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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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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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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선생(1918~1975)의 3남 장호준 목사는 지난 1999년 미국으로 이주한 이래 주중에는 생계를 위해 스쿨버스 운전, 주말에는 한인 목회를 하고 있다. 그는 미국영주권을 받은 지 10년 이상이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시민권은 취득하지 않고 있다. 기자가 그 이유를 묻자 "미우나 좋으나 내 나라인데 한국 국적 포기를 쉽게 할 수 있나요"라고 말한다.

지난 10일 그는 한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직선거법 58조2(투표참여 권유활동) 등을 위반하여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조치당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유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과 프랑스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8회에 걸쳐 '국민 대다수의 뜻을 기만하고 폭압하는 나쁜 정권에 투표하지 맙시다' 등 4종류의 신문광고를 게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확인을 위해 여러 차례 소명기회를 부여하였으나, 계속해서 소명요구에 응하지 않아 조사를 종결할 수 없어" 공직선거법 법 218조 30(국외선거범에 대한 여권발급 제한 등) 규정에 의거해서 장 목사에게 여권을 반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선관위가 이메일로 소명서 양식을 보내왔으나, 장 목사는 후원자와 광고 동기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면 후원자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 같아서 소명서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선거법 위반으로 여권이 무효화된 첫 사례

 장호준 목사가 선관위로 부터 받은 공문
 장호준 목사가 선관위로 부터 받은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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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조치에 대한 소회를 묻자 장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지켜야 하는 법이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믿는 것은 법 위에 인간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법은 자유, 정의, 평등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것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은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극히 간단한 말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할 수 없게 제약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 역사에서 우리는 법이 인간의 자유, 정의, 평등을 무시하고 독재자의 도구로 악용된 사례를 알고 있지 않은가! 히틀러 나치 정권의 친위대장 하인리히 힘러(1900-1945)는 2차 대전 후 전범재판에서 "나는 나치 정권의 법과 질서를 엄정하게 준수했고, 지키라고 명령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식과 인간의 얼굴을 상실한 '법'의 집행자였던 힘러나 히틀러는 둘 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21일 기사 '[인터뷰]"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인데 '정권 심판' 얘기하면 안 되나" 장준하 선생 3남 장호준 목사'에서 이 사건이 "2012년 개정 선거법에 따라 여권이 무효화된 첫 사례"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기자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사안에 대해 과연 한국 선거법 적용이 가능한지 선관위에 묻고 싶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서 일어나는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해 무리하게 한국 선거법을 억지로 적용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일은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선관위와 박근혜 정부가 깨달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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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하면서 장호준 목사와 지난 13일부터 인터뷰를 했고, 그 내용을 정리하여 싣는다.    

'나쁜 정권에 투표하지 맙시다'

- 선관위에서 위와 같은 공문을 받고 어떤 마음이 들었나.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유는 악한 자에게 고난당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악한 정권하에서 압제와 고통을 당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 공문은 부당한 것이다. 법은 자유, 정의, 평등에 근간을 둔 것 아닌가."

- 처음에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광고를 냈는데, 동기가 무엇이었나?
"지난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일인 시위를 보고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 학생들과 함께 거리에 서 있을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라도 함께하고 격려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광고비 모금을 제안했고 31개국에서 광고비를 후원받아 국내 일간지에 광고하게 되었다."

- 선관위가 문제 삼은 것은 그 이후에 나간 광고였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안은 강행되었고 박근혜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한 역사 왜곡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 '나쁜 정권에 투표하지 맙시다'라는 문구와 함께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을 촉구하는 광고를 미국과 프랑스에 있는 교민 신문에 내게 되었다. '위안부 합의' 발표 이후에는 '불의한 정권을 투표로 심판합시다'라는 광고를 2차로 게재했다."

- '투표 심판' 광고를 게재한 신문들에 대한 압력은 안 들어왔나?
"광고가 나가고 나서 신문이 발행되는 지역의 영사관에서 신문사들에게 압박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지역 신문들이 광고를 못 내겠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 끝에 결국 이번 주와 다음 주 중에 '백지광고'를 낼 생각이다.

