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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부영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에서 열린 감성수업 장면
 여수부영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에서 열린 감성수업 장면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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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1일), 여수 부영초등학교(교장 박주영) 5학년 3반 교실에서 있었던 감성수업을 참관했다. '마음의 힘을 기르는 감성수업'을 담당한 이는 여수부영초등학교 조선미 수석교사이다.

이날 수업은 10차시 중에서 5,6차시로 진행되는 자기 조절중심의 수업이다. 학습주제는 '화에 대해 알아보고 조절방법 알아보기'다.

'화'는 현대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감정 중 하나이다. 무한경쟁시대에 사는 한국인들이 순간적인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친구보다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수업이 끝나도 서너 개의 학원을 전전해야하는 학생들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화'나는 상황을 자주 경험한다.

화는 내되 상대방이 불쾌하지 않게 원만한 방법으로 표현해야

 학생들은 감정카드에 적힌 말을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말한다
 학생들은 감정카드에 적힌 말을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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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마음의 힘을 키우는 감성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학생들이 감정카드를 활용하여 차례로 자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말하자 모든 학생들이 동시에  "아하!"라고 말하며 공감을 나타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등의 긍정 감정을 말하자 모든 학생들이 "아하!"를 외쳤다. 이는  감성수업을 위한 몸을 살피고 마음을 여는 활동들이다.

 화가 나면 참을수 없다는 학생이 그린 그림. 화날때 자신의 몸과 마음에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 지를 그린 그림이다
 화가 나면 참을수 없다는 학생이 그린 그림. 화날때 자신의 몸과 마음에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 지를 그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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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수업은 생각을 열기위한 토론으로, 첫 번째 활동이 시작되었다. 토론주제는 '화를 참아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화는 참아야 한다 '고 답변한 한 학생은 "화를 내면 상대방 기분이 상하니까 참는 게 좋다"고 답했다. '화를 참을 수 없다'고 답변한 학생은 "나를 욕하고 괴롭히면 나는 화가 나서 그 친구를 죽여 버릴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화날 때 화를 조절하는 방법'을 발표하는 시간이 되자 여러 가지 방법들이 나왔다.

동생 괴롭히기. 심호흡 크게 세 번하기. 부모님께 말하기. 운동하기. 사과하기. 밖에 나가 미친 듯이 뛰어놀기. 다른 생각하기. 잠자기. 책보기. 입장 바꿔 생각하기.

'나는 화를 조절할 수 있다'에 대한 의견은 자신의 점수를 가치수직선 토론기법을 활용하여 몸으로 나타내는 활동으로 표현했다. 교실을 천천히 걸어 다니며 주제에 대해 생각하다가 자신의 화를 100점으로 조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교실중앙에 서고, 중간정도는 교실 중간에, 전혀 조절이 안 되는 학생은 교실 벽면쪽에 서게 함으로써 교실 공간을 이용해서 몸으로 표현하게 하였다.

교사는 돌아다니면서 한명씩 인터뷰를 하며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본다. 화 조절이 안 되었던 여학생 한명이 "엄마가 없다고 놀리는 아이들을 보면 화 조절이 안 된다" 라고 울먹이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는 등 학생들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교사와 학생들은 발표된 '화 조절 방법' 중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들을 골라내 수정하기 시작했다.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학생들이 선택한 대안이 순기능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생 괴롭히기 - 동생을 괴롭히면 자신의 스트레스는 풀리겠지만 동생의 스트레스도 커질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운동하기 - 화날 때 운동하면 과격해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들은 두 번째 활동으로 인체 그림에 '화가 날 때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 지'를 나타내는 그림을 그렸다. '화가 날 때 참는다'는 학생은 가슴과 머리 부분에 빨갛게 색칠을  했지만, '화가 나면 참을 수 없다'고 발표한 학생은 전신을 빨갛게 칠했다.

