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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난해 5월과 12월 공개한 방송통신 결합상품 허위-과장-기만 광고 사례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난해 5월과 12월 공개한 방송통신 결합상품 허위-과장-기만 광고 사례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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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와 묶으면 초고속인터넷은 공짜!"

유무선 결합상품 이용자들이 '공짜 마케팅'에 쉽게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이 결과적으로 할인 금액이 같은 데도 '공짜'를 내세우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이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아래 KISDI)이 18일 발표한 '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보고서에 포함된 결합상품 공짜 마케팅 관련 설문조사 결과다.

결합상품 이용자 절반, 할인 요금 같아도 '공짜 마케팅' 선호 

KISDI는 지난해 통신소비자 설문조사(2015년 주요 통신서비스 이용 현황 및 서비스 간 대체성 인식 분석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2가지 결합 상품 안내문들 가운데 가장 가입하고 싶은 상품을 고르게 했다.

첫 번째 안내문은 '초고속인터넷은 공짜'(공짜), 두 번째는 '총 2만 원 할인'(총 할인액), 세 번째는 '이동전화에서 1만6132원, 초고속인터넷에서 3868원 할인'(개별 할인액)이었다. 3가지 선택지 모두 총 할인금액은 2만 원으로 동일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49.3%가 첫 번째 '공짜'를 택했다. '총 할인액'은 23.5%, '개별 할인액'은 8.6%에 그쳤다(응답자는 684명).

이어서 초고속인터넷 요금이 2만 원이란 사실을 밝힌 조사에서도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공짜'를 선택한 사람이 43.1%로 조금 줄고 '총 할인액'과 '개별 할인액'이 각각 26.8%와 10.5%로 조금 늘었을 뿐이다. 3가지 안내문이 모두 동일하다고 본 사람은 5명 가운데 1명 정도(19.6%)에 그쳤다.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2개 결합상품 가입 시 '공짜 마케팅' 안내문 선호도 조사 결과(표본: 684명). 첫 번째 안내문은 '초고속인터넷은 공짜', 두 번째는 '총 2만 원 할인', 세 번째는 '이동전화에서 1만6132원, 초고속인터넷에서 3868원 할인'으로 할인금액은 모두 동일했다. 하지만 이용자 절반 가까이 '공짜 안내문'을 선택했다(파란색). 초고속인터넷 요금이 2만 원이라고 공개한 두번째 질문 결과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빨간색).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2개 결합상품 가입 시 '공짜 마케팅' 안내문 선호도 조사 결과(표본: 684명). 첫 번째 안내문은 '초고속인터넷은 공짜', 두 번째는 '총 2만 원 할인', 세 번째는 '이동전화에서 1만6132원, 초고속인터넷에서 3868원 할인'으로 할인금액은 모두 동일했다. 하지만 이용자 절반 가까이 '공짜 안내문'을 선택했다(파란색). 초고속인터넷 요금이 2만 원이라고 공개한 두번째 질문 결과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빨간색).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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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의 경우는 3가지 할인 금액이 모두 같았다. 하지만 만약 '공짜' 상품이 다른 상품에 비해 실제 할인 금액이 더 낮더라도 소비자들이 현혹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결합상품 이용자 1474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6.7%는 가격 비교를 아예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이 약정 기간과 결합 상품 종류에 따른 요금과 위약금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오마이팩트] 결합상품의 함정, 2년 써도 위약금 50만 원?).

KISDI는 "결합상품의 '공짜 마케팅'은 상당한 소비자 오인지를 야기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투명성 제고, 오인지 유발행위 근절과 전환비용을 낮추기 위한 정책 추진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결합상품 덕에 SKT 지배력 높아져,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영향 불가피"

이 같은 '공짜 마케팅'에 힘입어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동전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이 유선 시장으로 그대로 옮겨가 경쟁 제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이동전화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168만 회선에 불과했지만 2009년 통신사업자 인수합병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 2014년엔 1342만 회선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가운데 결합상품 이용자 비율도 그사이 3.7%에서 23.5%로 늘었다.

또 초기엔 전체 이동전화 결합상품 가입자 가운데 KT 비중이 64%로 압도적으로 많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30%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엔 SK군 51%대 KT 35%로 뒤집혔다. 비중이 점차 SKT, KT, LG유플러스가 각각 '5대 3대 2' 구도인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 오후 KISDI 보고서에 대한 공동 입장 자료에서 "이번 평가 결과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불허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SKT가 CJ헬로비전 인수 시 CJ헬로비전의 416만 가구를 대상으로 자사 이동통신과 결합을 유도할 것이 확실시돼 지배력 전이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전체 방송통신 결합판매 중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판매 비중은 초고속 및 유선전화 포함 결합판매 대비 매우 낮아, 경쟁 제한성을 논할 수준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태그:#결합상품, #SK텔레콤, #CJ헬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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