기억하시는 대로 예전 (1970년 유신체제 하)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 때와 같은 형국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광고 도안을 미리 보내 드린다. 아직 다른 언론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혹 필요하시면 <오마이뉴스> 기사에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장호준 목사가 조만간 낼 백지광고안
 장호준 목사가 조만간 낼 백지광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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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을 무효화시키고 검찰에 고발한 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미국에서 일어난 사안을 두고 한국 선거법 적용이 가능한지도 논란이 많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이 왜 이런 무리수를 둔다고 보나?
"한국 내에서 테러방지법을 만든 이유가 국민들로 하여금 자기 검열을 하도록 만든 것이듯, 재외국민들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불가시적 공포를 조장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를 통해 해외 진보 시민 활동에 족쇄를 채우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국제적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소아적 발상이며 박근혜식 통치의 전형이다. 이를 지속적으로 강행한다면 반드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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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를 돌려서 목사님이 의장으로 활동하는 미주희망연대에 대해 묻고 싶다. 미주희망연대는 언제 어떻게 설립되었고 그간 시행한 활동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미주희망연대는 2012 대선 이후 빠져든 절망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조직된 단체이며 미래의 희망을 과거의 교훈에서 찾고자 역사교육을 활동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전 미국을 순회하며 강연회를 개최하고, 특히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한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내의 진보 시민 단체들과 협력하여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실천하고 있으며 한국 내에서 발생하는 몰역사적이며 반민주적인 실상들을 재외국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 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 정치사회 상황은 어떠한가?
"도널드 트럼프를 향한 존 맥케인(John McCain)과 미트 롬니(Mitt Romney)의 공개적 비판에 대해 주류 공화당원들이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지지하고 나선 것은 선거의 승패를 떠나 미국 공화당이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는 것이 선거에 승리해 정권을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믿음 때문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 상황은 한마디로 지켜야 할 가치를 모두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본다. 그 결과 민족과 국가가 지켜야 할 가치는 권력의 힘에 의해 조작되어 버렸고, 이 조작된 가치를 기준으로 하여 편 가르기에만 급급하는 모습이다.

마치 정치가 두더지 잡기 놀이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판이 되어버린 듯하다. 누구라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말하기 위해 머리를 내밀면 가차 없이 망치로 내려쳐 버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가 되겠는가 하는 말이다. 정치는 없고 오직 통치만이 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만든다."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도 '민주'도 상실해 버렸다"

- 최근 김종인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고 공천 논란 등 여러 잡음과 소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태로 과연 다음 달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들도 많다. 이런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논란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 생각한다. 김종인 체제가 들어오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더불어'도 '민주'도 상실해 버렸다. '더불어'란 공개와 소통이다. 열어놓고 통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더불어 갈 수 있겠는가? '민주'란 토론과 합의임에도 다른 의견은 듣지 않고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사퇴한다'라고만 하는 것은 민주가 아니다.

결국 '더불어'와 '민주'가 없어진 더불어민주당에서 남은 것은 '당'뿐이고 당으로 무리 지은 자들이 '선거 승리'라는 당의 이익만을 위해 행한 공천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선거 승리'라는 블랙홀에 '더불어'도 '민주'도 다 내던져버린 셈이다. 이번 공천은 목적이 과정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기본 상식마저 무시한 것이다."