조선미 교사가 화 중에서도 도덕적 화에 대한 사례를 들려주면서 화가 지닌 힘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학생들의 입에서 저절로 "아하"라는 소리가 나왔다. 화의 필요성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여수부영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에서 감성수업을 한 조선미 수석교사가 학생이 그린 그림 내용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다
 여수부영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에서 감성수업을 한 조선미 수석교사가 학생이 그린 그림 내용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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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날 때 한 번 심호흡하고 15초 후에 다시 생각해보면 화가  풀립니다. 화는 참지 말고 표현해야 하는 데 원만한 방법으로 합니다. 밖에 나가 바람을 쐬고 다시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시간가는 줄 모르는 가운데 한 시간의 수업이 끝났다.  수업했던 교사와 참관했던 교사가 수업에 대해 배우고 나누고 의미를 찾아가는 공감협의회 시간이다. 담임교사가 화를 참지 못한다는 학생의 가정환경에 대해 설명해줬다.

 수업이 끝난 후 참관했던 교사들이 모여 공감협의회를 열었다
 수업이 끝난 후 참관했던 교사들이 모여 공감협의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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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몽골에서 시집왔었고 다문화가정 출신으로 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해 상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엄마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왕따를 받아 상처를 받았다고 합니다. 말을 잘하지 않는 학생이었는데 자기표현을 한다는 것은 자기치유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수업이 계기가 되어 말할 수 있는 장소가 제공됐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학년 때 그 학생을 지켜보았다는 여교사가 말을 이었다.

"그 학생은 학교가 싫다고 했어요. 화를 다스릴 줄 모르는 학생이었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끝까지 드러냈다는 게 치유된 것이잖아요? 이런 수업을 학생들만 할 게 아니라 어른들한테도 했으면 좋겠어요.

머리의 힘만을 키우는 지식 교육에서 마음의 힘을 키우는 감성수업이 갈수록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가치논제를 몸으로 직접 표현하고 즉석 토론을 거쳐 스스로 결과는 내리는 과정은 제 수업에 바로 사용해 보고 싶은 의미 있는 활동이었어요"

부정감정에서 긍정감정으로 바뀌도록 보살펴야  

 학생들이 발표한 '화조절 방법'을 기록한 칠판 모습
 학생들이 발표한 '화조절 방법'을 기록한 칠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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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 교사가 감정수업을 하기위해 학생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12개 질문에는 학교생활 중 느끼는 감정단어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긍정감정 - 행복한, 감동한, 기쁜, 즐거운, 상쾌한, 유쾌한, 흐뭇한, 편안한
중간감정 - 망설여지는, 부러운, 조마조마한, 걱정스러운, 겁나는, 근심스러운
부정감정 - 신경질 나는, 짜증나는, 화나는, 억울한, 실망스러운, 서글픈, 슬픈 

부영초등학교 5학년 118명(4개반)과 2학년 130명(5개반)을 조사한 결과는 긍정감정(150/248), 중간감정 (75/248), 부정감정 ( 23/248)이었다.  조선미 교사의 결과분석 내용이다.

"9개반 감정 체크 결과 반에 2~3명은 강한 부정적 감정을 하루 종일 습관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공통점은 수업시간에 늘 문제를 일으키고 친구들과 다툼이 잦은 아이들이었습니다. 부정적 감정으로 하루 종일 살아가는 이 아이들은 누가 옆에서 살짝 말을 잘못하거나 실수를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예민한 편입니다. 중간감정을 가진 아이들도 교사와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부정적 감정으로 쏠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중간 감정을 잘 딛고 긍정적 감정으로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대인은 어른이나 아이나 화나는 일이 많다며 조선미 교사가 학생들에게 추천한 화조절 방법 서적
 현대인은 어른이나 아이나 화나는 일이 많다며 조선미 교사가 학생들에게 추천한 화조절 방법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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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사는 "7~14세까지는 본능적인 욕구가 생존에서 관계로 넘어오는 과정으로 마음이 자라는 시기입니다. 즉 감정이 확장되는 이 시기에 주변의 사랑이나 격려, 인정이 꼭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며 마음의 힘을 길러야 하는 감성수업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감성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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