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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된 인천의 한 사립 여자고등학교 교사가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방법원 형사 14부는 지난 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여고 교사 B(55)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여고 3학년 담임 교사였던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자신이 가르치는 여학생 6명을 총11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의 판결문을 보면, B씨는 지난해 5월 말께 이 학교 학생 C양을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자신의 차량에 태워 공터로 유인한 뒤, 조수석에 앉은 C양을 끌어안았다가 싫다고 몸을 떼어내는 C양의 가슴에 손을 대고 주무르듯이 만져 강제 추행했다.

또한 같은 해 9월 초에는 자신의 차량에서 C양과 성적이나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C양의 손을 잡고 자신의 중요 부위에 가져다 대는 등, 강제 추행했다.

이밖에 다른 여학생에겐 복도에서 갑자기 어깨동무를 하며 옷 위로 속옷 끈을 만지거나, 교무실에서 교복 반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바지를 벗길 듯이 잡아당기는 등, 강제 추행했다.

재판부는 "학생들이 건전한 성적 가치관을 갖게 교육하고 보호해야할 위치에 있음에도 오히려 학생들이 교사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자신이 지도하는 다수의 학생을 추행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정서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학생들이 큰 정신적 고통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고 올바른 성장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며, 피해 학생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있기에 그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가장 피해가 큰 학생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 이 사건 전에는 아무런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은 점, 각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강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1년 6월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부는 B씨가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범행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이후 학교와 학원 등에서 취업이 제한되는 점 등에 비춰 성폭력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는 면제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 "당연히 파면 징계 해야"

사립학교 교사의 징계 권한은 학교법인에 있어 징계가 어떻게 결정될지는 아직 모른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큰 고통을 준 교사는 당연히 파면 징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A여고 교장이 B씨와 다른 학생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D교사를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는 <시사인천>의 보도와 관련해 시교육청이 감사를 실시했다.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4일 '교장과 교감에게 신분상 조치를 하라'고 학교법인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학생 성추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교사를 위한 탄원서를 받는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학교 관리자로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경고나 주의 등, 신분상 조치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구속된 교사가 구속되기 전에 성추행 피해를 경찰에 진술한 학생들의 학생생활기록부 '종합의견란'에 '자기주장만 옳은 줄만 알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으며 본인의 뜻대로만 한다'는 등의 부정적인 내용만을 적어놓았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학부모의 민원으로 생활기록부가 정정된 것을 확인했지만 부정적 내용이 적혀있었다는 것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가 생활기록부 정정을 요구하면서 교감이 '생활기록부를 정정하려면 구속된 교사에게 컴퓨터를 들고 가서 받아오라'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확인했지만, 학부모와 다소 격앙된 대화를 하는 과정에 나왔던 말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관련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관리자로서 부적절한 행동과 언행이 있었다고 봐, 교감 역시 신분상 조치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성추행, #인천 사립여고, #탄원서, #강제추행, #인천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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