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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장고 끝에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던 '동국대 사태'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총장 비판에 앞장섰던 한만수 국어국문학과 교수(동국대 교수협의회 회장)를 해임한 데 이어 총학생회장 등 학생 대표들마저 고소한 것이다.

동국대는 작년 초부터 총장 선거에 종단이 개입했다는 의혹부터 현 총장 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과 이사장 일면 스님의 문화재 절도 의혹 등으로 내홍을 겪어왔다. 상반기에는 최장훈 당시 대학원총학생회장이 45일 동안 교내의 조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하반기에는 김건중 당시 부총학생회장이 50일 동안 단식투쟁을 하다 응급실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관련기사: 단식 50일째, 동국대 부총학생회장 결국 병원행).

사태는 김건중 학생의 단식이 한 달을 훌쩍 넘기면서 교수, 스님, 교직원, 졸업생 들의 동조단식이 이어지고 최장훈 원생의 투신자살 예고까지 더해지며 사회문제로 비화되었다. 이에 이사장을 포함한 동국대 이사진은 12월 3일, 전원사퇴를 약속하며 한발 물러섰고 1년 가까이 지속되던 동국대 문제도 일거에 해결된 것으로 보였다(관련기사: "교수들 만세 분위기"... 동국대 사태 일단락되나).

한만수 교수에 대한 해임 조치

하지만 지난 2월, 작년 동국대 사태 때 24일간 동조단식을 하는 등 전면에 나서 동국대 총장의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해오던 한만수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 사실이 알려지며 학내 여론은 다시 술렁였다(관련기사: 동국대 '총장 비판' 교수 직위해제, 학내 반발 고조).

학교 측이 제시한 징계의 사유는 동료 교수 상해 행위, 이사장과 총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 확산, 대학에 대한 직접적 비방 등이다. 한 교수는 지난 해 서울중앙지검에 약식기소(벌금 100만원)된 바 있으며, 현재는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정식재판 중이다.

한만수 교수 징계 규탄 피켓팅 동국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대학 본관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이 이번에 해임된 한만수 국어국문학과 교수(동국대 교수협의회 회장).
▲ 한만수 교수 징계 규탄 피켓팅 동국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대학 본관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이 이번에 해임된 한만수 국어국문학과 교수(동국대 교수협의회 회장).
ⓒ 신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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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는 징계절차를 거쳐 이달 18일, 직위해제에서 '해임'으로 가중 결정됐다. 정창근 전 총장직무대행도 정직 3개월의 징계가 내려졌다. 동국대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는 "한만수 교수 해임은 보복성 징계"라며 곧바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학교 측은 19일, 한 교수에 대한 해임 처분은 보복성 징계가 아니라며 "해임은 정관과 학칙에 따라 절차를 밟아 인사처분을 한 것"이고 "한만수 교수가 해임 조치에 법적 대응하면 법인도 법적으로 시비를 가릴 것"이라고 맞섰다.

학생 대표들은 줄줄이 고소당해

한편 지난 2월, 최장훈 전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동국대 교직원들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절의혹을 받고 있는 총장 보광 스님의 사퇴는 이뤄지지 않았고, 한만수 교수와 정찬근 전 총장직무대행에 대한 징계 소식까지 알려지며 총학생회 등 학생 대표들의 분노와 학교 측에 대한 불신도 다시 깊어졌다.

학생들은 주요 등굣길이나 이동지역에서 현 실태를 알리는 피케팅을 하거나 유인물을 배포했다. 미래를 여는 동국공동추진위원회(아래 미동추)는 SNS 계정을 통해 사태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일이 터졌다. 학교 당국이 학생들을 상대로 사법부에 고소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17일, 미동추가 SNS계정에 올린 '동국대 총장사태 제대로 알고 가자'라는 콘텐츠가 문제였다. 23일, 학교 측은 이 콘텐츠에 허위사실이 포함되어 있고 조계종과 동국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이유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안드레, 대학원총학생회장 신정욱, 강수현 경주캠퍼스 총학생회장, 조윤기 미동추 집행위원장 4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사법부 고소와 무관하게 학교 측은 언론을 통해 해당 학생들을 교칙에 따라 징계할 것을 예고했다.

한만구 교수 징계 규탄 기자회견 모습 동국대 본관 앞에서 신정욱 대학원총학생회장이 마이크를 들고 한만구 교수 징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정욱 오른쪽 옆이 해임당한 한만수 교수.
▲ 한만구 교수 징계 규탄 기자회견 모습 동국대 본관 앞에서 신정욱 대학원총학생회장이 마이크를 들고 한만구 교수 징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정욱 오른쪽 옆이 해임당한 한만수 교수.
ⓒ 신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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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동국대 전 이사장 일면 스님, 총장 보광 스님 등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꾸민 이미지 파일이다. 이번에 학교로부터 고소당한 대학원총학생회장 신정욱은 전화 인터뷰에서 "스님들을 희화화 한 부분이 있지만 학내구성원들에게 이번 사태를 알리기 위한 방편"이었다며, "해당 콘텐츠는 종단 개입 사태의 실상과 내막을 해학성을 담아 풀어낸 풍자물의 일종인데, 학교 측은 이를 고소장으로 답했다. 일부 과장된 내용이 있을 수 있지만,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당사자가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28일, 학교 당국 규탄 기자회견 예고

학교 규탄 현수막 학교 규탄 현수막. 하지만 학교를 비판하는 현수막과 대자보는 학교 측에 의해 계속해서 철거되고 있다.
▲ 학교 규탄 현수막 학교 규탄 현수막. 하지만 학교를 비판하는 현수막과 대자보는 학교 측에 의해 계속해서 철거되고 있다.
ⓒ 신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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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대학원총학생회, 경주캠퍼스 총학생회는 28일, 오후 1시 30분 동국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총장인 보광 스님과 학교 당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작년처럼 고공농성과 단식, 투신예고 등 학생들의 목숨을 건 극단적인 투쟁이 다시 시작될지 두고 볼 일이다.

목하 동국대 교정에는 생기로 가득해야 할 봄꽃들 대신 표절과 해임 및 고소 조치 등을 비판하는 대자보와 현수막들만 차고 넘친다. 완연한 봄 날씨에 접어든 3월의 마지막 주다. 하지만 동국대의 봄은 여전히 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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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노무사. 노무법인 시선 파트너노무사입니다.

오마이뉴스 에디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연재하며,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