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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론 조사는 야권 참패가 현실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야권 분열을 반영해 20대 총선 결과를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새누리당은 개헌선(200석)을 훨씬 넘는 208석을 확보할 수 있다. 그 이유는 19대 총선 때 수도권에서 10%p 이내의 차이로 야당이 이겼던 지역 43곳이 야권분열로 새누리당의 승리로 바뀌고, 여권 분열에서 야권 분열로 바뀐 충청 지역 10곳까지 총 53곳에서의 승패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개헌저지선마저 붕괴된 나라에서 민주주의는 무늬만 남게 될 것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법안 통과는 물론 헌법 개정까지 가능한 나라, 대통령 말 한마디에 행정부는 물론 국회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나라에서 국민은 통치의 대상으로 전락할 뿐, 더 이상 국가의 주인은 아니게 될 것이다.

지도자의 자의성에 종속되어 있고 그것을 막아줄 아무런 저지수단이 없는 나라에서 국민은 더 이상 자유롭지 않다. 국민은 통치자의 자의성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은 노예와 마찬가지 처지가 될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 의원들은 노심초사 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만 살피는 처지다. 총선이 끝나면 그것은 전 국민의 모습이 될 것이다.

야권 참패의 현실화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는 김종인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20일 앞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김 비대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바꿀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몰아 달라"고 호소했다.
▲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는 김종인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20일 앞둔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김 비대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바꿀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몰아 달라"고 호소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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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사된 여론조사 지표는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참패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도권에서, 야권 분열로 인한 새누리당 압승 가능성은 상상 그 이상이다.

먼저 최근 여론조사의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지난 24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야당의 텃밭이었던 서울 성북구(을)에서 새누리 김효재 32.0%, 더민주 기동민 23.5%, 국민의당 김인원 8.0%, 정의당 박창완 3.9%의 지지를 얻었다.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2일~23일 성북을 유권자 513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뢰수준은 95%에 ±4.3%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3일 KBS 보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갑)에서는 새누리 박선규 38.7%, 더민주 김영주 32.3%, 국민의당 강신복 6.6%였다. 영등포구(을)에서도 새누리 권영세 38.4%, 더민주 신경민 28.2%, 국민의당 김종구 12.9%였다. 서대문구(갑)에서도 새누리 이성헌 39.2%, 더민주 우상호 33.7%, 국민의당 이종화 5.6%였다. (코리아리서치가 21∼23일 해당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뢰수준은 95%에 ±4.4%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들 지역은 모두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현 더민주)이 승리한 곳이다. 야권이 분열한 지금 상황에서는 새누리당이 이기지만, 단일화 하면 야당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준다.

야권 분열로 인한 새누리당 압승 가능성은 여론조사를 실시한 몇 지역에 한정된 것일까? 아니면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까? 좀 더 정확한 자료는 모든 지역에서 여론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우선은 시뮬레이션해서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다.

리얼미터가 21~23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수도권에서 10.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국민의당 지지율은 앞의 여론조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여권 분열 효과는 전혀 없고, 야권 분열 효과만 있었다. 따라서 야권 분열로 인한 선거 결과 변화를 시뮬레이션 해보려면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당이 10%p 이내의 격차로 이긴 곳을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이기는 것으로 바꿔서 계산하면 된다. 

 수도권 의석수 시뮬레이션.
 수도권 의석수 시뮬레이션.
ⓒ 유창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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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는 그 결과를 표로 정리한 것이다. 지난 19대 총선 때 서울에서 새누리당 승리가 16곳, 야당 승리가 32곳이었는데, 야당이 10%p 이상의 차이로 이긴 곳이 10곳, 10%p 이내로 이긴 곳이 22곳이었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10.2% 지지율의 국민의당에 의해 야권분열이 발생한 20대 총선에서, 19대 총선에서 10%p 이내의 차이로 야당이 이긴 22곳은 야당 승리에서 새누리당 승리로 승패가 바뀌게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19대 총선 때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43석, 야당이 69석을 얻었는데, 지금의 야권분열로 선거를 치르면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86석, 야당 26석을 얻게 된다.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변화인 것이다.

충청권도 마찬가지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총 25석 중 새누리당이 15석, 민주당이 10석을 얻었는데, 당시에는 새누리당-민주통합당-자유선진당의 3자 구도로 치러진 선거였다. 반면 지금은 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 3자 구도다. 19대 때는 여권이 분열되었는데, 지금은 야권이 분열됐다. 이런 선거구도의 변화에 더해 충청권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6.2%(앞의 리얼미터 조사)다. 충청권에서 야당은 전패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강원(총 75곳 중에서 새누리당 72곳, 민주통합당 3곳 승리), 호남+제주(총 33곳 모두 야당 승리)에서는 야권 분열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이것을 감안하여 19대 총선 결과에 근거한 20대 총선 결과를 시뮬레이션 해봤다. 19대 때는 총 245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130석(53%), 야당(115석)이었던 것이 20대 때는 새누리당 183석(75%), 야당 62석(25%)의 결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새누리당의 예상 비례대표 의석수 25석까지 합하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개헌선(200석)을 훨씬 넘는 208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9대 총선 때 수도권에서 10%p 이내의 차이로 야당이 이겼던 지역 43곳이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 승리로 바뀌고, 여기에 여당 분열에서 야당 분열로 바뀐 충청 지역 10곳까지 총 53곳에서의 승패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20대 총선 예상 시뮬레이션 결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왜냐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은데, 선거결과는 총선사상 유례없는 여당의 압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의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는 41.2%, 부정평가는 51.4%였다.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39.6%, 3개 야당 지지율 합계가 47.4%였다. 총선이 여야 간의 1대1 대결구도로 치러진다면 야권이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야권의 궤멸과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가 예상되는 것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개헌까지 가능하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마친 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과 함께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마친 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과 함께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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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새누리당이 개헌선인 200석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떻게 될까? 그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그 의미를 공화주의 이론가인 필립 페팃의 '비지배의 자유'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싶다.