- 이명박-박근혜 정권하에서 그동안 많이 훼손되고 손상된 한국의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야당과 국민들의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지?
"미국을 유지하는 힘은 NIMBY (Not in my back Yard, 내 뒷마당에서만 하지마라) 이며 IDC (I don't care, 상관없다)라고 조소하듯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 미국을 지키는 힘은 STOP(Stop, Think, Observe and Plan, 멈춤, 생각, 관찰,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 이제는 'Stop', 먼저 멈춰 서야 한다. 경제발전이라는 망령에 씌어 인간의 기본 권리조차 무시한 채 생각 없이 달리기만 했다. 경제가 발전하면 민주화가 될 것이라는 허황된 선전에 현혹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멈춰서서 진지하게 'Think'(생각), 무엇이 우선인지 생각을 해 봐야 한다. 민주화가 이루어 질 때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지 경제발전이 민주화를 가져 오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을 'Observe'(관찰), 둘러 봐야 한다. 나만의 이익을 생각하는 천박한 자본주의가 결국 세월호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참사를 일으켰다. 그럼에도 내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전혀 보장되지 않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회는 유기체이다. 그러므로 그 결과는 언젠가는 자신에게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제는 'Plan'(계획), 계획을 세워야 할 때이다. 적당히 권력에게 빌붙고, 시류에 휩쓸려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십 년 후, 백 년 후, 역사에서 내가 무엇이 될까를 깊이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당장 돈을 벌면 되고, 당장 권력을 잡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께서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고 하신 말씀의 뜻이 바로 이것이다."

"권력은 마르고, 박근혜는 시들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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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군 장교 장준하 선생의 아들로서 '박정희의 딸 박근혜'에게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은데...
"이미 몇 차례 박근혜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바가 있다. 물론 보지 않았겠지만, 두 가지만 이야기해 주고 싶다. 하나는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기 불과 7개월 전에 박정희에게 보낸 공개서한이 있다. 그 서한의 마지막에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지구 상에는 수백억의 인간이 살다가 갔습니다. 그중 가장(家長) 되었던 사람들은 누구나 '내가 죽으면 내 집이 어찌 되겠는가'라는 걱정을 안고 갔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사회는 발전하여 왔습니다. 우리들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의 깊은 뜻을 잘 새겨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또한 성서의 한 구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라는 말을 전해 주고 싶다. 결국 하나님의 말씀은 하늘인 민중들 안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이다.

지금 아무리 역사를 뒤집고 독재적 통치를 휘두른다 하여도 마침내 권력은 마르고, 박근혜는 시들고 말 것이다. 그러나 민중들은 영원히 남아 오늘의 무능, 무지 그리고 무치(無恥)의 박근혜 정권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 이번 박근혜 정부의 여권 반납 조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대한민국의 고통받는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던 나는 늘 조국에 대해 빚진 심정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박근혜 정권의 조치로 인해 깃털만큼이나 빚을 갚은 듯하다. '불의한 권력 아래 살면서 억압과 고통을 당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씀해 주신 아버지를 뵐 면목이 조금은 선 듯하다.

그러므로 민족 역사를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앞으로도 이대로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가만히 침묵'하고 있는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기 이전에 내 자신에게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민족 역사가 바로 서고, 민주주의가 회복되며,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통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더 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사람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내게는 더 이상 빼앗길 여권이 없다."

- 앞으로도 외국에 있는 한인 언론 매체에 광고를 계속하실 뜻을 밝히셨는데, 한국이나 외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그런 광고를 후원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간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재외국민들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후원을 보내 주었다. 그 후원에 힘입어 신문 광고를 내고 전 미국으로 바른 역사를 전하는 강연회를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스쿨버스 운전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나 혼자의 힘으로는 늘 벅차다. 후원 모금은 언제든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도록 항상 열려있다."

1. Gofundme : https://www.gofundme.com/vote4korea2016
2. youcaring : https://www.youcaring.com/vote4korea
3. PayPal : vote4korea2016@gmail.com

덧붙이는 글 | * 장호준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으며 현재 미국 그리스도연합교회 (United Church of Christ) 의 목사이다. 1988년부터 6년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선교사 활동을 했었으며 1999년 미국으로 이주한 이래 한인목회를 하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낙선을 위한 미주 강연회를 했고, 박근혜 당선 이후 '미주희망연대'를 결성하여 현재 의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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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국민권익위윈회 청렴포럼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