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24 21:41최종 업데이트 16.04.08 16:10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바로가기- '19대 정치자금 봉인해제' 특별면



19대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 보증금은 평균 1000만 원 수준이었다. 재선 이상의 의원들이 19대 국회 이전에 사무실 보증금을 낸 경우에는 기록을 확인할 수 없었다.


19대 국회의원 중 가장 비싼 사무실 보증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19대 총선 직후 빌린 사무실 보증금 1억여 원이었다. 비례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19대 총선 직후인 지난 2012년 4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4-11 대하빌딩에 대선후보 경선 캠프를 차렸다,

국회 앞에 있는 대하빌딩은 10층짜리 건물로, 이곳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던 정치인들 중 2명의 대통령(김대중.박근혜)과 2명의 서울시장(조순.고건)를 배출해 '선거명당'으로 불린다. 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이 건물 2층과 7층을 대선후보 사무소로 사용했다.

보증금은 말 그대로 사무실을 빼면 돌려받는 돈이지만, 지난 2014년 12월까지 기록(신고)된 박 대통령의 정치자금과 후원회 장부에는 보증금을 돌려받은 기록이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박근혜 대통령은 현역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새누리당 총무국 재정팀에 여러 차례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하빌딩 사무실 보증금은 정치후원금에서 지출한 것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개인적으로 외환은행에서 1억200만원을 대출받아 냈던 것"이라며 "계약이 끝난 후 보증금은 돌려받았다"고 해명했다.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후원회를 해산하고 후원회 잔금은 국고로 귀속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의원들은 사퇴하기 전 빚을 갚고, 보좌진에게 보너스를 주고, 나머지는 특별당비로 낸 뒤, 남은 '푼돈'만 국고로 귀속시킨다.

박근혜 대통령도 당선 직후, 후원회 해산을 앞두고 6명에게 퇴직위로금으로 1500만 원을 지급했다. 또 3700여만 원을 '정치자금 잔여금 지출' 명목으로 새누리당에 기부했다. 사무실집기를 중고물품으로 230만 원에 판 뒤 이 돈도 새누리당에 후원했다.

의정활동용 숙소 중개 수수료까지 정치자금에서 지출

유성엽(전북 정읍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14년 1월 전북도지사 당내 경선 준비를 위해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2가에 사무실을 얻고 임대료로 5000만 원을 지출했다.

유 의원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2014년 1월 1년 계약으로 사무실을 얻었지만, 정치후원금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후보자 개인 자산을 차입했다"며 "그래서 회계장부상 수입과 지출이 동시에 이루어졌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대료는 매달 275만원씩 나갔고, 2015년 4월에 남은 차액은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숙소 임차보증금도 정치자금으로 해결했다. 이장우(대전 동구) 새누리당 의원이 8000만 원, 김상민(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이 3000만 원, 홍문종(경기 의정부시을) 새누리당 의원이 2000만 원, 문정림(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이 900만 원의 숙소 보증금을 정치자금에서 지출했다.

문정림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 11일 의정활동용 숙소를 빌리면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복비) 59만5000원까지도 정치자금으로 썼다. 그런데 문 의원은 비례대표인데다 국회 근처 여의도에 부부 공동명의의 아파트(67평 규모)가 있어 의정활동용 숙소가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 기사는 프리미엄 국회의원 정치자금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