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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5와 프렌즈
 LG G5와 프렌즈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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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24일 오후 8시 39분]

과연 소비자들도 LG전자의 '혁신'을 받아들일까? 오는 31일 출시 예정인 국내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 LG G5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래스) 2016'에서 첫 선을 보인 LG G5는 카메라, 오디오 같은 핵심 부품(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스마트폰이다. 셔터, 줌 버튼 등 DSLR(디지털카메라) 손맛을 살린 LG 캠 플러스와 32비트 고음질 플레이어인 B&O(뱅앤울룹슨)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360도 가상현실(VR) 기기인 LG 360VR과 360캠, 홈 모니터링 기기인 롤링봇, B&O 이어폰  H3와 LG 블루투스 헤드셋 톤+까지 포함하면 LG G5의 '프렌즈'는 모두 8가지에 이른다.

결국 LG G5의 흥행은 '프렌즈'에 달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모두 스마트폰 본체와 별도 구매해야 하는 만큼 각각의 기능과 성능 못지않게 적절한 가격과 다른 제품과의 호환성도 뒷받침돼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 기간이 보통 2년 정도인 걸 감안하면, LG G5만을 위해 수십만 원을 더 투자할 소비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소비자가 직접 써보는 게 중요하다. LG전자가 LG G5 출시에 앞서 전국 이동통신사 주요 매장에 제품 체험장을 만든 것도 모자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을 비롯한 6곳에 문화 체험 공간인 'LG 플레이그라운드'를 연 것도 이 때문이다.

조준호 사장 "모듈 호환 고민, 어떻게든 쓸 수 있게 할 것"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이 24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열린 LG G5 프레스 행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이 24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열린 LG G5 프레스 행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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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24일 오전 LG G5 국내 발표 행사도 여의도 트윈타워나 호텔 대형 연회장이 아닌 가로수길 카페에서 열었다. 이미 제품과 주요 특성이 일반에 많이 공개된 탓에 이날 기자들의 관심은 제품 가격과 모듈 호환성에 쏠렸다. 특히 하이파이 플러스(18만 9천 원)와 캠 플러스(9만 9천 원) 같은 모듈형 프렌즈는 앞으로 출시되는 G시리즈에서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가 구매 포인트였다.

다른 프렌즈 제품들은 블루투스나 유선으로 연결되지만, 하이파이 플러스와 캠 플러스는 LG G5 배터리 모듈과 직접 교체해야 한다. 다만, 하이파이 플러스는 스마트폰과 분리하고 USB와 연결해 다른 제품에서도 쓸 수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장인 조준호 사장도 "모듈 호환은 고민스런 대목 가운데 하나"라면서 "프렌즈 가운데 모듈형은 제품 자체 디자인과 직결돼 있는데 (차기작에서) G5와 비슷한 디자인을 낼 수도 없어 딜레마"라고 밝혔다.

다만 조 사장은 "지금 모듈을 산 사람이 어댑터를 쓰던 다른 제품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들려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모듈 타입은 좀 더 연구해 봐야겠다"고 밝혔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LG 플레이그라운드. 오는 25일부터 4월 24일까지 한달간 LG G5와 프렌즈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LG 플레이그라운드. 오는 25일부터 4월 24일까지 한달간 LG G5와 프렌즈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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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에 이어 25일 오픈 예정인 LG 플레이그라운드도 직접 둘러봤다. 가로수길 한복판 3층 건물에 마련된 플레이그라운드에선 커피를 마시면서 LG G5와 프렌즈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

1층에선 LG G5 본체 기능을, 2층에선 하이파이 플러스와 캠 플러스, 롤링봇을 체험할 수 있고, 3층에선 360캠으로 찍은 360도 영상을 360VR을 쓰고 직접 감상할 수도 있다.

세계적인 오디오 기기 업체 뱅앤올룹슨과 손잡고 만든 하이파이 플러스는 32비트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자체 스피커는 없고 이어폰으로 들어야 하지만 24비트 음원까지 재생할 수 있는 G5 본체와 직접 비교했더니 확실히 깨끗한 음질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고음질을 지원하는 음향 보조 기기가 40,50만 원대에서 수백만 원에 이르는 걸 감안하면 그렇게 비싸다고 볼 순 없지만, 아무래도 고음질을 중시하는 음향 마니아층으로 사용자가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캠 플러스는 DSLR의 기능뿐 아니라 감성까지 가져왔다. 카메라 셔터와 녹화 버튼, 줌 버튼이 달려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카메라를 손에 쥔 듯한 안정적인 그립감도 준다. 또 캠 플러스는 1200mAh 배터리가 달려 보조 배터리 기능도 한다. 

프렌즈 빠진 LG G5는 '속 빈 강정'? '캠 플러스' 껴주기

정작 문제는 프렌즈가 빠진 LG G5 자체의 경쟁력이다. 아직 출고가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LG V10(79만9700원) 등 전작을 감안하면 70만 원대 후반에서 80만 원대 초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기에 프렌즈 한두 가지만 더해도 100만 원대가 넘어가 본체만 구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LG전자도 초기 구매자들에게 캠 플러스를 무료 제공하고, B&O 패키지 가격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LG G5는 배터리 모듈을 빼고 고음질 모듈인 '하이파이 플러스'나 카메라 모듈인 캠 플러스로 교체할 수 있다.
 LG G5는 배터리 모듈을 빼고 고음질 모듈인 '하이파이 플러스'나 카메라 모듈인 캠 플러스로 교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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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LG G5도 5.3인치 QHD 화면에 후면 1600만/800만(광각) 듀얼 카메라, 4GB 기본메모리와 32GB 저장 공간 등 프리미엄급 최신 사양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교체형 모듈 방식을 처음 도입하다보니 제품의 내구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배터리 일체형인 갤럭시 S7에 보란 듯 방수·방진 기능까지 추가했다.

당장 LG G5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자사와 타사 보급형 제품이다. 프리미엄 대명사인 애플조차 지난 22일(현지시간)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SE'를 내놓았다. 화면 크기는 4인치에 불과하지만 아이폰 6S 못지 않은 성능을 갖추고도 가격은 40만~50만 원대다.

조준호 사장은 "이미 알려진 성능이나 기능을 가지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나 보급형으로 하는 게 (스마트폰 제조사가) 갈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도 보급형은 있지만 독특한 재미와 가치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차별화하는 쪽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오는 4월 24일까지 한 달 동안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하면서 주말마다 유명 가수 초청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제품의 성능과 기술력보다 음악과 영상, 가상현실 등 문화적 감성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다. 조준호 사장은 소비자에게 독특한 재미와 가치를 준다면 판매량도 알아서 늘어날 거라고 밝혔다.

LG G5와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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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LG G5, #모듈형 스마트폰, #LG전자, #조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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