 다 다르다. 완성품은 단가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고 완료하면 대금을 집행한다"며 "그런데 하청 사장들은 사전에 배를 만들기 위해 공사금액을 어느 정도 아는 상태에서 진행하고, 완료되면 정산 처리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근로자들이 임금을 못 받았다면 삼원 사장이 책임을 져야할 문제다"며 "공사 단가를 후려치기한 것도 없고, 갑질을 한 것도 없었다. 다른 하청업체는 아무 문제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고용노동지청은 노동자들이 '삼원'을 대상으로 낸 진정․고소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통영고용노동지청은 체불임금에 대해 '채단금'에서 노동자들한테 임금을 우선 지급하고 사업주한테 대의변제를 요구할 예정이다.

통영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원청에서 계약금대로 주지 않았다면 원청을 조사해야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하청에서 사업을 운영하면서 한번도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다"며 "하청이 사업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원청과 다툼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진정과 고소는 근로자들이 '삼원'을 대상으로 제기했고, 조사를 거쳐 처리할 예정"이라 밝혔다.

STX고성조선해양 사내하청업체 '삼원'에 소속되었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을 해결하라며 원청업체 공장 앞에서 농성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STX고성조선해양 사내하청업체 '삼원'에 소속되었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을 해결하라며 원청업체 공장 앞에서 농성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 민주노총 거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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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체불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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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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