필립 페팃은 근대 자유주의가 말하는 '불간섭의 자유'에 대한 대안으로 고대로부터의 공화주의 전통에 입각한 '비지배의 자유'를 주창한다. 둘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법과 노예의 차이다. 법은 간섭하지만 지배하지는 않는다. 반면 아무리 간섭하지 않는 주인도 노예를 지배한다.

필립 페팃이 말하는 지배란 타인의 자의성에의 종속이다. 법에는 자의성이 없다. 반면 아무리 간섭하지 않는 주인도 노예를 자의성으로 지배한다. 노예는 주인의 심기를 걱정해야 하고, 주인이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지시를 할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노예는 아무리 주인이 간섭하지 않는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자유가 없는 사람이다.

만일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개헌선인 200석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 대한민국의 국민은 어떻게 될까? 대통령이 행정부 장악은 물론이고 국회 의석수 절대다수를 확보하게 되면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법안 통과는 물론, 헌법 개정까지 쉽게 이뤄질 수 있는 나라에서 민주주의는 무늬만 남게 될 것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행정부는 물론 국회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나라에서 국민은 통치의 대상으로 전락할 뿐, 더 이상 국가의 주인은 아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필립 페팃이 말하는 '비지배의 자유'의 개념에 입각해서 설명하자면, 국민 전체의 자유가 사라지는 걸 의미한다. 아무리 후덕하고, 인자하고, 간섭하지 않는 주인이라고 할지라도 노예에게는 본질적으로 자유가 없다. 노예는 본질적으로 주인의 자의성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도자가 아무리 후덕하고, 인자하고, 간섭하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라고 할지라도 그 지도자의 자의성에 종속되어 있고 그것을 막아줄 아무런 저지수단이 없다면 국민은 더 이상 자유롭지 않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인 개헌저지선마저 없어진 나라에서 국민은 통치자의 자의성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노예와 같은 처지로 전락한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인자하지도 않고, 후덕하지도 않으며, 간섭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지금 새누리당 의원들의 노심초사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살핀다. 최근 배신의 정치를 징계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그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제 4월 13일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개헌선을 확보하면, 그것은 전 국민의 모습이 될 것이다.

골든타임은 지나는데...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6일 오전 마포 당사에서 야권 연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지난 6일 오전 마포 당사에서 야권 연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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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야당은 궤멸의 위기에 처해있다. 위기의 원인은 야당 분열이다. 지금 언론은 다여다야 구도를 말하지만 그것은 착시현상일 뿐이다. 야권 궤멸의 위기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할 뿐이며, 박근혜 정권 심판을 위해 당선 가능한 야권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심리를 약화시킬 뿐이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가 야권 연대와 단일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미온적이고, 국민의당 지도부는 한발 더 나아가 "당과 협의하지 않고 더민주와 단일화에 합의할 경우 제명을 포함해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며 단일화에 급제동을 걸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 새누리당 개헌선 확보를 막을 수 있는 소중한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4월 4일 전에 단일화를 하면 후보 이름 옆에 '사퇴' 표시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때까지는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만일 그때까지도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결국은 야권 지지자들에 의한 야권 후보 단일화, 즉 '선택과 집중'에 의한 전략적 몰아주기 투표밖에 해답이 없어 보인다. 이 시점에서는 국민이 권력을 이길 수 있는 길은 당선 가능한 야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밖에 없다고 설득해낼 수 있느냐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를 저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지난 19대 총선은 '야당이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는 가혹한 평가를 받았지만 새누리당이 152석, 민주통합당이 127석, 통합진보당이 13석을 얻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야권이 선전한 선거였다. 그리고 그 힘은 야권후보 단일화에서 기인했다. 선거 이후 야권 단일화를 비판하고 부정하는 논리가 우세했고, 그 논리를 주창했던 사람들이 지금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만큼, 단일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현실을 정확히 보고, 역사와 국민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을 쓴 유창오 기자는 새시대전략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민주당과 정치 현장에서 18년간 몸담아 온 '정치적 지식인'의 내부로부터의 시각, 민주당에 대한 보고서" <정치의 귀환 : 야당, 갈등을 지배하라!>라는 책을 냈습니다. 2011년에는 세대구도의 등장과 그 역사적 의미를 분석하고 2040세대의 정치적 주도성을 주창한 <진보 세대가 지배한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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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쓴 유창오 기자는 새시대전략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정치의 귀환 : 야당, 갈등을 지배하라!>라는 책을 냈습니다. 2011년에는 <진보 세대가 지배한다>라는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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