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4.04 18:52최종 업데이트 16.04.08 16:56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19대 국회의원들이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홍보' 명목으로 쓴 정치자금은 총 76억여 원이었다. 이 가운데 의정보고서를 제작하고 발송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총 약 56억 원(인건비 2억여 원 포함)에 이른다. 홍보 명목에서 70%가 넘는 정치자금이 의정보고서(정책자료집이나 편지 등 포함) 발행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럴 정도로 의원들에게 의정보고서는 중요하다. 자신의 전년도 의정활동을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지역구 관리 수단이기 때문이다. 의정보고서는 보통 1년에 1-2회 발행하는데 그 제작과 발송 비용의 일부는 국회 예산에서 지원된다. 하지만 그 비용이 수천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부족한 비용은 정치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윤관석, 4349만 원 지출... 대부분 우체국 통해 발송

앞서 언급한 의정보고서 발행 관련 비용 약 56억 원 가운데 의정보고서를 발송하는 데 지출한 정치자금은 약 19억 원(18억7224만여 원)이다.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이 약 10억5657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새정치민주연합도 약 7억8590만 원을 홍보-의정보고서 발송 비용으로 썼다(진보정의당 약 1899만 원, 통합진보당 약 1079만 원). 

의정보고서는 주로 우편과 인편을 통해 배포된다. 한 의원실의 관계자는 "우편으로도 보내거나 길거리에서 직접 나눠주기도 한다"라며 "의정보고서 발행이 원내 의원들만의 특권이고, 의정보고서를 통해 유권자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할 수 있어서 중요하다"라고 귀띔했다. 다만 여기에서는 인편 배포('홍보-의정보고서 인건비'에 포함) 비용은 제외했다.

그런데 일부 의원들은 배달되는 신문을 이용해 의정보고서를 배포하기도 한다. 문병호(인천 부평구갑, 현 국민의당)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문삽지를 대행하는 업체(매경애딘 인천지사)에 약 96만 원을, 같은 당 이해찬(세종시, 현 무소속) 의원도 <한국일보> 보급소에 4만 원을 지급했다. 장윤석(경북 영주시)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구의 '영주벼룩시장' 배포 인력을 썼고, 김성주(전북 전주시 덕진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국대학생선교회 덕진노인일자리센터에 '삽지 인부대금'으로 약 41만 원을 지급했다.



의정보고서 발송 비용에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지출한 의원은 윤관석(인천 남동구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다. 윤 의원은 의정보고서 발송에만 4349만여 원을 썼다. 여기에는 ' 2013년도 의정보고서비 및 발송봉투제작비' 1959만여 원, '발송 용역비' 554만여 원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의 의원들(199명)은 우체국을 이용해 의정보고서를 발송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케이디뱅크, 제일DM서비스, 서울DM, 우리DM, 성문DM, 화인DM, 온고을DM, 클로버DM, 반석DM, 블루DM, DM라인, 동아DM전략, 영진다이렉컴, DM월드, 아림DM지드컴, 덕성기획, 단디기획, 열린아트, 예스커뮤니케이션, 좋은하루, 지유포스트 등의 전문업체들을 이용하기도 했다.

정희수(경북 영천시, 약 3983만 원).이진복(부산 동래구, 약 3541만 원).김정훈(부산 남구갑, 3445만여 원).안효대(울산 동구, 3348만여 원) 새누리당 의원과 임내현(광주 북구을, 현 국민의당, 약 3754만 원).이윤석(전남 무안.신안군, 3376만여 원).김동철(광주 광산구갑, 현 국민의당, 약 3001만 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의정보고서 발송에 300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군, 약 2731만 원).김희정(부산 연제구, 약 2730만 원).나성린(부산 부산진갑, 약 2682만 원).김한표(경남 거제시, 2515만여 원) 새누리당 의원과 이인영(서울 구로구갑, 약 2901만 원).문희상(경기 의정부시갑, 약 2470만 원).홍영표(인천 부평구을, 약 2429만 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2000만 원대의 지출 규모를 보였다.

구체적인 발행부수 기재 안 해... 박성호, 9만4800통 발송

특히 권은희(대구 북구갑, 351만 원).김광림(경북 안동시, 184만여 원).김회선(서울 서초구갑, 약 200만 원).김진태(강원 춘천시, 600만 원).박인숙(서울 송파구갑, 507만여 원).이우현(경기 용인시갑, 약 353만 원) 새누리당 의원과 김성곤(전남 여수시갑, 370만여 원).노웅래(서울 마포구갑, 448만여 원).이언주(경기 광명시을, 429만여 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로부터 의정보고서 발송 비용 일부를 지원받았다. 

그렇다면 의원들의 의정보고서 발행부수는 얼마나 될까?

다수의 의원들은 중앙선관위에 제출하는 '정치자금 수입.지출내역'에 발행부수를 적지 않았다. 다만 몇몇 의원들이 우편으로 몇 통의 의정보고서를 보냈는지를 기재한 덕분에 이를 통해 발행부수를 짐작할 뿐이다.

박성호(경남 창원시 의창구) 새누리당 의원은 9만4800통을 보냈고, 같은 당 박인숙.김도읍(부산 북.강서구을) 의원은 각각 8만6690통과 8만1607통을 보냈다. 이춘석(전북 익산시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만6191통을 보낸 것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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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개(2012-2022)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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