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치

광주전라

포토뉴스

문재인, '셀카 서비스'는 기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함께 인사를 하던 중 한 어린이와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을 방문해 한 식당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4050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한 뒤 시민들에 둘러싸여 이동하고 있다. ⓒ 이희훈
문재인 둘러 싼 광주 학생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전 광주 전남대를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모여 앉아 즉석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말리는 사람이 참 많아서 늦었다"라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광주행. 지난 8일 "돌 맞을 각오로" 광주를 방문한 그에게 쏟아진 건 돌도 아니고 야유도 아닌 "환영합니다"라는 환호와 "힘내라"는 격려였다.

국민의당이 광주 의석 8개 전체 석권을 자신하고, 광주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더민주보다 높게 나오는 상황에서 문재인의 광주 방문은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문 전 대표의 일회성 광주 방문만으로는 국민의당 바람을 잠재우고 호남에서 더민주의 대역전까지 이뤄내기엔 아직은 역부족이다. 그러나 국민의당 바람이 증폭돼 확산되는 걸 막아내는, 이른바 '바리케이드 효과'는 충분히 거둔 것으로 보인다. 반문 정서가 가장 높다는 장년층 시민들이 "왜 이제 왔느냐"라며 문 전 대표의 손을 잡았다.

문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냐는 것이다. 이 또한 문 전 대표가 하기에 달렸다. 문 전 대표가 만난 대다수 시민들은 그에게 "선거일까지 광주와 호남에 머물러 있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광주와 호남에서 국민의당 녹색 바람 못지 않은 문재인표 대역전의 바람이 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장년층에겐 "제가 늦었죠?"... 청년들에겐 "사전투표 꼭"

518 영령앞에 무릎 꿇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던 중 무릎을 꿇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던 중 무릎을 꿇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내 유영봉안소를 방문해 참배 후 영정을 살펴보고 있다. ⓒ 이희훈
안경에 비친 민주열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내 유영봉안소를 방문해 참배 후 영정을 살펴보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열사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 이희훈
문 전 대표의 8일 일정을 살펴보면, 곳곳에 분명한 목적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첫 일정으로 국립5.18민주묘지(신묘역)를 찾았다. 그는 참배행사 도중 진행자의 "일동묵념"이란 말에 무릎을 꿇었고, 이어 구묘역을 찾아 '전두환 비석'을 밟았다.

두 사례 모두 정치인들이 5.18묘역을 찾았을 때 하는 일반적인 행동은 아니다. 정치인들이 찾는 5.18묘역은 광주시민 입장에서 식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동할 수도 있는 공간이다.

이어 문 전 대표는 광주천·광주공원 등 광주 지역 원도심 인근을 찾았다. 주로 장년층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전 대표는 "제가 너무 늦게 왔지요?" "더민주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말을 건네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지금까지 나온 광주 지역 여론조사를 보면, 더민주는 국민의당에 비해 장년층에서 열세를 보여왔다. 문 전 대표가 마지막 일정으로 잡은 '쓴소리 4050 대화' 역시 열세인 장년층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광주를 돌아다니며 김 위원장 덕을 톡톡히 봤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김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이가 많고, 그들에게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을 떠올릴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기제 중 하나다.

이날 장년층 시민들은 "제가 아버님의 팬이었습니다" "제가 조선대에서 김 전 대통령 유세를 본 사람입니다" 등의 추억을 쏟아내며 김 위원장을 반겼다. 문 전 대표도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김홍걸 교수입니다"라고 말하면서  김 위원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문 전 대표는 비교적 투표율이 낮은 젊은 연령층을 찾아 사전투표를 호소했다. 전남대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대학생들과 함께 캠퍼스 한 켠에 앉아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고, 전남대 바로 옆에 있는 북구청을 찾아 직접 사전투표를 하기도 했다. 비교적 지지세가 높은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야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총선 지면 '문재인 정계은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문재인 환영화는 광주 시민들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방문하자 지지자들이 스마트폰에 환영의 글을 써 들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을 방문하자 지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인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이날 문 전 대표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광주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충장로우체국에서 나왔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호남에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아예 "미련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가 말한 '호남 지지'가 무엇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문 전 대표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오늘은 이 정도만"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호남 지지를 평가할 수 있는 척도 중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당장 진행될 총선이다. 총선 결과도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호남 지역구 의석, 둘은 호남에서의 정당득표율이다.

하지만 꼭 총선을 그 기점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이날 발표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 전 대표는 '더민주'가 아닌 '저(문재인)'라는 단서를 달았다.

"(더민주에 애정을 갖고 있는 호남에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습니다."

문 전 대표는 '저에 대한 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로는 호남이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문 전 대표는 현재 당 대표도 아니며, 총선에 출마하지도 않았다. 최소한 논리적으로라도 '더민주=문재인'의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호남 지역 선거에서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패했다고 해서, 곧바로 문 전 대표를 향한 호남 지지가 꺾였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 전 대표가 말한 호남 지지는 '대권주자로서의 문재인'을 향한 지지일 수도 있다. 총선이 끝나면, 대선 레이스의 전초전 시작된다. 자천타천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들은 수도 없이 여론조사 그래프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이때도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사실 스스로 물러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지금껏 진보 성향의 대통령 중 호남 지지 없이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없다.

문재인 "광주 후보들에게 기회 달라"

창밖으로 손 흔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을 방문해 한 식당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4050과의 대화를 하던 중 창밖의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강기정 의원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양동시장을 방문해 식사 후 상인들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어쨌든 문 전 대표의 이번 광주 방문이 총선을 겨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의 광주 방문이 판세를 엎을만큼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문 전 대표가 강한 바리케이드를 친 건 사실이다. 변수가 '제로(0)'였던 광주 선거판에 행여 그 영향력이 미미하더라도 문 전 대표라는 변수가 생겼다.

이날 문 전 대표는 "차기, 차차기 이 나라를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인재들이 호남의 더민주 후보들 속에 있다"라면서 "정권을 탈환하고 대권을 꿈꿀 만한 훌륭한 씨앗들이 뿌려졌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더민주는 이렇게 새로운 인재들로 다시 태어났고, 호남 기득권 정치인의 물갈이를 바라는 호남의 민심이 호응했다"라면서 "이분들에게 기회를 달라. 호남의 정신과 열정을 한 지역에 가두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장시켜 갈 인재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광주 지역 후보들도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에 호응했다.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이 발표된 뒤 "함께 매를 맞겠다"라고 했던 이용빈 후보(광주 광산갑)는 월곡시장에서 문 전 대표를 만나 포옹을 나눴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광주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 당의 잘못"이라며 "문 전 대표와 광주 후보 8명이 함께 광주를 지키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형석 후보(광주 북을)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문 정서? '반'갑다 '문'재인 정서였나보다, 더민주 파이팅"이라고 썼다.
태그:#문재인, #광주, #더불어민주당, #20대 총선, #국민의당
댓글12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